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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 첫 MVP, 우리가 알던 골스의 귀환 [NBA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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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 첫 MVP, 우리가 알던 골스의 귀환 [NBA 파이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6.1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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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정확히 4년만. ‘슈퍼 에이스’ 스테판 커리(34)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며 다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골든스테이트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TD가든에서 열린 보스턴 셀틱스와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7전 4승제, 파이널) 6차전 원정경기에서 34점 7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맹활약한 커리의 활약 속에 103-90으로 이겼다.

골든스테이트는 4승 2패로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2010년대 골든스테이트 왕조를 이끌었던 커리는 이번에도 가장 빛났다.

17일  NBA 파이널 6차전에서 팀에 승리를 이끌고 4번째 우승 만에 첫 파이널 MVP를 차지한 커리가 밝은 미소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2009년 NBA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골든스테이트에 입단한 커리는 골든스테이트의 새 역사를 만든 주인공이었다. 커리는 3점슛으로 NBA의 새 지평을 열었다. 3점 라인 밖에선 어디서든 슛을 던졌고 적중시켰다.

단짝 클레이 톰슨과 골밑을 지켜주는 드레이먼드 그린(이상 32), 궂은일을 아끼지 않는 안드레 이궈달라(38) 등은 완벽한 조합을 이뤘다. 골든스테이트는 5시즌 연속 파이널에 올랐고 커리는 3개의 우승 반지를 꼈다.

그러나 지난 두 시즌은 떠올리기 힘든 시간이었다. 주축들의 부상 속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2년 연속 플레이오프(PO)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올 시즌은 달랐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전성기 때 골든스테이트의 위력이 되살아났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 조던 풀(23)이 커리, 톰슨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만큼 확실한 공격 옵션 중 하나로 성장했고 게리 페이튼 2세(30)와 앤드류 위긴스(27)도 팀에 확실한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됐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서부 콘퍼런스 3위(53승 29패)로 PO에 나섰으나 경기력은 봄 농구에서 절정을 찍었다. 덴버 너기츠(4승 1패), 멤피스 그리즐리스(4승 2패), 댈러스 매버릭스(4승 1패)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꺾어내며 동부 2위 보스턴(51승 31패)과 마지막 무대에서 격돌했다.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는 커리(가운데). [사진AP/연합뉴스]

 

봄 농구 들어 골든스테이트는 커리를 중심으로 엄청난 화력과 좀처럼 뚫어내기 힘든 짜임새 있는 조직적인 수비로 상대를 괴롭혔다. 다만 상대는 철저히 분석해 나섰고 톰슨과 풀 등은 부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커리만은 달랐다. 팀을 파이널에 올려놓은 커리는 5차전까지 30.6점 5.8리바운드로 양 팀을 통틀어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더니 이날도 34점을 맹폭하며 보스턴을 울렸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몸 싸움과 밀착마크가 펼쳐지는 파이널에서 커리는 경이로운 3점슛 성공률 48.2%를 기록했다. 경기당 3점슛은 5개를 넘겼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또한 당연히 커리의 몫이었다. 파이널 MVP는 커리에게 마지막 과제와도 같았다. NBA 베스트5 4회, 올스타 8회,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선수권대회와 FIBA 월드컵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던 그였으나 팀에 세 차례나 우승을 안기면서도 파이널 MVP는 늘 동료들의 것이었다. 처음엔 ‘킹’ 르브론 제임스(38·LA 레이커스)를 꽁꽁 묶은 이궈달라에게, 나머지 두 차례는 새로 팀에 합류해 ‘무결점 골든스테이트’를 완성시킨 케빈 듀란트(34·브루클린 네츠)에게 내줘야 했다.

우승 확정 뒤 눈물을 흘리는 커리(가운데)를 달래주고 있는 동료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커리는 경기 막판 사실상 우승이 확정되자 감격에 겨워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골든스테이트와 커리의 시대는 끝났다는 시선이 많았으나 결국 이겨냈고 자신과 팀 모두 전성시대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이번엔 마지막까지 마음껏 웃을 수 있었다. MVP 투표권자 11명의 의견이 같았다. 커리는 만장일치로 생애 첫 파이널 MVP에 올랐다. 예정된 결과였다. 말문이 막히게 만드는 커리의 활약에 현지에서는 골든스테이트가 지더라도 커리아 MVP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커리는 MVP 수상 의미를 묻자 “우리가 승리했으며 다시 이 무대로 돌아와 기회를 잡았다는 뜻”이라며 덤덤히 말했다. 그러나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감독은 “이번 우승은 커리가 이룬 최고의 업적”이라며 제자를 극찬했다. 7년 전 커리 대신 MVP를 차지했던 이궈달라 역시 “커리가 이번 챔프전을 통해 역사상 최고의 포인트가드라는 사실을 공고히했다”고 치켜세웠다.

NBA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 기록(18회)이자 14년 만에 패권 탈환을 노렸던 보스턴엔 새드엔딩이었다. 보스턴 또한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언터처블 커리를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엔 다시 한 번 2인자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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