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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소속' 세븐틴 콘서트, 휠체어석 실태 살펴보니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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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소속' 세븐틴 콘서트, 휠체어석 실태 살펴보니 [기자의 눈]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5.1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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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지난 17일, 그룹 세븐틴이 팬데믹 이후 첫 콘서트 개최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날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인기 검색어)에는 콘서트 개최에 대한 기쁨 대신 '휠체어석'이라는 키워드가 올라왔다.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17일 "세븐틴이 약 2년 4개월 만에 전 세계 12개 도시를 순회하는 세 번째 월드투어 '비 더 선(BE THE SUN)'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세븐틴은 서울을 시작으로 캐나다 밴쿠버, 미국 시애틀·오클랜드·로스앤젤레스·휴스턴·포트워스·시카고·워싱턴 D.C 등 북미 12개 도시에서 '캐럿(세븐틴 팬덤)'을 만나며, 이후 아시아 아레나 투어·일본 돔 투어를 이어간다.

2020년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랜만에 들려온 공연 소식이지만, 팬덤이 이를 마냥 반기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세븐틴 소속사는 월드 투어 소식과 함께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서울 공연 예매 정보를 공지했다. 공지에 따르면 서울 공연은 내달 25~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된다. 전석 지정좌석제로 운영되며 선예매는 내달 2~3일, 일반 예매는 내달 7일부터 오픈된다.

이날 공지와 동시에 지적된 부분은 '휠체어석 예매' 안내다. 고척스카이돔은 휠체어석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만, 예매 공지에는 입장 방법, 위치 등 자세한 내용이 없다. 공지에 따르면 휠체어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예매 이후 고객센터로 문의해야 하며, 동행인 역시 사전에 티켓을 확보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K팝 아이돌 콘서트는 팬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선예매에서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휠체어 이용자가 공연을 관람하고 싶다면 본인은 물론 동행인까지 팬클럽에 가입한 후 '예매 전쟁'에 뛰어들어야 하며,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 모두 예매에 성공할 가능성도 분명하지 않다. 팬들은 주최 측의 정책이 사실상 동행인이 필요한 휠체어 이용자의 관람을 배제한 것과 다름 없다고 항의하고 있다.

다른 공연의 휠체어석 운영 실태는 어떨까. 공연장에 휠체어석이 마련돼 있는 경우 주최 측은 휠체어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한 전화 예매를 따로 진행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활동지원인 등 보호자가 필요한 경우 이때 동반석을 함께 판매한다.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는 하이브 병합 전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휠체어석 예매를 진행했다.

하이브 콘서트 관람까지의 난이도, 휠체어 이용자에게만 너무나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은 없었다. 고척스카이돔 대관을 주관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 측은 스포츠Q(큐)와의 통화에서 "대관 업체가 휠체어석에 음향 장치를 설치하는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때만 공단에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매표 방식에 대해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모든 관객에게 동일하게 온라인 예매 방식을 적용하고, 휠체어석이 필요한 관객 분들에게는 예매 후 고객센터로 연락주시면 휠체어석으로 좌석을 교체해드리고 있다"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모든 관객에게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동반인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만, 동반인 유무와 관계 없이 충분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휠체어석을 이용하는 관객은 현장에서 진행요원이 입퇴장시 이동에 도움을 드리고 있다. 공연장 내부에서도 진행요원이 상주하는 등 이동 시 불편함이 없으시도록 운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캡처]
[사진=인터파크 캡처]

 

◆ "글로벌 K팝, 소수자 포용 정책도 국제적이었으면"

장애인 이동권 콘텐츠를 제작하는 협동조합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이미 하이브의 휠체어석 정책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휠체어 이용자인 딸이 하이브 소속 가수의 팬"이라고 밝힌 홍윤희 이사장은 딸의 말을 전하며 "고척돔에 휠체어석이 없는 것도 아니다. 멀쩡하게 잘 있는 휠체어석을 이렇게 까다롭게 운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했다.

"소속사마다 정책들이 들쭉날쭉하다"고 문제를 짚은 홍윤희 이사장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에서 장애 예술인의 무대 접근성, 그리고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 기본계획을 공연예술진흥기본계획 수립 사항에 포함하는 법안을 작년에 발의했으나 여전히 계류 중"이라고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장애인 등 소수자 포용은 국제 표준을 지켜야 하지 않나"라며 "K컬처는 세계 선진 수준인데 장애인 포용성 수준이 안타깝다. 글로벌 수준의 K팝이면 포용성 정책도 글로벌 수준으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윤희 이사장은 "편의증진법에 따라 (공연장에도) 편의시설을 제공하게 돼 있다. 훌륭한 인프라가 있다면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끔 정책을 디자인하는 게 맞고, 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면서 "영향력이 커진 만큼 사회적 책임과 ESG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 등으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장애인은 여전히 문화 공연에서 불청객 취급을 받고 있다. 장애인에게도 당연히 문화 공연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차별 없는 예매 과정을 통해 동등한 관람권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2019년 방탄소년단 프랑스 콘서트에서 멤버 정국이 공연장 펜스를 넘어 휠체어를 탄 관객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건네는 장면이 화제가 된 바 있다. K팝의 본고장 대한민국 서울에서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서트가 열리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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