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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 실망, 당사자는 분노 왜?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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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 실망, 당사자는 분노 왜? [EPL]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02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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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을 향한 실망스런 반응이 쏟아졌다. 답답함에 마스크까지 집어던졌지만 결과는 팀 패배였다.

토트넘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경기에서 0-2로 졌다.

손흥민도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영국 현지에선 손흥민을 향한 혹평이 쏟아졌다. 다만 그 또한 억울함은 컸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오른쪽)이 1일 아스톤 빌라전에서 골 침묵을 이어가며 부진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손흥민은 3-4-3 전형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레프트 윙백 이반 페리시치와 호흡을 맞췄다. 종전에도 함께 나설 때마다 삐걱거렸던 둘은 이날도 딱히 다를 게 없었다.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전반 19분 만에 이를 벗어던졌다. 안와골절 수술 후 월드컵에서도 쓰고 나섰던 마스크였지만 시야가 제한될 수밖에 없었고 부상 전과 같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손흥민은 부상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벗었다. 스스로도 얼마나 답답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야가 트인 덕인지 연계플레이 등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손흥민의 파괴력은 크지 않았고 팀 공격도 좀처럼 답을 찾지 못했다.

페리시치가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았을 때 손흥민은 보다 앞쪽에서 다시 측면으로 뛰어들며 패스를 요구했지만 페리시치의 생각은 달랐다. 손흥민이 보다 골문쪽으로 가까이 접근하고 자신이 돌파 후에 크로스를 올려주겠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생각 차이에 둘은 여러 차례 충돌했다. 전반 막판엔 페리시치가, 후반엔 손흥민이 페리시치를 향해 짜증을 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물론 손흥민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날 2개의 슛을 날렸는데 그 중 하나는 수비벽에 막혔다. 장점인 드리블 돌파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긴 부진에 빠졌던 손흥민은 교체로 출전해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부활하는 듯 했으나 이후 리그 경기에서 다시 8경기 연속 침묵하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경기 후 “손흥민은 계속 발전해야 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현지 매체에선 혹평이 이어졌다. 영국 90min은 해리 케인과 함께 손흥민에게 2점을 매겼다. 가장 높은 평점도 5점이었으나 특히 케인과 손흥민을 향한 비판은 가혹했다. “팀에 도움이 되려는 노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시도한 모든 플레이는 아무 효과가 없었다. 또다시 걱정스런 퍼포먼스였다”고 전했다.

손흥민(왼쪽)을 향한 현지 매체의 비판이 거세다. 90min은 케인과 함께 손흥민에게 평점 2를 매기며 "시도한 모든 플레이는 아무 효과가 없었다. 또다시 걱정스런 퍼포먼스였다"고 평가했다. [사진=EPA/연합뉴스]

 

풋볼런던의 평점도 4. “손흥민이 안면 보호 마스크를 그라운드 밖으로 던지고 남은 경기를 소화했는데 여전히 자신감이나 영감이 부족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풋볼365는 “7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아쉬운 볼터치, 지나치게 강한 패스는 공 소유 중에도 위협적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팀 상황도 돌아봐야 한다. 손흥민과 케인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형편이다. 히샬리송과 루카스 모우라가 부상으로 이탈해있고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데얀 쿨루셉스키까지 근육 부상으로 빠졌다. 신성 브리안 힐이 공격 삼각 편대 한 축을 맡았지만 마땅한 해법을 안겨주진 못했다.

게다가 수비에서 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은 정규리그 7경기, 공식전 10경기 연속 선제 실점했다. 또 1988년 이후 35년 만에 정규리그에서 7경기 연속으로 2실점 했다.

콘테 감독의 전술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콘테 감독은 올 시즌 지극히 지키는 축구로 재미를 봤다. 경기력은 답답했지만 어떻게든 승점을 챙기며 4위권을 지켰다. 콘테 특유의 색깔이기도 했다.

경기가 재미없더라도 확실히 실리는 챙긴다면 비판의 근거는 줄어들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더 큰 화살을 맞기 마련이다. 공격에선 뚜렷한 전략이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심상찮은 불협화음까지 감지됐다.

토트넘은 5위(9승 3무 4패, 승점 30)으로 5위 자리까지도 장담할 수 없다. 6위 리버풀(승점 28)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부상 선수들의 회복 속도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수비에 중점을 둔 스타일임에도 꾸준히 많은 실점을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수비를 더 단단히 하고 공격에선 보다 확실한 득점루트를 확보하는 게 절실하다. 손흥민 개인적으로는 어떻게든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는 것만이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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