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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규 감탄, 손흥민 동생 자처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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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규 감탄, 손흥민 동생 자처한 사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7.14 0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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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 손흥민과 해리 케인, 이외의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 면면 또한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할 정도로 화려했다. 그럼에도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에겐 계획이 있었다. 직접 만나보기 전까진.

몸으로 맞닥뜨린 ‘월드클래스’ 선수들은 확실히 달랐다. 결과가 증명했다. 토트넘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 친선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올스타전 격으로 열린 이 경기는 결과를 떠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이벤트였다. 

경기력은 물론이고 경기 후 팀 K리그 선수들과 김상식 감독의 입을 통해서도 토트넘이 얼마나 뛰어난 수준을 보여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13일 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서 압도적인 클래스로 2골을 작렬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모두의 예상과 달리 팀 K리그 선전이 돋보였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전반 추가시간 조규성의 동점골이 터졌고 후반 초반 김진혁(대구FC)의 자책골이 나왔지만 라스(수원FC)의 동점골로 2-2로 팽팽한 균형을 보였다.

경기 후 김상식 감독은 “‘토트넘도 순간 별 것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머쓱할 수밖에 없었던 답변이었다. 후반 23분 이후 3골을 내주며 3점 차 패배를 했기 때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선전을 펼친 팀 K리그였으나 현장에서 느끼는 수준차는 확연했다. 특히 손흥민과 케인은 2골씩을 몰아치며 남다른 수준을 과시했다. 김 감독은 “손-케 듀오는 말을 안 해도 다 알 것이다. 둘의 슛은 어떻게든 골대로 들어간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세계적인 클래스인 것 같다”며 “클래스를 갖춘 선수들과 우리 선수들이 몸싸움과 볼터치 능력 등 직접 부딪혀 보면서 좋은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가장 어린 선수로서 팀 K리그 유니폼을 입은 김지수(성남FC)는 이날 토트넘 공격진 앞에 당황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경기 후 그는 “케인이 슛이 워낙 좋아서 놀랐다. 원샷원킬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상대의 높은 수준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날 골을 터뜨린 조규성(김천 상무)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해서 영광이었고 골도 넣을 수 있어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K리그1 득점왕 주민규는 토트넘의 높은 수준에 감탄하며 "손흥민 선수가 라커룸에 왔기에 ‘흥민이 형 사인해달라’고 해서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백승호(전북 현대)는 평소 관심 있게 봤던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실제로 붙어본 뒤 “확실히 차분하고 기본기와 개인기량, 피지컬이 모두 좋았다”며 “내 나이 또래이기도 해 관심 있게 TV로만 보던 선수인데 직접 앞에서 보니 재밌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득점왕이자 올 시즌에도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에겐 수비수들이 버겁게 느껴진 경기였다. “이벤트 경기였지만 실제로 상대해보니 깜짝 놀랐다. K리그에선 피지컬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강했고 힘들었다”며 “(토트넘 스리백) 다 공도 잘 차고 힘도, 빌드업도 좋아 압박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런 면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이라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대결은 팀 K리그 선수들에게도 추억이었다. 이 순간을 간직하고 싶은 선수들도 많았다. 앞서 자신의 롤 모델인 케인과 유니폼을 교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했던 조규성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케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고 결국 목표를 달성했다.

주민규는 ‘눈치게임’의 희생양이 됐다. “경기 후 선수들이 (토트넘 선수들에게) 달려들 줄 알았는데 쑥스러워서 그랬는지 안 그러기에 ‘분위기가 그러면 혼나는 건가’ 싶어 나도 참았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은 직접 찾아가서 유니폼을 교환했다는 말에 “진짜냐. 요즘 어린 선수들이 정말 당차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손흥민 선수가 라커룸에 왔기에 ‘흥민이 형 사인해달라’고 해서 받았다. 손흥민 선수와 바꾸고 싶었는데 워낙 노리는 선수들이 많아서 양보했다”고 전했다.

축구 선수에겐 ‘축구력’이 서열의 척도가 되는 것일까. 손흥민의 경기력은 두 살 위 주민규에게 ‘형’소리를 자아낼 만큼 뛰어났고 이는 다른 토트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팀 K리그 선수들에겐 토트넘의 남다른 실력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던 특별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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