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1:53 (목)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 흥행카드는 '양조위 내한'
상태바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 흥행카드는 '양조위 내한'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09.08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꺾였던 날개를 다시 펼친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기자회견이 지난 7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진행됐다. 자리에는 이용관 이사장과 허문영 집행위원장, 오석근 아시아 콘텐츠&필름마켓 공동위원장,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화두는 3년 만의 영화제 전면 정상화. 코로나 팬데믹으로 꺾인 흐름을 반등하고 힘차게 날아오르겠다는 각오다. 현행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좌석의 100%를 사용하며, 개·폐막식을 비롯한 이벤트, 파티 등 모든 행사들의 정상 운영이 준비되고 있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왼쪽부터), 허문영 집행위원장, 이용관 이사장, 오석근 아시아 콘텐츠&필름마켓 공동위원장.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이용관 이사장은 "올해는 대대적으로 정상적인 부산국제영화제를 펼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다. 2020년, 2021년 두 번에 걸쳐 온·오프라인을 병행했는데, 극히 제한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좋은 축제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 역시 완전 정상화를 두고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며 "중단됐던 아시아 지원 프로그램이 전부 복원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 동안 중단됐던 아시아영화펀드(Asian Cinema Fund, ACF)와 아시아영화아카데미(Asian Film Academy, AFA)가 전면 재개되는 게 눈에 띈다. 특히 아카데미는 럭셔리 브랜드 샤넬과 함께 협업,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로 명칭을 변경해 진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팬데믹 기간에도 유지됐던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올해 6개의 어워드를 추가해 대폭 확대된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sian Contents & Film Market, ACFM) 또한 3년 만에 정상 개최되고 기존의 E-IP마켓(Entertainment Intellectual Property Market)을 확장한 부산스토리마켓을 출범한다. 이는 세계 최초의 스토리마켓으로 국내외 주요 콘텐츠 관련 기업 및 기관들이 대거 참여해 도서, 웹툰, 웹소설 등 영화제작의 출발점인 스토리를 거래한다.

상영관 객석 100% 사용과 같이 영화제 방문객을 위한 자리도 돌아온다. 그중 관객과 영화 예술인 간의 대면 행사 시네마투게더를 부활시켜 역대 최다·최상의 라인업을 선보인다. 멘토 16인이 관객들과 한 팀을 꾸려 행사 기간 동안 영화를 함께 관람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멘토 라인업은 김성훈, 변성현, 김보라(이상 감독), 강말금, 강진아, 강길우(이상 배우) 등이다. 

이용관 이사장.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이용관 이사장.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이번 영화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 유치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이용관 이사장은 "박형준 부산 시장이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정재를 비롯한 영화인들과 방탄소년단(BTS) 등 각계각층 유명인들도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아낌없는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들도 성공리에 개최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며 "온 세계 영화인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모두가 행복한 진정한 축제의 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부른 인물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7년 만의 내한을 결정한 중국 배우 양조위였다. 양조위는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이들에게 수여하는 상인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개막식 일정에 맞춰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사진=(주)디스테이션 제공]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사진=(주)디스테이션 제공]

홍콩 출신 배우 양조위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로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1994)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등에 출연하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가 사랑하는 배우이기도 한 그는 2000년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비정성시'(1990) '씨클로'(1995)' '색,계'(2007)에 출연하기도.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과 함께 양조위의 대표작을 상영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조위가 직접 선택한 6편의 영화 '2046' '동성서취' '무간도' '암화' 등이 선정됐으며, 양조위는 해당 프로그램 일정동안 관객과의 만남에 참석한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이 소식을 전하며 "영화 팬들에게 변함없는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한 명"이라며 "양조위에게 상을 줄 수 있어 영광"이라고 미소 지었다. 

영화 '20세기 소녀'(위), '소년들' 스틸컷.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영화 '20세기 소녀'(위), '소년들' 스틸컷.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프로그램 면에서는 한국영화의 다양성 확장이 눈에 띈다. 특히 미개봉 한국 주류 상업 영화를 소수 엄선해 프리미어로 상영하는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이 신설됐다. 첫 회에는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 방우리 감독의 '20세기 소녀'가 선정됐다.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에 대한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99년에 발생한 ‘삼례 나라슈퍼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배우 설경구를 중심으로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등이 출연한다. 방우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 '20세기 소녀'는 1999년 소년과 소녀의 싱그러운 사랑이 21세기에 다시 들려온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배우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여기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끈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의 뜻을 기리는 다큐멘터리 '지석'이 첫 선을 보이며, 한국전쟁 중인 1952년에 개봉해 현존하는 작품 중 한국전쟁이 재현된 첫 번째 영화 '낙동강', 제2의 '미나리'를 꿈꾸는 한국계 배우이자 감독 앤소니 심의 '라이스보이 슬립스' 등도 상영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음달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 7개 극장에서 진행된다. 개막작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 폐막작은 히라노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한 남자'로 확정됐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