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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알라이얀의 기적, 1993 도하보다 더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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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알라이얀의 기적, 1993 도하보다 더한 감동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2.12.03 0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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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선수단과 국민의 간절한 바람을 하늘이 들어준 걸까. 한국체육사에 길이길이 남을 역사가 쓰였다. 기적도 이런 기적이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가 단 9%에 불과한 확률을 이뤘다. 29년 전 ‘도하의 기적’을 뛰어넘는 ‘알라이얀의 기적’이다.

3일 0시 킥오프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피파랭킹 28위 한국은 9위 포르투갈을 2-1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같은 시각 진행된 우루과이-가나 경기가 우루과이의 2-0 승리로 끝나면서 불가능할 것 같던 ‘경우의 수’가 완성됐다.

붉은악마들과 16강 진출 기쁨을 만끽하는 선수단. [사진=연합뉴스]

우루과이와 1차전 0-0 무승부, 가나와 2차전 2-3 패배로 1무 1패였던 한국은 1승 1무 1패(승점 4)으로 2승 1패(승점 6)인 포르투갈에 이어 H조 2위로 조 상위 두 팀이 나서는 16강 토너먼트에 안착하게 됐다.

우리가 첫 경기에서 잘 싸웠던 우루과이도 1승 1무 1패(승점 4)에 골득실 0이지만 4득점 4실점한 우리에 비해 2득점 2실점한 우루과이가 다득점에서 뒤져 탈락했다. 우리를 잡았던 가나는 1승 2패(승점 3)로 짐을 쌌다.

1993년 10월이 오버랩된다. 그때도 장소가 카타르였다. 한국이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순간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야기다.

한국, 북한, 일본, 이라크,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가 등 6개국 중 2개국이 본선행 티켓을 딸 수 있는 가운데 한국은 4차전까지 1승 2무 1패로 실패가 눈앞이었다. 북한과의 최종전을 무조건 2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일본이 비기거나 져야만 2위가 되는 상황이었다.

북한을 3-0으로 누른 뒤 그라운드에서 일본-이라크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이라크가 거짓말처럼 버저비터 골을 작렬시키면서 ‘도하의 기적’이 완성됐다. 일본에선 이를 ‘도하의 비극’이라 칭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 독일을 꺾으며 명장 반열에 오른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당시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던 멤버 중 하나다.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로부터 29년 후. 이를 뛰어넘는 스토리가 완성됐다. 월드컵 진출 정도가 아니라 본선 조별리그 통과라니 그 감동의 정도가 갑절이다. 진인사대천명.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일을 해내고 하늘의 뜻을 기다렸더니 ‘초대형 사고’가 터지고야 말았다.

도하의 바로 옆 위성도시, 인구 27만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명장면이 쓰이니 그 또한 흥미롭다.

이날 경기 전 미국의 통계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겨우 9%였다. 우루과이 49%, 가나 42%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스포츠의 묘미다. 

한국은 이로써 2002년 한일 4강, 2010년 남아공 16강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조별리그를 통과하게 됐다. 이제 16강 경기일정에 시선이 쏠린다. 그간 밤 10시 두 경기, 자정 한 경기였으나 16강전은 그렇지 않다. 26일 화요일 새벽 4시 킥오프다. 상대는 G조 1위다. 브라질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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