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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폭로' 오메가엑스의 의지 "꿈 포기 않겠다"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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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폭로' 오메가엑스의 의지 "꿈 포기 않겠다" [SQ현장]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11.16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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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스포츠Q(큐) 글 김지원 · 사진 손힘찬 기자] 소속사 대표에게 폭언·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그룹 오메가엑스(OMEGA X)가 기자회견을 열고 "상품이 아닌 사람으로 존중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오메가엑스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메가엑스 멤버 전원(재한, 휘찬, 세빈, 한겸, 태동, 젠, 제현, 케빈, 정훈, 혁, 예찬)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서주연 변호사가 자리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오메가엑스의 첫 월드투어 공연이 진행됐던 미국 현지에서 일부 멤버가 소속사 대표에게 폭언 및 폭행을 당했다는 목격담과 녹취록이 유포됐다. 당시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는 "모든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지만, 이후 멤버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술자리 강요, 가스라이팅, 불쾌한 신체접촉 등 추가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사진=스포츠Q(큐) DB]

 

노종언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은 우리 사회의 부당한 문제이고 이 문제가 바뀌길 바라며 용기를 내서 이 자리에 섰다"며 "회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전속계약 효력부존재 소송과 함께 형사고소 및 위자료 소송 등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재한은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부당한 대우 받아오고 있었지만 꿈을 잃게 될까봐 참고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더이상 그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꿈을 펼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세상에 소리쳐야겠다 마음 먹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멤버들의 폭로에 따르면 강 대표의 학대는 데뷔 후 두 번째 앨범을 준비하던 작년 12월부터 시작됐다. 강 대표는 멤버들에게 술자리를 강요했으며, 성적인 발언을 하거나 허벅지를 만지고 얼굴을 가까이 붙이는 등 성추행도 일삼았다. '활동하고 싶으면 기어라', '죽여버리겠다',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 등 폭언 및 협박도 있었다.

이로 인한 충격으로 일부 멤버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한겸은 "술 취한 강 대표의 전화를 반복적으로 받으면서 불안하고 초조한 날들이 많았다"며 "지금도 진동 소리, 휴대폰 알람 소리만 들어도 불안해서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제현은 "모든 멤버들에게 불안감과 공황 증세가 있다. 저 역시도 정신과 치료 받고 있다. 하이톤 여성 목소리 들으면 흠칫 놀랄 정도"라고 고백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오메가엑스 리더 재한 [사진=스포츠Q(큐) DB]

 

논란 이후 오메가엑스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는 "투어 중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대표는 자진 사퇴했다"며 "재발 방지에 힘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멤버들은 귀국 후 소속사나 대표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단 한번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정훈은 "오히려 군대 문제를 거론하고 터무니 없는 정산서를 보내면서 협박을 일삼았다. 그래서 저희도 더이상 대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 변호사는 "소속사 측은 멤버들 때문에 빚이 생겼으니 3~4억의 빚을 갚으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노종언 변호사는 "폭행, 협박 업무적 위력에 의한 강제 추행 및 공갈미수로 강 대표를 고소하고, 신속히 전속계약 효력 정리를 하게 할 것"이라며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철저히 묵살한 황 의장에게도 방조 및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또 "전속계약 무효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은 별개의 문제"라며 "학대가 수반 되냐, 아니냐의 문제다. 멤버들이 폭행, 폭언, 위계에 의한 추행을 당한 사실이 분명하기 때문에 손해배상도 무난하게 승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스포츠Q(큐) DB]
[사진=스포츠Q(큐) DB]

 

오메가엑스는 기자회견에 앞서 오메가엑스의 한글, 영문 그룹명과 팬덤명 등의 상표권 출원을 신청했다. 출원일자는 지난 7일이며 아직 상표권 등록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상표권 출원 신청은 소속사를 떠나 팀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재한은 "11명이 함께 활동하기 위해 가능성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오메가엑스 활동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활동 의지를 전했다. 노종언 변호사는 "오메가엑스 멤버들의 요청이 있어서 법무법인 이름으로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라며 "멤버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 되면 양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메가엑스 멤버들은 연예계를 비롯, 위계에 의한 '갑질'로 고통받는 이들을 향해 공감과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예찬은 "저희 직업이 전속계약으로 맺어진 관계인만큼 폐쇄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표준계약서에 필요한 부분이 추가되면 좋겠다. 부당한 대우를 관리할 수 있는 중재위원회나 기관들이 생겨서 어려움 겪는 분들께 도움 될 수 있도록 사회가 바뀌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재한은 "저희 오메가엑스가 꿈을 지켜내기 위해서 지금까지 참아왔지만 이제는 저희가 지켜야하는 팬분들, 가족들, 멤버들을 위해서 용기 내기로 마음 먹었다. 이 세상 어디에선가 부당한 대우 받고 일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오늘 저희 목소리 듣고 용기 내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저희 11명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한은 이날 기자회견 말미 "누구보다 팬분들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11명 모두가 용기낼 수 있었다"며 응원을 보내준 팬들을 향한 감사함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는 변호사회관 앞에 모인 팬들은 "멤버들을 응원한다"는 말 이외에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아꼈다.

오메가엑스는 지난해 6월 데뷔한 11인조 보이그룹이다. 멤버 전원이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및 데뷔 경험이 있는 '경력직 아이돌'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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