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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97) 노윤주] "스포츠아나운서, 단단히 각오하고 뛰어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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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97) 노윤주] "스포츠아나운서, 단단히 각오하고 뛰어드세요"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2.11.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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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윤홍준 객원기자] 4월에 개막해 대장정을 달려온 KBO리그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프로스포츠 대표 종목인 야구는 7개월 넘도록 월요일 빼고는 늘 열리는 데일리 이벤트라 일상과 매우 밀접하다. 평일 기준 경기가 끝날 시간부터는 전 경기를 리뷰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스포티비(SPOTV) '스포츠타임 베이스볼'이 그중 하나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가 '스포츠타임 베이스볼(스탐베)'의 대표 진행자 노윤주 아나운서를 인터뷰했다. 최근에는 SBS 축구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에 출연해 인지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전현직 아나운서들로 구성된 FC아나콘다에서 공격수로도 맹활약하고 있는 그가 스포츠아나운서 지망생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노윤주 아나운서. [사진=본인 제공]
노윤주 아나운서. [사진=본인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포티비 아나운서 노윤주입니다. 반갑습니다."

- 아나운서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생 때부터 항상 스포츠아나운서를 꿈꿨습니다. 한 번 정하고 변한 적이 없어요. 그냥 '나는 무조건 아나운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운동을 워낙 좋아했고 모든 과목 통틀어서 체육시간을 제일 좋아했어요. 그래서 스포츠아나운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게 계기인 것 같아요."

-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제가 나온) 고등학교가 다 유학을 가는 대안학교라 자연스레 가게 됐어요. 원래 미국 주립대학교에 합격해서 가려 했는데 그게 아이비리그도 아니고... 제 꿈은 스포츠아나운서인데 일반 주립대는 장점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에서 국제학교에 갈 수 있게 됐는데 영어를 공부할 수 있었고, 가깝기도 해서 일본을 선택하게 됐어요."

- 일본 유학을 마치고 경희대로 편입했습니다. 

"스포츠아나운서가 꿈이라 당시에는 체대를 꼭 가야 되는 줄 알았어요. 원래 체육대학에 가고 싶었는데 결국엔 유학을 가게 됐죠. 그러던 중 3학년 때쯤 되니 취업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에서 어떻게 하면 될까 하다 한국에 있어야 아카데미도 다닐 수 있으니 ‘학교를 바꿔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체대를 찾아보다 경희대에 합격했죠. 알고 보니까 경희대 체대가 역사가 깊더라고요. 좋아서 고민 없이 바로 갔어요."

- 학교생활 중 동아리나 동호회에서 아나운서 활동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행사를 무조건 많이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찍 아나운서 준비를 하게 됐는데 일단 경력직을 많이 뽑기도 하고, 신입을 뽑는다 해도 경력 쓰는 칸이 있으니까 이건 안 되겠다 싶은 거예요. 그래서 일반 아르바이트보다도 스포츠 관련된 활동을 해야겠다 싶었어요. 동아리에서 개최하는 행사같은 것들을 진행해보거나 비슷한 행사를 다양하게 했던 것 같아요. 스펙을 채우기 위해서기도 했지만 무작정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 스포츠아나운서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요. 

"일단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돼요. 진짜 스포츠를 좋아해야 이 일을 꿈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볍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는 예전에 아나운서 지망생 때 가볍게 이야기하는 친구들에게 속으로 화가 많이 났어요. 진심으로 하고 싶었거든요. 이 직업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막상 해보면 되게 힘들어요. 야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좋아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잘 알아야 하고 말로 잘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시즌이 길잖아요. 어떤 종목이든 각 시즌이 몇 개월 동안 있는데 좋아하지 않으면 버텨낼 수가 없어요. 가슴에 손을 얹고 진심으로 스포츠를 좋아하는지 먼저 생각 하고 버틸 수 있는지 단단히 각오하고 뛰어들어야 해요."

노윤주 아나운서. [사진=본인 제공]
노윤주 아나운서. [사진=본인 제공]

- 이 자리까지 오실 수 있었던 무기가 있다면?

"저는 약간 물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편이에요. 큰 욕심 안 내고 작은 것부터 시작했어요. 예를 들면 스포츠 관련 시험이 있다면 무조건 그냥 지원했어요.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도 '나는 공중파 가야지!' 이런 것도 전혀 없었고, 그냥 그 주어진 일을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 보니 스포티비 공채도 합격할 수 있게 되고... 제게 오는 기회들을 놓치지 않고 했던 게 지금까지 올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 만약 아나운서를 안 하셨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하셨을까요?

"일단 무조건 스포츠 필드였을 것 같아요. 사실 이전에도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항상 말씀드리는 게 저는 플랜B가 없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떤 자신감으로 내가 그랬지?' 싶습니다. 무조건 스포츠아나운서 하는 게 꿈이었어서... 아나운서가 아니면 뭘 했을까 상상이 안 돼요."

-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만약 오전 스케줄 있으면 하고 일단 샵으로 먼저 출근해서 헤어, 메이크업을 받아요. 밤 6시 30분이 야구 시작이니깐, 1시간 전쯤 밥 먹고 야구 볼 준비를 해요. 준비를 마치고, 야구가 시작되는 타이밍 맞춰서 해설위원님들, 작가님들, PD님들이랑 다 같이 야구를 봐요. 야구를 보면서 분석할 부분은 분석해요. 야구가 끝나면 방송을 합니다. 야구 시작하기 전부터 끝나고 1시간 반까지가 저의 일이에요. 늦을 땐 자정에 끝나니까 귀가하면 1~2시 되는 것 같아요. 오전 라이프는 있긴 한데 거의 주 6일 하니까 평일 저녁 시간이 아예 없어요."

- 매일 야구 경기를 기다리는 게 힘들진 않으신가요?

"가는 길은 힘든데 막상 하게 되면 재밌는 것 같아요. 어떤 게 힘드냐면... 운전해서 갈 때 날씨 좋은 날 샵 주변에 맛집들도 있고 친구들끼리 맛있는 거 먹으러 예쁘게 꾸민 여자분들도 많고... 그런 거 지나칠 때 조금 힘들어요. 요즘 가을 하늘 노을 질 때 엄청 예쁘잖아요. 그런 날 출근해야 한다는 점과 개인의 사생활을 마음껏 즐기지 못한다는 점이 약간 아쉬울 때가 있어요."

- 골때녀에 투입된 과정도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삶의 목표가 물 흐르듯이 사는 거잖아요. 준비된 사람한테 기회가 오더라고요. 지인을 통해서 섭외가 왔습니다. 그 땐 축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 지인분도 제가 운동을 잘하는 걸 아니까 소개시켜 주셨고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물론 바빠서 급하게 뽑아야 될 경우는 영상을 제출해서 제작진끼리 판단하는 것도 있지만 제가 들어왔을 때는 감독님이 직접 테스트를 1:1로 봤어요. 오디션 보면서 축구공이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들고 공이 무서운지 모를 때여서 다 막아버린 거에요. 그 당시에 오정연 아나운서가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골키퍼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렇게 잘 해서 골키퍼로 발탁됐죠."

노윤주 아나운서. [사진=본인 제공]
노윤주 아나운서. [사진=본인 제공]

- 노윤주 아나운서가 바라보는 스스로는 어떤 사람인가요?

"순간순간을 즐기는 사람인 거 같아요. 그냥 큰 욕심 없이 가늘고 길게 가자는 주의입니다. 그때그때 주어진 역할을 잘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어디에서 어떻게 좋은 일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순간순간을 기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크게 되어야지'보다는 '이렇게 잘하고 있으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알아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 어떤 사람으로 팬들한테 기억에 남고싶으세요?

"‘저 친구는 꾸준하게 자기역할을 잘하는구나’ 그리고 ‘모든 걸 시켜도 잘하는구나’라는 말을 듣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처음 스포티비(SPOTV)에 입사했을 때 인터뷰에서 '운동 잘하는 스포츠아나운서'라고 불리고 싶다 했거든요. 근데 그게 이루어졌잖아요. '주어진 역할 잘하고 하면 인정해주겠지' 했는데 진짜로 골때녀를 하게 됐고 '저 친구 운동도 잘하네?'가 됐어요. 이대로 욕심 너무 크게 내지 않고 성실하게 제 일을 하면 누군가는 인정해준다고 생각해요."

- 스포츠아나운서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한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희 스포티비 아카데미 지망생 여러분들께도 늘 말씀드리는 것처럼... 일단 가슴에 손을 얹고 스포츠를 진짜 좋아하는지 생각하시고 이 직업을 진지하게 여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지 자신을 잘 돌아본 다음에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겉모습이 화려하니까 쉽고 재밌겠다고만 생각하지 마세요. 엄청 힘든 직업입니다. 고난과 역경을 다 헤치면서까지 하고 싶다면 준비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감수, 편집국 통합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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