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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문보경 쌍끌이, LG트윈스 신바람 특별한 이유 [프로야구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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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문보경 쌍끌이, LG트윈스 신바람 특별한 이유 [프로야구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08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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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개막 5연승. 단 2팀만을 상대했기에 과도한 확대해석은 조심스럽지만 LG 트윈스의 행보가 사뭇 남달라 보이는 건 당연스런 현상이다.

LG는 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나란히 홈런을 날린 김현수(34)와 문보경(22)의 활약 속에 6-0 대승을 거뒀다.

KIA(기아) 타이거즈에 2연승 이후 키움에도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며 SSG 랜더스와 함께 5전 전승 공동 1위. 몇 가지 긍정적 신호들은 올 시즌 전망을 밝게 만든다.

LG 트윈스 문보경이 7일 키움 히어로즈전 시즌 첫 홈런을 날린 뒤 홈플레이트를 향해 달리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선발 김윤식이 6이닝 무실점, 2년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최성훈(1이닝)과 임준형(2이닝)도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그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은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 영향인지 더 무서운 힘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진이다. 1선발 아담 플럿코의 6이닝 무실점 첫 승리 이후 이민호(3⅔이닝 2실점)를 제외하면 선발진이 모두 호투했다. 임찬규(5이닝 3실점), 손주영(6이닝 1실점)까지 하나 같이 제 역할을 해냈다. 이날까지 포함해 5승 중 3승이 선발승이었다. 나머지 2승은 불펜진이 밑거름이 됐다. 20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줬다. ERA 0.45. 철옹성 뒷문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ERA) 3.57로 1위에 올랐던 LG이기에 든든한 마운드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부분.

타선의 약진이 놀랍다. 이날 2회초 무사 2루에서 문보경의 중전 적시타로 앞서간 LG는 상대 폭투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3회엔 김현수의 2루타, 4회엔 문보경의 마수걸이 대포로 한 점씩 더 하며 4-0. 5회엔 김현수가 우측 담장을 넘기며 5-0으로 달아났다. 3경기 연속 홈런. 7회 유강남의 쐐기 1타점 2루타로 일찌감치 승리를 자축했다.

시범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 KIA와 공동 1위에 올랐던 LG는 유일하게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타선 활약이 탄력을 싣고 있다. 5경기에서 28득점, 경기 당 5.6점을 올렸다. 안타(44개)와 홈런(5개), 타점(27점), 득점(28점), 장타율(0.381)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보경(아래)의 활약에 류지현(왼쪽) 감독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나란히 대포를 쏘아올린 문보경과 김현수의 동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2019년 입단해 지난해 1군에서 데뷔한 문보경은 타격 능력에선 잠재력을 검증받은 타자. 특히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선 타율 0.462로 LG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올 시즌엔 더 치열해진 경쟁 속 기량을 만개하고 있다. 타율 0.563(16타수 9안타) 출루율 0.611 장타율 0.750,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361. 타율은 물론이고 출루율과 OPS에서 모두 가장 앞서가고 있다.

시즌 전 전망은 밝지 않았다. 문보경은 주로 3루수를 맡았고 1루수도 겸할 수 있는데 해당 자리에 쟁쟁한 후보들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LG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 포지션이 3루고 백업은 베테랑 김민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1루수도 경쟁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 외야에 박해민을 영입하며 핵심 타자 채은성이 1루로 자리를 옮겼다. 문보경은 경쟁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철저히 준비한 자에게 기회가 왔다. 채은성은 개막 2연전을 치르고 허리에 통증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루이즈는 아직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문보경의 역할이 더 커졌고 리그에서도 가장 빛나는 활약으로 류지현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고 있다.

김현수는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팀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의 상징과 같은 김현수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두산 베어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현수는 미국 진출 후 2018년 복귀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4년 115억 원이라는 몸값이 아깝지 않게 느껴졌다. 4시즌 타율 0.319 70홈런 398타점을 기록했다. 단순히 실력뿐 아니라 그의 합류 이후 LG 선수들이 야구를 대하는 자세 자체가 달라졌다. 

LG는 서른 중반이 된 베테랑에게 또 다시 손을 내밀었다. 4+2년 115억 원. 김현수는 시즌 초반부터 성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타율 0.333(21타수 7안타) 3홈런 6타점. 홈런(3개)과 장타율(0.810)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홈런의 영양가도 넘친다. 지난 5일엔 5-4로 앞선 9회 쐐기 스리런포를 날렸고 6일엔 연장 11회 2사 1-1 동점에서 결승 솔로포를 날렸다. 이날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대포였다. 그동안 LG는 소총부대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초반부터 달려가는 김현수로 인해 팀 홈런 1위에 오르게 됐다. 김현수도 커리어 최다인 28홈런(2015년)을 넘어 30홈런 고지를 향해 달려 나갈 기세다.

마운드는 빈틈이 보이지 않고 약점으로 꼽혔던 타선도 불을 뿜고 있다. 문보경이 끌고 김현수가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며 신구조화까지 완벽한 상황. 극초반이라고는 하나 LG의 신바람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이유다.

LG는 이날 잠실구장으로 NC 다이노스를 불러들여 홈 개막전에 나선다. 뜨거운 분위기 속 처음 만날 홈 팬들을 상대로 얼마나 신바람나는 야구를 펼칠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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