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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막내딸' 김신영의 첫 걸음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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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막내딸' 김신영의 첫 걸음 [SQ현장]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09.20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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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개그우먼 김신영(39)이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로 국민 앞에 선다. 전국노래자랑을 34년간 이끈 '일요일의 남자' MC 송해의 뒤를 이어 '일요일의 막내딸'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겠다는 포부다.

김신영은 지난 17일 경기 하남 미사경정공원에서 열린 KBS 1TV '전국노래자랑' 간담회에서 "제의가 들어왔을 때 정말 감사했고 그것만으로도 너무 큰 영광이었다"며 "설마 했는데 예쁘게 봐주셔서 MC가 됐다. 앞으로 내가 사는 그날까지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다"고 발탁 소감을 밝혔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김상미 CP와 조현아 예능센터장이 참석해 MC 발탁에 대한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조현아 센터장은 "후속 MC 선정을 하면서 어느 때보다 마음이 무거웠다. 이는 제작진의 숙제를 넘어 KBS의 숙제였다"며 "심사숙고 끝에 오랫동안 라디오 진행을 해 친화력이 뛰어나고, '가요 지식 1인자'라고 할 수 있고, 희극인으로서 출연자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김신영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 센터장은 "새 MC 발표 후 너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고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이 모든 게 김신영이 열심히 애써 온 덕분이고, 새 얼굴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겠다. 의외의 선택이라고들 하지만, '전국노래자랑'만 보면 딱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상미 CP는 "사실 전국노래자랑 스케줄이 극악무도하다. 온 국민을 만나러 가야 해 지역 스케줄이 대부분이다. 야외 공연이라서 날씨 영향도 많이 받는다. 라디오 스케줄도 못지않게 힘든데, 김신영 씨가 변함없이 10년간 (정오의 희망곡을) 진행해 누구보다 성실하다고 느꼈다"고 첫 번째 발탁 이유를 전했다.

이어 "김신영씨 유머 코드를 보면 서민의 삶이 녹아있다. 세신사·식당 아주머니, 빠지 아저씨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을 잘 관찰하고 웃음을 뽑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전 국민과 무대에서 함께 놀 수 있는 MC로서는 적격이라 생각했다"며 김신영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내달 16일 오후 12시10분 하남시 편이 먼저 전파를 탈 예정이지만, 김신영은 지난 3일 자신의 고향인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MC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김신영은 "'전국~' 하자마자 눈물이 울컥 나오려고 했다. '노래자랑!'으로 화답을 해주시는 관객의 모습에 머리가 하얘졌다. 태어나서 긴장을 가장 많이 했다. 데뷔 때보다 훨씬 더 떨렸다. 나중에 그 영상을 보고 소속사 식구들과 엉엉 울었다. 떨림, 벅참 등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김상미 CP는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대낮이기도 하고 정식 공연장이 아니라 조금은 산만하기도 하다. 송해 선생님은 워낙 연륜이 있으셨지만 첫 녹화라 신영 씨가 너무 작아보이면 어떡하지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녹화 들어가서 저 친구 실신하면 어떡하지 할 정도로 에너지를 뿜어냈다. 3만8000명이 왔다는데 뒤에 계신 분들까지 집중하시고 계시더라. 걱정 안해도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막 자라나는 새싹이지만 큰 나무가 될 수도 있겠다 기대가 됐다"고 전했다.

김신영의 MC 발탁으로 전국노래자랑은 34년 만에 터닝포인트를 마주했다. 전통과 변화 사이에서 전국노래자랑은 어떤 선택을 할까. 김상미 CP는 "송해 선생님에게 폐가 되지 않는 게 우리의 우선순위고, 누가 되지 않게 잘 이어가는 게 첫 목표다. 급격하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어렵겠지만, 조금만 너그럽게 봐주시면 김신영만의 '전국노래자랑'이 보여질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은 42년 된 나무라고 생각한다. 42년 나이테를 한 순간에 베고 무언가를 새로 만들 생각은 없다. 나무 옆에서 자라나는 작은 나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며 "라디오를 시작할 때도 비슷한 부담이 있었다. 여기서 뭘 해내겠다 하면 어색해지더라. 전국노래자랑 통해 국민들 만나다보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을 것 같다. 전국 팔도에서 배우는 모든 것들이 전국노래자랑의 색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무엇보다 김신영은 송해로부터 국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김신영은 돌발상황 대처에 대한 질문에 "송해 선생님처럼 국민들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큰 덕목이다. 참가자들에게 '바지만 벗지 마시고 하고 싶은 거 다 하셔도 된다. 바지는 제가 올려드릴테지만 방송에는 안 나온다. 웬만한 거 다 하시라'고 말한다. 돌발 상황도 전국노래자랑의 맛과 멋이다.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열려있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을 사랑해주셨던 분들이 막내딸 키운다는 생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막내딸이 키우는 재미가 있지 않나. 막둥이 키운다는 생각으로 예쁘게 봐달라"며 "거북이처럼 천천히 오래 전국팔도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 듣고 많이 배우겠다. 하고 싶으신 이야기들, 장난치고 싶었던 것들 다 받아드리겠다. 예심 많이 참가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된 전국노래자랑 공개 녹화에는 화려한 라인업의 스페셜 게스트들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첫 무대를 연 양희은은 "가수 인생 50년 만에 전국노래자랑 첫 출연"이라며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다. 커나갈 어린 싹이라고 생각하고 보듬어주시길 바란다. 신영이도 욕심 내려놓고 너무 잘하려고 하지말고 편안하게 하면 된다"고 응원했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2시간 넘게 녹화가 이어졌지만, 김신영은 끊임없이 관객 호응을 유도하는가 하면 일반인 참가자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에너지를 뿜어냈다. 뒤이어 방송인 송은이와 이계인, 가수 나비, 박서진이 등장해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고, 박현빈, 브레이브걸스, 에일리까지 무대를 펼치며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이날 현장에서 만난 30대 시민은 "그 전에는 프로그램을 잘 안 봤는데 김신영 MC 이후 관심 생겨서 구경 왔다"며 "생각보다 능숙하게 잘한다. 재밌다"고 밝혀 새로운 시청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오랜 기간 전국노래자랑을 지켜본 기존 시청층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한 70대 시민은 "김신영 보러 왔다. 실제로 보니까 더 잘한다"며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해서 좋다. 송해 때부터 봤는데 아주 잘해서 만족스럽다"고, 60대 시민은 "MC 소식 듣고 놀랐는데, 오늘 보니 기존 촬영과 다른 면이 보인다. 프로그램이 젊어진 것 같다. 앞으로도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주 일요일 낮 12시 10분 1990여회에 걸쳐 시청자를 찾은 전국노래자랑은 앞으로 새 MC 김신영과 함께 국내 대표 장수 프로그램으로서 명맥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전국팔도 방방곡곡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될 '일요일의 막내딸' 김신영입니다. 앞으로 저를 새싹이라고 생각해주시고 여러분이 사랑의 자양분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제가 '전국' 하면 '노래자랑!'으로 사랑 주시길 바랍니다. '전국, 노래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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