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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관객의 뇌리에 '가시' 꽂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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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관객의 뇌리에 '가시' 꽂을 수 있을까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4.01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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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지난 1997년 SBS 드라마 ‘모델’을 통해 연기자로 입문한 장혁(38)은 17년간 쉬지 않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코믹, 사극, 멜로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새로운 분야인 예능, 가수활동에까지 도전을 감행했다. 이번에는 15세 연하의 조보아와 함께 쉽지 않은 장르인 서스펜스 멜로영화 ‘가시’를 촬영하며 깊어진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을 때면 집, 사무실, 체육관이 생활의 전부인 그는 아직도 촬영장에 가는 게 즐거운 워커홀릭이다.

 

 

[스포츠Q 글 김나라기자·사진 노민규기자] “다른 남자배우요? 별로 생각해 본적 없어요. 올림픽이라고 예를 든다면 우리는 종목이 다 달라요. 자기 것을 열심히 해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봉 전후로 류승룡, 송승헌, 차태현 등 쟁쟁한 남자배우 주연의 영화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게 신경 쓰이진 않느냐 물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미치도록 중독적인 사랑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그는 이미 연기에 '중독'돼 있었다.

◆ 마침표 아닌 물음표 던지는 영화 '가시'

오는 10일 개봉하는 '가시'는 훈남 체육교사 준기(장혁)의 사랑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돌진하는 당돌한 여고생 영은(조보아)과 이를 끊임없이 밀어내려하는 준기의 충돌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준기는 영은의 적극적인 고백에 한 순간 설렘을 느끼지만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다.

“준기는 치명적인 영은의 표현을 받아줄 뿐, 입체적인 역할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준기가 영은에게 설렘을 느껴 파국으로 치닫는 설정이 재밌었어요. 지금까지는 결론이 정해진 영화에 출연했는데 ‘가시’는 질문을 던지는 느낌이라, 이런 영화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관객의 반응이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 '가시' 주연배우 준기(장혁)과 영은(조보아) [사진=언니네홍보사]

장혁은 전교생이 흠모하는 인기 만점 체육교사 준기를 맡아 여성들의 로망을 자극한다. 이전의 카리스마 넘치던 캐릭터에서 벗어나, 가슴 시린 서스펜스 멜로로 돌아온 장혁의 짙은 감정 연기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스릴러 영화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영은의 사랑을 집착이 아닌 중독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집착은 일방적인 느낌이니까, 영은은 준기를 느껴서 중독된 거예요. ‘사랑이 과연 무엇일까?‘라는 감독의 의도가 관객에게 잘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 래퍼 TJ의 '진짜 사나이' 도전기

드라마 ‘학교’의 반항아 이미지로 여심을 흔들던 장혁은 2000년 래퍼 TJ로 변신했다. 당시 인기 배우들은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장혁은 대사처럼 읊조리는 랩에 도전, 뮤직비디오로 선보여 이미지 변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는 1집 ‘일월지애’의 타이틀곡 ‘헤이 걸’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8만명의 관객을 만난 뒤, 무대는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저는 10년에 한 번씩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해요. 그리고 한 번의 시도로 마무리 짓죠.(웃음)"

▲ '진짜 사나이' 장혁 [사진=MBC 영상 캡처]

이번에는 어떤 훈련이든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에이스 병사'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진지한 태도의 바른생활 사나이로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예능을 하고 싶어서 '진짜 사나이' 출연을 결심한 게 아니에요. 재미삼아가 아닌, 30대의 시작을 군대에서 맞았는데 그때를 되돌아보고 싶었어요. 제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출연했기에 하차를 결정할 때도 굉장히 신중했고, 쉽지 않았죠."

그동안 가수, 예능뿐만 아니라 자서전 ‘열혈남아’ 집필, 시나리오 작업 등 여러 분야에 도전해온 장혁은 당분간 배우 활동에만 전념하고 싶다고 밝혔다.

"시나리오 쓰는 걸 좋아하지만 영역 침범을 하며 작가가 되고 싶다는 건 아니에요.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현장과 연기에 대해 공부하는 거예요. 감정을 표현할 단어를 생각해보는 연기 연습의 연장선이죠."

◆ "'가시'같은 사랑을 나눠본 적이 없어요"

“사랑이요? 글쎄요, 중독이라고 여기는데 가족, 남녀관계, 친구들 간의 우정 등 다양한 관계가 사랑에 포함돼 있어서 정의를 쉽게 내리진 못하겠어요.”

영은처럼 누군가에게 중독돼 송두리째 사랑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 장혁은 사랑에는 변천사가 있다고 설명한다.

“사랑은 설렘을 느끼게 되는 긍정적인 변화와 파국, 집착으로 치닫는 부정적 변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제 사랑에 대한 과정과 결과를 보면 항상 설렘으로 시작해 긍정적으로 흘렀어요. 중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 집착이 된 부정적인 사랑은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네요”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매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바쁜 일정으로 지칠 법도 한데, 그는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멜로, 액션, 사극, 코믹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온 장혁은 일본 태평양 전쟁 당시 우리민족이 겪어야 했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처럼 근대화를 담은 시대극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흘러가는 역사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헤쳐나갈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삶이 마음에 든다고 한다.

“활동을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전혀 없어요. 현장에서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 그런 말은 저에게 배부른 소리예요. 현장에 나가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가공된 영화가 아닌, 날것을 느낄 수 있는 현장에서 아직도 채워나갈 게 아주 많은 걸요.”

[취재후기] 조각 미남 배우들은 오히려 얼굴에 연기력이 가려 빛을 보기 힘든 경우가 더러 있다. 장혁은 잘 생긴 배우이지만 ‘꽃미남 배우’보다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장혁 만의 향기와 연기력이 더욱 잘 생겨 보이기 때문이다.

 

nara92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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