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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90) 임다연] '프로N잡러' 수영인, 은퇴선수 모범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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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90) 임다연] '프로N잡러' 수영인, 은퇴선수 모범사례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2.08.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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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곽나경 객원기자] 운동선수만큼 생명이 짧은 직업이 있을까. 피겨스케이팅이나 리듬체조 같은 종목은 20대 중반만 되어도 전성기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일반인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나이에 체육인 상당수가 은퇴를 경험한다. 특수한 직업인 만큼 이들에게 인생2막 준비는 무척 중요하다. 

여기 운동선수 재사회화의 모범사례가 있다. '프로 N잡러'라 불릴 만큼 일과가 바쁘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의 90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선수이자 교수, 광고모델이자 칼럼니스트인 임다연이다. 그가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진솔한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자. 

임다연 교수. [사진=본인 제공]
임다연 교수. [사진=본인 제공]

-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경남체육회 수영선수이자 극동대학교 사회체육학과 교수 임다연입니다."

- 현재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현역 선수면서 교수입니다. 또한 네이버에서 칼럼을 연재하고 있고, 수영복 브랜드 아레나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스포츠연구소 연구원, 진로·윤리·인권 등을 교육하는 강사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여러 일에 도전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일곱살 때 운동을 시작한 이유도 몸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핍을 채우고자 많이 노력했는데 그랬기 때문에 지금까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연차가 쌓이며 은퇴를 생각할 텐데요. 그리는 미래가 궁급합니다. 

“어렸을 때는 그만 둘 날이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은퇴가 머지않았다는 걸 느낄 때마다 두려움이 조금씩 커졌습니다. 그래도 운 좋게 미래를 일찍 그릴 수 있었고 점차 선명해짐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은퇴 이후를 준비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다가올 은퇴를 멋있게 마무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영 선수일 때의 임다연 교수. [사진=본인 제공]
수영선수 임다연. [사진=본인 제공]

- 언제부터 미래를 준비하셨나요?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건 스무살이었습니다. 저는 초·중·고 내내 실업팀 고액 연봉자를 꿈꿨습니다. 고3 때 전국체전 3관왕을 차지하면서 꿈을 이뤘습니다. 고액 연봉으로 실업팀에 입단한 거죠. 하지만 계약은 파기됐고 평생 준비한 꿈을 잃었습니다. 그때 운동선수라는 직업이 불안정함을 느꼈고 자격증을 땄습니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은퇴에 대비했습니다. 

첫 도전은 선박조종사였습니다. 어렸을 때 꿈이 해양경찰이었어요. 국가대표 출신이라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찾아보다가 선박조종사 1급을 알게 됐고 고등학교 졸업 직후 면허를 취득했습니다.”

- 은퇴 순간이 온다면?

"요즘은 은퇴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물론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지만 아직은 많이 슬플 것 같습니다. 정말 사랑한, 삶의 이유였던 수영을 보낸다는 게 아쉽지만 평생 해온 수영을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큽니다."

- 미래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운동선수들은 당장 눈앞에 놓인 대회만을 바라봅니다. 단기적 목표를 세울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죠. 하지만 최근에는 학생 선수들도 미래를 바라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만약 용기가 나지 않거나 잘 모를 때는 미리 그 길을 간 주변의 선배들에게 물어보는 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 강단에 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강단에 서겠다는 꿈을 가져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선수 생활과 함께 스무살 때부터 수영 클럽 코치, 학교 운동부 전임 지도자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 더 잘 가르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교육대학원에 진학했고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지도법을 적용해보고 싶었습니다. 공부하면서 이론이 현장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라 잘 적용하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선수들에게 기술이나 더 나은 수영을 알려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후배들에게 강연을 통해 경험과 연구 분야를 전달하는 것도 뜻깊다 생각했습니다. 어느 순간 강연에 매력을 느꼈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회 발표 중인 임다연 교수. [사진=본인 제공]
학회 발표 중인 임다연 교수. [사진=본인 제공]

- 동시에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비결은?

“선수, 코치, 교수가 별개의 직업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비결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일에 적절히 균형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코치를 할 때도 제가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자들과 제가 서로 동기부여를 제공하면서 시너지가 발생했습니다.

교수라는 직업도 겉으로 보기에는 선수와 동떨어져 보이지만, 체대 교수면서 스포츠를 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게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수와 학생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서로 주고 받는 영향이 대단합니다.

물론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건 쉽지 않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라 생각합니다."

- 스포츠윤리와의 인연은?

“선수,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승리’입니다. 이기기 위해 연습하고, 이기기 위해 대회에 출전 합니다. 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느낀 건 어떻게 이기는지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최근 팬들은 어떻게 이겼는지 그 과정에 관심이 많습니다.

후배들에게 이를 알려주기 위해 공부했지만 저 또한 제 행동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윤리 전공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저도 더 나은 선수, 스포츠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대한체육회 진로지원센터 '찾아가는 운동선수 진로교육' 현장 [사진=유튜브 '스포츠타임' 캡쳐]
대한체육회 진로지원센터 찾아가는 운동선수 진로교육 현장. [사진=유튜브 스포츠타임 캡쳐]

- 대한체육회 진로지원센터와 강사의 역할은?

“대한체육회 진로지원센터는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돕는 기관입니다. 선수들의 직업 매칭, 취업과 진로 준비에 필요한 교육 지원, 프로그램 매칭 등을 진행하고 상담이나 멘토링도 진행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선수들이 센터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진로지원센터 사업 중 하나인 ‘찾아가는 운동선수 진로 교육’의 강사로 활동했습니다. 후배들을 직접 찾아가 진로 교육과 상담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고충을 듣고 해결을 위한 도움을 준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실제로 교육이 끝난 후에도 개인적으로 더 도움을 받기 위해 연락하는 친구들도 있고, 인연을 오래 이어가는 학생들도 있어서 고맙습니다."

- 더 도전하고 싶거나 계획 중인 것이 있나요?

“항상 고민합니다.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 한쪽에 치우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역할이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지금은 하고 있는 역할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이후 멋진 모습으로 은퇴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목표입니다. 그걸 이루고 난 다음에는 교수로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 제 분야에서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 미래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선수라면 누구나 은퇴 순간을 맞이합니다. 굉장히 두렵고 막막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너무 불안감에 빠져 있지 말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운동하면서 정말 모든 것을 쏟았어요.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도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보고 싶다,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꼭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실천을 통해 여러분들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용기를 가지고 행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과정을 통해 경험이 쌓이고 성취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감수, 편집국 통합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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