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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후보2, 김진태 도지사 글 때문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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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후보2, 김진태 도지사 글 때문에 '난감'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09.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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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SNS 글에 애꿎은 '정직한 후보2'가 뭇매를 맞았다.

지난 26일 김진태 지사의 SNS에 "'정직한 후보2' 시사회를 가졌습니다. 라미란 씨가 국회의원에 떨어지고 강원도지사가 돼서 겪는 스토린데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라는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에는 배우 라미란 판넬 옆에서 주먹을 쥐고 미소 짓고 있는 김진태 지사의 모습이 담겼다. 

속편으로 돌아온 정직한 후보2는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은 전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과 그의 비서 박희철(김무열 분)이 '진실의 주둥이'를 쌍으로 얻게 되는 코미디를 담는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사진=김진태 SNS]
김진태 강원도지사. [사진=김진태 SNS]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김진태가 시사회를 관람하고 영화 관람을 독려한 선에서 끝날 일. 하지만 김 지사가 "강원도청 올로케라 실감났다. 거짓말을 못한다는 설정까지 딱 제 이야기더라"라고 덧붙인 말이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해당 영화 배급사 관계자가 반박에 나선 것이다. 관계자는 "일단 강원도청 올로케도 아니다. 이 트윗(게시글) 덕분에 평점 테러 당하고 있어서 죽을 맛"이라며 "전임 도지사(최문순)님 때 찍은 영화인데 왜 숟가락을 올리십니까. 살려달라. 여러 사람들이 이 영화에 목숨 걸고 일했고 흥행 결과에 밥줄 걸린 사람들도 있다"고 호소, 게시글 삭제를 요청했다. 현재 해당 관계자의 글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사진=NEW 제공]
영화 '정직한 후보2' 스틸컷. [사진=NEW 제공]

◆ 밥상은 최문순, 숟가락은 김진태?

"강원도청 올로케라 실감났다. 딱 제 이야기더라"

김진태의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작품 속 캐릭터에 이입했다는 의미지만, 일부 누리꾼에겐 마치 영화가 김진태의 협조 하에 강원도청에서 촬영됐고 그를 모티브 삼아 만들어진 것처럼 들렸다.

실제로 영화는 최문순 전 지사 임기 동안 제작됐다. 지난 해 최문순이 촬영 현장을 방문해 라미란 배우와 관계자를 격려하기도 했다. 영화 촬영에 협조한 것은 최문순이다. 영화는 김진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강원도청 올로케이션이라는 말도 사실과 다르다. 몇몇 장면이 강원도청에서 촬영된 것은 사실이나, 도지사 집무실을 포함한 청사 내부는 춘천 봄내영화종합촬영소에 세트를 제작해 촬영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강원도 산하기관, 레고랜드 테마파크 건설 부지, 강원도 곳곳에 자리한 해수욕장이 촬영지로 선정됐다.

무엇보다 정치인이 정치 풍자극을 자신의 이야기라고 공식화한 탓에 정직한 후보2만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일부 누리꾼의 표적이 된 것이다. 포털사이트 내 영화 평점란은 평점 1점과 함께 "김진태가 본인 이야기라고 하더라" "김진태 모티브 영화라니" 등의 평점 테러가 쏟아졌다. 개봉날 저녁 8점대였던 평점은 계속된 평점 테러로 29일 오전 11시 기준 7점대로 하락했다. 또한 SNS 상에는 '정직한 후보2 불매'라는 해시태그가 트렌드로 올랐다.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사진=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사진=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 김진태 발언에 영화계 반응은 싸늘

김진태가 정직한 후보2 관람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글을 게재했다고 하더라도 영화계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 벌어진 지역영화제 폐지 사태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민선 8기 김진태 강원도정 출범 이후 최문순이 추진한 대형 사업들이 폐기 및 재검토되는 사례가 이어졌다. 그중에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예산 지원 중단도 자리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지원 중단 과정은 앞선 강릉국제영화제와 동일하게 지자체의 일방적인 통보로 이루어졌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평화의 메시지를 이어가고자 출범된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후발주자로 나선 만큼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에 비해 보조금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4회를 끝으로 폐지를 선언하자 김진태는 "몇십억 보조금을 받아서 사업을 못할 사람이 어디있냐. 독자적으로 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영화제 폐지에 잇따른 문화예술계 반향에 대해 "영화제만 위축되는 것이지 문화예술계는 오히려 활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아이러니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에 김형석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지난 24일에 진행된 '영화제 지원 축소 및 폐지에 따른 영화인 간담회'에서 "한국이 대중문화 강국으로 위상을 놓여가는 가운데 영화제를 지자체장 마음대로 폐지해도 된다는 정치적 발상을 지적하고 싶다. 문화를 없앰으로써 정치적 힘을 과시하는 거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방은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보조금 의존도를 줄여가는 노력이 있었음을 강조하며 "경제를 이야기하면 더 당당하다. 적은 금액으로 젊은 인력들을 강원도로 불러모았고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또 극장 인프라가 전무하고 리조트 밖에 없던 곳에 50개에 가까운 로컬 파트너를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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