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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면 열린다, 달라진 인천의 메시지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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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면 열린다, 달라진 인천의 메시지 [K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06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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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 차례나 골망을 흔들고도 인천 유나이티드는 웃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인천엔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힘이 있었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드디어 짜릿한 골맛을 봤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2022 하나원큐 K리그1 방문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인천은 5승 4무 1패, 승점 19로 울산 현대(승점 23)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인천의 기세가 남다르다. 최근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로 패배를 잊은 지 오래다. 늘 강등권 싸움을 펼치던 과거의 인천과는 180도 달라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가 5일 수원FC와 2022 하나원큐 K리그1 방문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상전벽해다. 지난해에도 인천은 파이널 라운드 B그룹에서 시즌 막판까지 경쟁했다. 큰 변화는 두 가지. 하나는 조성환 감독 체제로 제대로 맞은 첫 시즌이라는 점과 또 하나는 이적생들의 합류다.

스트라이커 김현이 자유계약선수(FA)로 수원FC로 향했으나 이명주(32)와 여름(33)이라는 실력이 보증된 미드필더를 보강하며 허리를 강화했다.

둘의 합류로 인천은 어느 팀에도 쉽게 밀리지 않는 중앙 라인을 구축했고 이들의 센스와 활동량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기량을 자랑하게 됐다. 특히 무고사는 전방에서 양질의 기회를 맞게 됐고 많은 골로 화답하고 있다.

전반 40분 이명주의 선제골로 앞서 갈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으나 이후는 인천이 생각하는 최악의 흐름이었다. 전반 43분 김현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고 후반 12분엔 화제의 스타 이승우에게 역전골을 얻어 맞았다. 이승우는 상대팀을 약올리는 듯한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고 분위기는 한순간에 홈팀 수원FC에 넘어가 있었다.

인천의 반격도 거셌다. 전혀 위축되지 않고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갔다. 후반 38분 김도혁의 헤더 패스를 받은 무고사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후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골은 무효가 됐다.

추가 시간 다시 기회를 맞았다. 무고사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으나 튀어나온 공을 송시우가 몸을 날려 머리로 밀어 넣었다. 그러나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다시 한 번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진 것.

경기 후 원정 팬들에게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는 무고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소 억울할 법한 인천의 무패행진도 이대로 마감을 하는 것처럼 보이던 때 해결사가 등장했다. 후반 추가 시간은 5분. 마지막 1분 마저도 사라져 가던 때 문전 경합 과정에서 상대 골키퍼가 튀어나온 걸 확인한 무고사가 감각적인 논스톱 슛으로 빈 골문을 향해 공을 밀어넣었다. 수원FC 수비진이 필사적으로 따라가 봤지만 이미 공은 골라인을 통과한 뒤였다.

시즌 막판에서야 발동돼왔던 인천의 DNA가 시즌 초반부터 작동되고 있다. 감독의 리더십, 이적생들의 합류와 기존 선수들의 시너지가 합쳐지며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물오른 골 감각을 보이고 있는 무고사 6경기 연속 골과 함께 8골로 조규성(김천 상무)과 함께 나란히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인천의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무고사다. 개막전과 대구FC전에 이어 다시 한 번 후반 추가시간 결정적인 골을 만들어내며 팀에 승점을 보태고 있다.

이날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인한 휴식기 뒤 오랜 만에 열린 경기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뒤 처음 치러진 경기였는데 K리그1이 열린 6개 구장엔 오랜 만에 육성 응원이 펼쳐졌고 어린이날을 맞아 4만여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홈구장은 아니었지만 인천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이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무고사다. 경기 후 그는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됐지만 끝까지 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해 팬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인천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창단 후 첫 파이널 라운드 A그룹 합류를 노리는 인천의 달라진 행보에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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