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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하흐, 맨유 감독 잔혹사 끝낼까?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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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하흐, 맨유 감독 잔혹사 끝낼까? [EPL]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4.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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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6번째 사령탑이 확정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감독 잔혹사를 끝낼 수 있을까. 에릭 텐 하흐(52·네덜란드)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는다.

맨유는 21일(한국시간) "텐 하흐 감독과 이번 시즌 종료 시부터 2025년 6월까지 계약했다. 1년 계약 연장 옵션도 포함돼 있다"고 발표했다.

텐 하흐 감독은 오는 여름부터 디렉터로 보직을 옮기는 랄프 랑닉 감독 뒤를 이어 팀을 지도한다. 지난해 11월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이 경질된 뒤 임시로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랑닉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면 구단 고문으로 활동하게 된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서 괄목할만한 경기력으로 유럽을 놀라게 한 텐 하흐 감독이 2013년 퍼거슨 전 감독 은퇴 이후 갈팡질팡하는 맨유의 위기를 타파할 적임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맨유가 아약스의 텐 하흐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임기는 올여름부터 2025년까지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사진=맨유 공식 트위터 캡처]
맨유가 아약스의 텐 하흐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임기는 올여름부터 2025년까지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사진=맨유 공식 트위터 캡처]

현역 시절 네덜란드에서 주로 뛴 텐 하흐 감독은 2012년 네덜란드 고 어헤드 이글스 감독을 시작으로 바이에른 뮌헨 2군(독일), 위트레흐트(네덜란드) 등을 이끌었다. 

2017년 12월부터 아약스를 맡았다. 2018~2019시즌과 2020~2021시즌 에레디비시(1부)와 네덜란드축구협회(KNVB)컵 더블(2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 올랐다. 당시 유벤투스(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명문 클럽들을 격파했고, 4강에서도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 접전을 펼쳤다.

아약스는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를 지키며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5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2위 PSV 에인트호번(승점 68)에 승점 4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UCL에선 16강에 들었다.

존 머터프 맨유 디렉터는 "텐 하흐 감독은 아약스에서 지난 4년 동안 유럽에서 가장 흥미롭고 성공적인 감독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그와 대화하면서 팀을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장기적인 비전과 이를 위한 추진력, 결단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텐 하흐 감독은 "맨유 감독으로 임명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앞으로의 도전을 생각하니 흥미진진하다. 이 구단 역사와 팬들의 열정을 잘 알고 있으며, 마땅히 누려야 할 성공을 얻을 수 있도록 팀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아약스를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맨유로 옮기기 전 혼신의 힘을 다해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텐 하흐 감독은 아약스를 이끌며 유럽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사진=EPA/연합뉴스]
텐 하흐 감독은 아약스를 이끌며 유럽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사진=EPA/연합뉴스]

텐 하흐 감독은 1986년부터 2013년까지 27년간 맨유를 지휘하며 오랜 기간 팀을 정상에 군림시킨 퍼거슨 전 감독이 떠난 뒤 맨유에 부임한 6번째 감독이다. 9년간 벌써 5차례나 감독이 바뀌었으니 그동안 맨유가 보낸 방황의 세월을 짐작케 한다.

앞서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 반 할, 조세 무리뉴, 솔샤르 감독을 거쳤고, 현재는 랑닉 감독이 맡고 있다. 라이언 긱스, 마이클 캐릭 등이 임시로 감독석에 앉기도 했다. 퍼거슨 감독과 함께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리그 우승은 없다. 반 할 감독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무리뉴 감독이 UEFA 유로파리그(UEL)와 리그컵을 들어올린 게 전부다.

퍼거슨 감독 시절 리그에서 13차례나 우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맨유는 그동안 투자 대비 성적이 명성에 못 미쳤던 게 사실이다. 올 시즌 역시 5경기만 남겨놓은 가운데 리그 6위로 4위 경쟁에서 다소 처져있다. UCL 16강에서 탈락하는 등 무관이 유력하다. 

아약스 부임 후 높은 승률을 자랑한 텐 하흐 감독은 큰 기대를 받는다. 이미 맨유에서 청사진을 그리고 행동에 돌입했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맨유는 선수들에게 텐하흐가 감독으로 온다는 사실을 알렸다"며 "수석 스카우트와 글로벌 스카우트가 클럽을 떠났다"고 전했다. 텐하흐 감독은 맨유 감독 면접 당시 스카우트 정책을 가장 강하게 비판했다고 알려졌다.

텐 하흐 감독 부임과 함께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도 예상된다. 올 여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폴 포그바, 네마냐 마티치, 제시 린가드, 에디손 카바니, 후안 마타, 리 그랜드 등은 그대로 팀을 떠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대로 팀에서 중용되지 못하다 에버튼으로 임대된 텐 하흐 감독의 애제자 도니 반 더 비크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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