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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89) '새롭게 진화한' O.O.O(오오오) 그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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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89) '새롭게 진화한' O.O.O(오오오) 그들이 돌아왔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22.06.13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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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밴드포커스’와 함께 연재 중인 ‘인디음악 전문 인터뷰’ 인디레이블탐방이 돌아왔습니다. 수년간 인디신 전문 취재를 통해 다져진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디뮤지션들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다룰 계획입니다. 뮤지션과 함께하는 음악 리뷰와 여러 이야기를 통해 국내 밴드 음악을 편하게 이해하며 즐기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글 박영웅 ㆍ사진 손힘찬 기자]  2010년대 초, 중반은 인디신 음악의 격변기였다. 펑크, 하드코어, 얼터너티브 등 강렬한 장르 음악들의 비중이 줄어들었고 어쿠스틱과 몽환성과 신시사이저 사운드 등으로 무장된 팝 장르 성향의 음악을 구사하는 밴드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명 '고막남친', '귀 호강', '유니크' 등의 단어로 대표되는 팝 밴드들이 인디신의 대세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이런 흐름의 가장 중심에 서 있던 밴드가 있다. 바로 O.O.O(오오오)다.

이들은 당시 차별성 있고 완성도 높은 팝 음악을 들고나와 인기를 얻으며 막강한 팬덤을 형성했고 지금도 큰 지지를 얻었다. 이런 O.O.O가 최근 공백기를 깨고 새로운 앨범과 단독공연 일자를 발표하면 컴백을 선언했다. 이에 스포츠Q는 o.o.o를 직접 만나 이들의 음악 세계와 컴백, 새 앨범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눠봤다.

 

◆O.O.O 결성 그리고 계속된 변화

가성현 (보컬, 기타), 이지상 (베이스), 고도연 (드럼), 김우석 (기타)'로 이뤄진 4인조 밴드 O.O.O는 지난 2014년 싱글 앨범 '비가 오는 날에'로 정식데뷔했다. 이들의 데뷔 당시는 인디신 주력 음악 장르가 변화를 맞이하던 시기다. 자연스럽게 인디신에는 이전과 달라진 음악들을 들고나온 실력파 신예 밴드들과 솔로 싱어송라이터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중 인기나 음악성 측면에서 호평받았던 대표적인 밴드들이 바로 O.O.O, 잔나비 같은 팀들이다. 그렇다면 O.O.O는 어떤 결성과정을 거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중학교 때 스쿨밴드를 했던 경험 때문인지 대학에 오고 나서도 음악을 하겠다는 꿈을 잃지 않고 있었고 정말 정식으로 도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업을 멈추고 초창기 멤버였던 친구와 둘이서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그게 바로 O.O.O의 시작이었죠. O.O.O라는 팀명은 동그라미 3개가 얼굴의 형상 같은 느낌이었어요. 자아를 바라보는 음악이라는 의미가 떠올랐죠. 그리고 O.O.O를 검색해 뜻을 살펴보니 부재중이라는 뜻도 있더라고요. 무엇인가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과 색깔이 맞는 것 같아 팀명을 선택하고 다른 멤버들을 충원해 활동하게 됐습니다. 팀이 결성된 후 전 각종 인터뷰를 하면 목표 중 하나가 멤버교체 없는 밴드라는 말을를 할 정도로 애정이 넘쳤죠. 하지만 여러 이유로 현재는 O.O.O 2기가 됐습니다. 저 빼곤 멤버들이 다 바뀐 셈이죠. 첫 앨범을 내고 베이스 지상이가 들어왔고 기타 치던 1기 멤버가 군대에 가면서 수소문 끝에 우석이를 알게 됐고 연주를 듣자마자 감동해서 영입했죠. 그리고 전 드럼 친구가 하늘나라로 갔고 그러면서 도현이가 들어오면서 현재 O.O.O 2기가 완성됐습니다. 특히 1기 팀을 하면서 즐거움도 아픔도 정말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픔을 거쳐 2기가 완성됐습니다. 멋진 팀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팬 여러분들도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가성현)

◆진정한 록밴드로 거듭나려하는 O.O.O의 음악 

데뷔 당시부터 O.O.O는 소프트하면서도 유니크한 사운드를 주력으로 하는 음악들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강함보다는 몽환적이고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들이 O.O.O를 상징하는 대표 장르가 됐다. 하지만 2022년 다시 돌아온 O.O.O의 음악들은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빈티지한 사운드의 예전 얼터너티브 밴드들의 음악이 떠오를 정도로 훨씬 강해진 사운드를 들려주며 새로운 O.O.O 음악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예전에는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서 영향을 받는다는 게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빙빙 돌리는 음악을 했던 것 같아요. 음악이 직관적이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은 영향을 받은 게 자랑스럽습니다. 저희 멤버들끼리 술만 먹으면 음악 이야기가 6~7할입니다. 각자 좋아하는 뮤지션이 다 달라요.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면 오아시스와 레드핫칠리페퍼스 등의 음악을 들으면서 서로 똑같은 만족감을 크게 느낀다는 공유가 있었어요. 이것은 저희 멤버 모두가 무게감 있는 록 장르에 대한 동경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었죠. 자연스럽게 컴백하면서 이런 성향이 음악 속에 담기게 됐습니다." (가성현)

"예전 같으면 지금 같은 음악이 싫었을 겁니다. 당시 생각으로는 '우리가 록밴드야'라는 식의 보여주기 위한 직관적 음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 때문이었죠.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바뀐 겁니다. 다 신스만 깔고 인디팝만 하는 것보다 밴드는 '이런 것이다'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아요. 그리고 밴드 O.O.O도 진짜 록다운 록을 시도할 만큼 경험이 쌓였고 이런 쪽으로 성장해야 진정한 밴드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O.O.O의 색깔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록의 본연에 충실한 음악들을 해보는 것이 목표가 됐습니다. 뭔가를 팔아보겠다고 하는 음악이 아닌 진정성 있는 밴드 음악을 해보겠습니다. 새로운 멤버들을 만나면서 이런 의지도 꿈만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결과물이 지난 5월 16일 발매된 싱글과 이어서 곧 여름에 발매될 미니앨범이 될 것입니다. 기대해주세요." (가성현)

 

◆ 컴백 O.O.O의 변신을 담은 싱글 'YELLOW(옐로우)'

지난 16일 발매된 싱글 '옐로우'는 무려 4년여만에 발매된 O.O.O의 정식 작품이다. 이 작품이 나오기 이전 O.O.O는 전 드러머가 세상을 떠나면서 큰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코로나 시국까지 거치며 온갖 시련을 겪어야 했다. 팀 활동을 더는 할 수 있겠느냐는 고민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꿋꿋하게 팀을 재정비했고 2022년 새로운 O.O.O의 컴백을 알리는 옐로우를 내놨다.

'사랑에 어리석은 난'과 '앞으로' 이렇게 두 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더욱 무게감이 느껴지는 사운드가 특징이다. 특히 두 곡 모두 도입부의 강렬한 기타 연주와 중반부 무게감 있는 기타 솔로를 가미하면서 지금은 국내 인디신에서 찾아보기 힘든 빈티지한 얼터너티브 밴드 음악의 느낌을 살려냈다.

중요한 부분은 이렇게 강렬한 사운드를 들려주면서도 O.O.O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가성현의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보이스가 변함없이 곡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O.O.O가 앞으로 들려줄 음악이 록의 본연에 충실하면서도 본인들의 정체성은 지켜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런 부분 때문에 옐로우는 그동안 O.O.O의 음악을 기다려온 팬들과 록다운 록 음악을 그리워하던 음악 마니아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앨범에 총 두 곡이 담겼습니다. 이중 '사랑이 어리석은 난'은 세상을 떠난 전 드럼 친구와 작업한 곡이에요. 데모곡을 기초로 만들었죠. 지난날의 이야기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사실 이 곡은 의미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너무 큰 곡이라 하나만 넣기에는 뭔가 부담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다른 분위기의 '앞으로'를 넣어 앨범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가성현)

"이번 싱글은 변곡점 같은 앨범입니다. 더욱 록의 본연에 가까워지는 O.O.O의 음악을 시작하는 앨범이자 기타리스트가 곡을 끌고 가는 분위기가 강한 작품이죠. 그래서 우석이의 기타연주로서 보이는 매력을 많이 넣었습니다. 우석이가 기타를 직진으로 치는 스타일입니다. 예전에는 기타 톤을 잡는 것도 제가 잡았는데 이번에는 우석이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본인이 하려는 것을 존중하고 맡기며 앨범을 완성했습니다. 사실 저희가 2년 반까이 공연을 끊고 음악을 끊고 살았습니다. 이 사이에 해체라는 말도 나오고 힘겨웠죠. 이런 상황에서 완성한 앨범이라 더 자랑스러운 것 같아요. 진심은 통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번에 진심을 알아주시고 저희를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 돈을 안 받고 찍어 주시기까지 했죠. 희망과 고마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팬들과 주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작품이기도 해요. 팬 여러분들께서도 이런 부분을 생각하시고 곡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성현)

"마지막으로 앨범 제목이 옐로우인데 이를 계기로 레인보우 시리즈로 7개의 앨범을 만들려고 합니다. 무지개가 떴을 때 이것을 보면 행운이 온다고 하는데 다 같이 이런 행운과 행복을 느끼라는 뜻에서 이런 작업도 해볼까 합니다." (가성현)

 

◆O.O.O 단독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난다

싱글앨범 발매와 동시에 컴백을 선언한 O.O.O는 팬들을 만날 계획도 세웠다. 이들은 오는 6월 18일 오후 6시 서울 양화로에 위치한 공연장 프리즘홀에서 단독콘서트를 개최한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후 2년여 만에 팬들을 만나는 만큼 멤버들에게서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2년여 동안 공연도 끊고 있었습니다. 친구를 보내고 많이 힘들었던 부분이 크기도 했고 멤버도 바뀐 저희가 예전에 만든 곡만으로 공연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았죠. 거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고요. 그래서 어느 정도 곡이 갖춰질 때 공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 일 년쯤에 프리즘홀에서 공연하자고 연락이 왔을 때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죠. 저희를 잊지 않고 계셨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이번 저희 복귀를 프리즘홀에서 하게 됐습니다. 정말 많이 준비했고 여름에 나올 미니앨범 곡들도 준비됐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가성현)

◆여름 미니앨범을 준비중인 O.O.O "기대해 주세요"

O.O.O는 곧 발매될 미니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사실 이번 싱글이 컴백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라면 여름에 나올 미니앨범은 O.O.O의 음악 방향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앨범이라 의미가 크다.

"저희가 이번 싱글을 통해 두 곡을 내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3년 반 만에 나오면서 곡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이번 여름에 나올 미니앨범은 작정하고 만들었습니다. 멤버들과 제주도 바다를 갔다가 만든 앨범입니다. 제주도에 믹스를 받았습니다. 멤버끼리 여행해본 적이 없었는데 숙소가 있으니 작업 핑계로 가자고 했고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그전까지 멤버들과 함께하는 행복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바닷가를 가서 넷이 뛰어들었고 이것이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섬이 보이던 광경과 행복이 저희와 저희 음악을 바꿔놨습니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오자마자 모든 바다에서의 순간 만취의 순간 등 모든 것을 음악으로 담았습니다. 앨범에 '쓰라린'이라는 곡이 있는데 쓰라린 정도는 쓰러지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예전 같으면 제가 안 쓰던 내용들인데 제가 이걸 썼고 곡으로 완성했죠. 그리고 페스티벌을 생각하고 쓴 곡도 있습니다. 이게 진짜 기타고 노래라는 분위기로 말이죠. 곡은 다 만들었고 녹음도 끝났습니다. 총 5곡입니다. 타이틀 유력 곡이 4곡이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앨범이 될 것입니다. 듣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니까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가성현)

 

◆O.O.O의 꿈

마지막으로 O.O.O는 자신들의 음악적 목표와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저희는 현재 활동 중인 다른 밴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록스타 같은 방식으로 성공한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팀원 모두)

"팬 여러분들 저희를 기다려주신 마음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여러분이 없으면 저희의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좋아해 주시고 기다려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 뭉클합니다. 팬분들이 달아주시는 댓글 자체가 너무 좋고 감사할 정도로 고맙습니다. 앨범도 공연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팀원 모두)

◆개인소개

 

가성현=서울 강남 출신. 홍익대 미대를 다니다 음악에 빠져들어 스스로 중퇴하고 뮤지션의 길로 들어섰다. 중학교 때 스쿨밴드를 했다. 스쿨밴드를 같이 한 친구가 넥스트 3기 기타리스트였다. 당시 록의 전성기라 밴드에 푹 빠졌다. 처음에는 드럼을 하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노래가 하고 싶었고 지금 보컬이 됐다.

 

이지상=강원도 춘천. 백석예대 실용음악과. 밴드에 소속된 베이시스트 보다는 개인 음악을 준비하다. 고향 형과 힙합 앨범을 발매하려다가 진상의 연락을 받고 팀에 들어왔다.

 

고도연=경기도 광명 출신. 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7세 때 클래식 피아노를 쳤다. 이후 13세에 드럼을 시작했다. 어머니가 드럼학원을 보내주시면서부터다 그리고 교회에서 치게 되면서 스쿨밴드를 했다. 중고등학교 실용음악을 하다가 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를 나오고 재즈에 빠져 2~3년 재즈 연주를 했다. 해군 군악대에 갔다가 제대하고 팀에 합류하게 됐다.

 

김우석=거제도 출신. 음악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때 비틀스를 너무 좋아했다. 그러면서 음악에 빠졌다. 어머니가 반헤일런을 좋아하셨다. 어머니 영향이 컸다. 기타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오두막집에서 편안하게 치고 싶다는 꿈 때문이었다. 이글스 노래를 듣고 전자기타를 무조건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강릉에서 기타를 배우고 있었는데 공연하러 가던 공연장 사장이 강산애 밴드 기타리스트였다. 그래서 이를 계기로 직업으로 록 음악을 하겠다는 꿈을 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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