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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강인 패싱', 벤투에게 라리가 도움 1위란? [한국 카메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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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강인 패싱', 벤투에게 라리가 도움 1위란? [한국 카메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9.27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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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이강인! 이강인! 이강인!”

이강인(21·마요르카)은 27일 서울시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 9월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벤치를 지켰다. 그러나 경기 후반 관중석에선 이강인의 이름이 연호됐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맹활약하며 도움 1위에 올라 있는 이강인이지만 한국 대표팀에선 2경기에서 단 1분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축구 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강인이 27일 카메룬과 평가전에서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관중들은 경기 후반과 종료 후 이강인의 이름을 연호하며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불만의 뜻을 표시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평가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건 이강인의 활용 여부였다. 지난 시즌까지도 단점으로 꼽혔던 수비 가담 능력과 체력, 오프더볼 움직임을 모두 크게 보완하며 기회를 늘렸고 6경기에서 3도움(1골), 스페인 라리가 도움 1위에 올라설 만큼 경기력도 뛰어났기에 이강인을 향한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전 이강인은 피치를 밟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당초 이강인에게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언론과 팬들이 선수 개인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팀이 더 중요하다. 선수 개개인이 아닌 팀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활용 여부에 대해선 애매한 답변만을 내놨다. 코스타리카전 이후 이강인이 벤치를 지킨 이유에 대해 묻자 “백승호나 김태환, 조유민도 마찬가지로 출전하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건 아니”라며 다소 불편한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6일 비대면 기자회견에서도 벤투 감독은 이강인에 대한 질문에 “경기 중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모호한 대답을 하더니 “어린 선수들은 경기력, 의지를 보여줘야겠지만 이런 점은 소속팀에서 보여줘야 한다. 대표팀에 오려면 구단에서 먼저 기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이강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핵심 선수로 인정받고 있고 충분히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기존의 틀에서 크게 변화 없는 라인업을 들고 나섰다. 스페인 라리가 도움 1위 이강인은 결국 피치를 밟지 못했다.

 

결국 특유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즉답을 피해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이강인을 대표팀에 소집하기도 했지만 당시에도 충분한 기회를 주진 않았다. 당시엔 소속팀에서도 중용되던 때가 아니었고 지난 시즌까지 단점으로 꼽혔던 점도 부각됐던 때였다. 벤투 감독도 이강인의 이 같은 단점에 대해 간접적으로 아쉬움을 나타냈고 결국 1년 6개월 동안 대표팀에 소집하지 않은 이유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꼽히는 라리가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던 터였다. 이와 맞물려 대표팀의 ‘빌드업 축구’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이강인의 패스 센스와 탈압박 능력, 날카로운 왼발 킥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애초에 이강인을 활용해볼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벤투 감독이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하고 나자 이날 상암벌을 가득 메운 관중들 사이에선 이강인의 이름이 연호되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 응원 구호를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없었지만 6만 관중들은 마치 한마음이 된 것처럼 이강인의 이름을 외쳤다. 벤투 감독의 귀에 닿기를 원하듯 점점 함성은 커져갔다. 경기를 끝난 뒤에는 그 함성의 크기가 더 커졌다.

이강인이 라리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무조건 벤투 감독이 그를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강인은 눈에 띄게 성장했고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은 다음달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시험무대였다. 1년 6개월 동안 활용하지 않았던 이강인을 제대로 테스트 해볼 마지막 기회였지만 벤투 감독의 머릿속에 이강인은 없었다.

이강인이 최종엔트리에 뽑힐 확률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이번 평가전에서도 활용하지 않았던 그에게 월드컵 본선에서 기회를 줄 것이라는 생각은 축구 팬들의 희망사항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벤투 감독의 특유의 고집이 축구 팬들을 전혀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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