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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85) 김준현] 뭉찬2 '치달'이 준비하는 인생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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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85) 김준현] 뭉찬2 '치달'이 준비하는 인생2막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2.07.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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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종훈 객원기자] JTBC 축구예능 '뭉쳐야찬다2'를 통해 확이름을 알린 체육인들이 여럿이다. 제작진은 강칠구(스키점프), 임남규(루지), 허민호(트라이애슬론), 이장군(카바디), 조원우(요트), 박제언(노르딕 복합), 류은규(라크로스), 이지환(가라테) 등 비활성화 종목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다. 

김준현(스켈레톤)도 그런 케이스다. 어쩌다벤져스에서 빼어난 기량으로 '광양 메시'란 별명을 얻었다. 시원한 치고달리기(치달)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예능 출연 외에도 인플루언서로 대학원생으로 바쁜 삶을 보내고 있다.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선 해설위원으로 썰매종목 마이크를 잡아 현역 시절 이루지 못한 올림픽을 밟기도 했다. 

글로벌 스포츠행정가를 꿈꾸는 '열정남' 김준현을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가 만났다. 은퇴 이후 커리어를 고민하면서 막막함을 느끼는 현역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인터뷰가 아닐까 한다. 특히나 저변이 얕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말이다. 

 

김준현 선수. [사진=프레인글로벌(스포티즌)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전 스켈레톤 국가대표이자 현재 뭉쳐야찬다2에서 '치달'을 맡고 있는 김준현입니다."

- 뭉찬2에는 어떤 계기로 출연하게 됐나요?

“첫 출연은 뭉찬1에서 상대 팀으로 나섰을 때였어요. 그때 두 골을 넣고 어쩌다FC에 역전승을 거뒀는데 경기 후에 방송국에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출연해볼 생각이 없냐’고. 당연히 출연하겠다 했고요. (웃음)"

- 예전에 축구를 배운 적이 있었는지?

"전혀요. 프로가 되기 위해 축구를 배운 적은 없어요. 어렸을 때 축구부 친구들하고 같이 공차던 게 전부입니다."

- 코치진(안정환 감독, 이동국·조원희 코치)의 지도를 실제로 받아보니 어떤가요?

“실력이 빠르게 성장한 게 다 그분들 덕분인 것 같아요. 선수들마다 가진 역량이 다르잖아요. 그에 맞게 맞춤형 코칭을 해주세요. '이런 부분에 집중해서 훈련해라’라고요. 작가님들 통해 코치진분들의 피드백을 전달받으면 거기에 맞춰 다음 경기를 열심히 준비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출연 이전의 자취가 궁금합니다. 

“예전부터 운동선수 커리어를 쌓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어요. 그런데 대학에서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자격이 일반 학생에게도 주어진다는 소식을 들었죠. ‘이 기회는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어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니까요."

사진=본인 제공
 스켈레톤 선수 시절. [사진=프레인글로벌(스포티즌) 제공]

- 선발전 기회를 잡아서 국가대표가 된 건가요?

“사실은 선발전 때 국가대표가 된 것은 아니고 그 다음 해에 됐어요. 선발전 이후 교수님께 찾아가 '어떻게 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까요?'라고 여쭸습니다. 교수님이 제게 '캐나다 캘거리로 가봐라' 한 마디만 하시더군요."

- 그럼 그길로 캐나다로 떠난 건가요?

"정말 무작정 떠났죠(웃음). 집에는 어학연수라고 이야기하고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어요. 그때는 스무 살이라 나이도 어렸고 해외에 나가본 경험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었는데 무작정 떠났죠. 영어에 능통한 것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 캐나다 생활은 어땠나요?

“스켈레톤 선수들이 훈련하는 올림픽파크가 있어요. 사는 곳하고 왕복 두 시간 걸렸는데 주말마다 훈련을 지켜보고 왔던 것 같아요. 귀국 시기가 가까워질 때쯤 한국 대표팀이 훈련을 하러 왔고 그렇게 극적으로 대표팀과 만날 수 있었어요. 당시 대표팀 감독님께 지금까지의 스토리와 한국에 돌아가서 스켈레톤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죠. 감독님께서 ‘같이 해보자'고 하시면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죠."

- 선수 생활 이후에는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국가대표 생활을 7년 가까이 했음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컸어요. 종목 저변이 넓지 않아 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긴 어려웠고 행정가를 하기에도 장벽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택한 게 바로 영어 공부였어요."

- 이유가 있나요?

"스켈레톤 종목 특성상 해외 전지훈련이 많아서 ‘영어가 많이 중요하구나’ 자주 생각했거든요. 행정가로서 준비를 하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고요. 마침 지원했던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주관 은퇴선수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운 좋게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포츠매니지먼트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 이후엔 어떻게 준비했나요?

“플로리다에서 공부하면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님을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려면 계기를 만들어야 했고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ISF) 인턴이 좋은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죠."

- ISF에서의 경험은 어땠습니까?

“배운 게 많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국제스포츠에 관한 정보나 소식을 제일 많이 들을 수 있는 곳이니까요. 만약 외교 분야를 꿈꾸는 분들이 계시다면 ISF 인턴을 강력 추천하고 싶어요. 엄청나게 도움이 많이 될 거에요."

ISF 인턴 시절, IOC 유승민 위원과 함께. [사진=프레인글로벌(스포티즌) 제공]

- 서울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드림투게더마스터(Dream Together Master)라는 특별한 석사 프로그램이었어요. 글로벌 스포츠행정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필요한 실무형 프로그램입니다. 외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매주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발표하고,최종적으로 논문 작성까지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과정이었죠."

- 그럼에도 도전했던 이유는?

“아무래도 선수 생활을 오래 했다보니 전문 지식을 더 많이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미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살려 해외로 나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래서 프로그램의 자격 요건인 어학 점수를 위해 인턴 도중 영어 공부를 병행했어요. 퇴근 후에도 학원에서 공부하며 준비했는데 다행히 커트라인을 넘겨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죠."

- 지금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동계 비인기 종목을 알리고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쓰고 싶어요. 얼마 전에 유튜브도 시작했습니다. 채널명은 ‘꾸준현’입니다. 스포츠 알리미 코너를 통해 비인기 종목들을 직접 체험해보고 각 스포츠들의 매력을 소개할 예정이니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웃음)"

 뭉찬2 촬영장에서. [사진=프레인글로벌(스포티즌) 제공]

- 지치지 않고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실패 경험이 많았던 게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로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성장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한 발자국 더 나아갔고, 여기서 더 도전하면 그만큼 또 성장하겠지’란 생각이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끔 도와줬던 것 같아요."

- 취업 준비생이나 새 도전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취업난이 정말 심하죠. 여러분 모두 힘든 시기일 거라 생각해요. 그만큼 실패도 많이 겪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좌절하는 순간이 참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도전을 이어간다면 여러분도더 나은 사람이 될 테니까 끝까지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감수, 편집국 통합 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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