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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최하위 반란', 절실하지만 과감하게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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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최하위 반란', 절실하지만 과감하게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6.26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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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최하위라는 표현은 우리를 괴롭히는 수식어.”

성남FC 지휘봉을 잡고 3번째 시즌을 맞은 김남일(45) 감독은 2년 연속 팀을 K리그1에 잔류시켰다. 100%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두 시즌 연속 10위로 살아남았기에 올 시즌 행보는 어느 때보다 걱정을 키울 수밖에 없다.

성남은 26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22 하나원큐 K리그1 18라운드 방문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최근 5경기 1승 3무 1패로 승점 6을 수확한 성남은 선두 울산의 발목을 잡으며 누구에게도 쉽게 지지 않는 팀 컬러를 굳혀가고 있다. 여전히 꼴찌라고는 하지만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성남FC 선수들이 26일 울산 현대와 방문경기에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성남의 올 시즌 초반은 암담하기만 했다. 12경기에서 단 1승, 승점 5를 따내는 데 그쳤다. 최근 확연히 분위기가 살아났다. 적장 홍명보 울산 감독은 “전술도 바꾸고 안정적으로 바뀌었고 불안감도 좀 사라졌다. 잘 대비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상대는 시즌 단독 1위 울산. 파상 공세를 막아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다. 17경기 29실점으로 가장 허술한 뒷문의 성남이었으나 최근 5경기에선 경기당 1골 이상을 내주지 않았다.

이날도 성남은 특단의 대책을 세웠다. 김남일 감독은 “축구지능 높은 선수가 좋다. 솔로 플레이는 물론이고 조직적으로도 뛰어나다. 골 넣을 선수도 많다”며 “밸런스를 잘 유지하면서 공간을 안 줘야한다. (공간을) 내주면 여지없이 골로 이어진다. 90분 내내 집중하고 끝날 때꺼지 몰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남은 뮬리치와 함께 이종호를 최전방에 세웠다. 4-4-2 전형. 둘 모두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김 감독은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전반 울산의 공세를 잘 막아낸 성남은 후반 초반 이종호 대신 센터백 곽광선을 투입했다. 이종호의 컨디션이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고 상대가 전반전 중반부터 최근 컨디션이 절정인 엄원상을 투입하면서 측면에서 불안감이 나타났다. 김남일 감독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곽광선을 투입하고 스리백 형태로 변화를 줬다. 사실상 윙백 자원까지 수비에 무게를 두는 5백이나 다름없었다.

김남일 감독의 과감한 전술 변화는 최하위팀 성남에 소중한 승점 1을 더해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김 감독은 “선수들이 전반에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측면으로 갔을 때 문제가 나왔다”며 “전반이 끝나고 선수들의 포지셔닝을 해줬고 후반에 스리백으로 전환을 했다. 포백에서도 개선해야 할 점은 있지만 수비가 전체적으로 끈끈함이 생기고 잘 맞아가고 있다”고 칭찬했다.

다만 세부적인 변화가 아닌 포백과 스리백 자체를 바꾸는 건 위험성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남일 감독은 과감한 변활르 택했고 이는 무실점이라는 확실한 결과로 이어졌다.

후반 막판 수비 진영에서 3차례 비디오판독(VAR)이 나왔으나 모두 무효로 결론이 났다. 이후에도 몸을 날리며 파상공세를 막아냈고 소중한 승점 1을 챙길 수 있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실점을 안줬다. 생각한대로 해준 선수들이 대단하다”며 “실점하지 않기 위해 몸을 날려 열심히 해줬기에 승점을 얻을 수 있었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순위는 최하위. 지긋지긋한 ‘최하위’라는 수식어는 떼낼 순 없었으나 탈꼴찌에 대한 희망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이제 남은 건 홈 승리. 안방에서만 성남은 5무 4패로 9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김 감독은 “계속 말씀드리지만 홈에서 아직 승리가 없기 때문에 다음 경기인 강원FC전에선 팬들께 승리를 안겨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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