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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쌓는 이강인 이승우, 이젠 벤투의 시간 [축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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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쌓는 이강인 이승우, 이젠 벤투의 시간 [축구대표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29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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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강인(21·마요르카), 이승우(24·수원FC)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파울루 벤투(53)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 밖에 났던 이들이 극적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향할 수 있을까.

월드컵 개막까진 채 3개월이 남지 않았다. 가뜩이나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에서 보수적어서 전문가들은 최종엔트리의 90% 가까이가 이미 완성돼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축구 팬들 또한 벤투 감독의 철학과 스타일에 대해 반복 학습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상태. 그러나 이강인과 이승우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마요르카 이강인(오른쪽)이 28일 바예카노전 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 이강인 이승우, 왜 뽑혀야 하는가

이강인과 이승우가 뽑혔으면 하는 팬들의 바람이 많다. 강점이 확실한 둘이다.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네거조 상대팀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1,2명을 쉽게 따돌린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킬러패스도 그만큼 예리하게 배달할 수 있는 선수를 찾기 힘들다. 왼발 스페셜리스트로서 세트피스에서도 위협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과거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로 꼽혔을 만큼 재능이 뛰어났던 이승우는 올 시즌 수원FC에서 다시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스피드와 돌파력, 연계 능력이 모두 살아났고 자신감까지 더해지며 11골(3도움), 리그 득점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전술적 이해도에서도 부족할 게 없다. 이승우가 2019년 6월, 이강인이 지난해 3월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기는 앞서 수차례 벤투 감독의 철학을 학습했다. 더구나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한 ‘빌드업 축구’를 펼치는 대표팀에 패스와 연계플레이가 강점인 둘은 알맞은 조합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세도 뛰어나다. 이강인은 28일(한국시간) 라요 바예카노와 원정경기에서 초반부터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치더니 시즌 마수걸이골까지 터뜨리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지난 경기 어시스트에 이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지난 시즌 1골 2도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비약. 이승우도 수원FC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격 카드로 거듭났다. 28일 성남FC전 터뜨린 원더골은 이승우의 장점을 설명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더구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오는 11월 열릴 카타르 월드컵에선 팀당 엔트리를 23명에서 3명 26명으로 확대했다. 벤투 감독의 성향과 100% 부합하지 않더라도 벤치에 앉혀뒀다가 경기 후반 조커 카드로 활용하기에도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수원FC 이승우(아래)가 28일 성남FC전 골을 넣고 라스와 함께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단점까지 메운 천재들, 운명의 시간이 온다

벤투 감독이 이들과 멀어진 이유는 꽤나 명확했다. 벤투 감독은 공격수에게도 많은 활동량을 요구한다. 활발한 오프더볼 움직임은 물론이고 수비 가담도 적극적으로 해주는 이들을 선호한다. 공격적 파괴력은 다소 부족할 수 있어도 나상호(FC서울)가 중용 받는 이유다.

이승우와 이강인은 체구도 왜소한 편이고 체력적으로도 뛰어난 편은 아니다. 자연히 수비 가담이 부족했다. 또 둘 모두 뛰어난 온더볼 능력에 비해 오프더볼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따랐다. 더구나 둘이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는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던 때가 아니었다.

최근 둘의 활약을 벤투 감독이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이강인이 지난 시즌 주축으로 활용되지 못했던 이유도 오프더볼 움직임, 수비 가담에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두 가지 모두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이베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이 그에게 핵심적인 역할을 맡길 수 있는 배경이다. 이승우는 여전히 몸싸움 능력에선 아쉽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과 결정력 등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앞서 있는 포르투갈, 우루과이 등을 상대로는 아시아 예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한된 공격 기회만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려야 하고 공을 잘 지켜내야 한다. 공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한 이강인과 이승우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특히 이강인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조(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에게 슛 찬스를 제공할 수 있는 키패스 능력을 갖춘 자원이다.

대표팀은 다음달 23일 코스타리카, 27일 카메룬과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월드컵 최종소집 이전 100% 전력으로 호흡을 맞춰볼 마지막 기회다. 이번엔 과연 이강인과 이승우가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이전과 달리 유연적 사고로 대표팀을 오래 떠나 있던 이들을 선택할까 아니면 오래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로 밀어 붙일까. 이제 모든 건 벤투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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