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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 8년 전 '신'처럼, 이젠 메시 길 걷는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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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 8년 전 '신'처럼, 이젠 메시 길 걷는다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19 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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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4년 전 강렬한 임팩트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소년은 파리생제르맹(PSG) 동료인 축구 ‘GOAT(Greatest of all time)’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에 견줘도 전혀 부족할 게 없는 존재로 성장했다.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고도 연장까지 3-3 이후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8년 전 메시가 그랬던 것처럼 새드엔딩이었으나 이젠 진정한 ‘음바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걸 전 세계에 공표했다.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가 19일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해트트릭 포함 8골로 골든부트를 수상하고도 어두운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4년 전 등장한 신성은 4골을 넣으며 대회 최고 샛별로 떠올랐다. 이후 4년 연속 프랑스 리그앙 득점왕에 올랐지만 ‘신계’로 불린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적) 대열에 합류하는 건 쉽지 않았다. 세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도, 유럽 최정상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도 그에겐 없었기 때문. ‘신계’ 도달을 위해 음바페에게 이번 대회는 증명해야만 하는 무대였다.

호주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팀 승리를 이끈 그는 덴마크전 멀티골을 작렬했다. 폴란드와 16강에서 2골 1도움으로 일찌감치 득점왕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음바페는 잉글랜드와 8강, 모로코와 4강전에선 침묵했지만 남다른 존재감으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어놨다.

프랑스는 전반에만 아르헨티나에 2골을 내주며 이전과 달리 무기력했다. 전반 프랑스는 단 하나의 슛도 날리지 못했다. 음바페도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음바페가 살아나자 프랑스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후반 35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음바페는 차 2분도 지나지 않아 마르퀴스 튀람(묀헨글라트바흐)의 패스를 환상적인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했던 메시는 감탄을 자아내는 소속팀 후배의 원맨쇼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환상적인 발리슛 골 포함 역대 2번째 월드컵 결승전 해트트릭 진기록을 작성하고도 음바페는 팀 준우스에 끝내 고개를 떨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관록의 메시가 연장 후반 멀티골을 완성시키며 승기를 가져가는 듯 했지만 경기 종료를 코앞에 두고 음바페가 날린 슛이 아르헨티나 수비수 손에 맞고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다시 한 번 ‘11m 러시안룰렛’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침착히 성공시켰다.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로 나선 그는 3번째 똑같은 상황에서 세계 최고 골키퍼 중 하나인 위고 요리스(토트넘 홋스퍼)를 마주했지만 이번에도 실수는 없었다.

더할 나위 없는 활약에도 프랑스는 고개를 숙였다. 8년 전 메시는 홀로 외롭게 팀을 이끌고도 결승 문턱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번엔 음바페가 비운의 스타였다.

역대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건 1966년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 이후 음바페가 처음. 카타르 월드컵 7경기에서 8골을 넣은 음바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득점왕 호나우두(브라질)과 함께 단일 대회 역대 최다골 주인공에 오르며 골든부트(득점왕)를 수상했지만 시상대 위에서도 그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골든부트를 수상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에서 3번째)에게 위로를 받고 있는 음바페(왼쪽에서 2번째). [사진=AP/연합뉴스]

 

그러나 분명한 건 이번 대회를 통해 향후 누가 최고의 스타가 될 것인지를 모두가 알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동나이대와 비교했을 때 메시와 ‘축구황제’ 펠레(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등 누구도 그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커진다.

종전엔 펠레가 24세 이전 월드컵에서 총 7골을 넣어 역대 최다였으나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만 8골을 넣었고 총 12골로 프랑스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자인 쥐스트 퐁텐(13골)과 격차도 한 골로 좁혔다.

음바페는 최소 2번, 많게는 3번까지도 더 월드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독일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16골)의 월드컵 역대 통산 최다골 경신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메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올림픽 우승과 발롱도르 수상에 이어 월드컵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축구계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출전 연령 제한이 있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쉽지 않을 수 있으나 UCL과 발롱도르 수상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게 중론. 충분히 메시처럼, 어쩌면 그 이상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임팩트를 남긴 음바페. 고개를 숙이기엔 너무도 많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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