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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후임은 보르달라스? 어떤 인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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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후임은 보르달라스? 어떤 인물인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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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내다보고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어갈 새 사령탑은 누가 될까. 서서히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호세 보르달라스(59)가 떠올랐다.

스페인 라디오 카데나 SER는 18일(한국시간) “한국이 보르달라스와 접촉했다”며 “보르달라스 전 발렌시아 감독은 최근 몇 주 동안 한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마이클 뮐러(58) 대한축구협회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가 미리 마련해 놓은 1차 후보군에 얽매지 않고 백지상태에서 고심하겠다고 했는데 보르달라스는 지금까지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인물이기에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헤타페, 발렌시아 등을 이끌었던 호르헤 보르달라스가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 후보군 중 하나로 떠올랐다. [사진=EPA/연합뉴스]

 

카데나 SER는 “지난해 여름 발렌시아를 떠난 이후 보르달라스는 스페인 라리가를 비롯해 외국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공식적으로 제안을 한 팀은 없었다”면서도 “국가 협회에서도 연락이 있었다. 우리가 확인한 건 그들 중 하나가 한국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출신인 보르달라스는 1993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엘체,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헤타페, 발렌시아 등 스페인 팀들을 이끌었다. 대표팀 지휘 경험은 없다.

성과도 준수했다. 2015~2016시즌 스페인 2부 리그에 있던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를 곧바로 리그 정상에 올려 놓으며 11시즌만의 라리가 복귀를 이끌었고 2016~2017시즌엔 헤타페에 1부 승격을 선사했다. 나아가 헤타페는 보르달라스 감독 지휘 아래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도 출전해 16강에 진출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미래로 확실히 입지를 다진 이강인(22·마요르카)와 인연도 있다. 보르달라스는 2021년 5월 발렌시아 사령탑으로 선임돼 첫 시즌 팀을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결승에도 올려놨다.

큰 의미를 둘 수는 없다. 이강인은 어린 나이 발렌시아에서 자라면서 많이 성장했으나 2021년 8월 줄어든 입지 속 팀을 떠났다. 보르달라스 감독 부임 후 시즌을 치르기도 전이었다. 당시 보르달라스는 이강인에 대해 좋게 평가하며 그를 이적시킨 구단의 이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또한 2+1년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6월 경질됐다.

보르달라스(위) 감독은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와 헤타페의 스페인 라리가 1부 승격을 이끈 이력을 자랑한다. [사진=EPA/연합뉴스]

 

커리어만 놓고 보면 만족을 가질만 하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강팀이 아니고 더 만들어가야 할 게 많은 상황이다. 두 차례나 2부 리그 팀을 승격으로 이끌었던 보르달라스이기에 한국 축구에 더 완성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문제는 철학이다. 뮐러 위원장은 “그동안 대표팀의 철학과 연계되는 인물로 선임할 것이다. 항상 우리가 뭘 원하고 어떻게 해왔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며 “강한 정신력과 투혼 같은 것도 포함된다. 개인적인 특징을 좀 더 발전시키는 부분, 무엇보다 우리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이라고 설명했다.

4-4-2 전형을 주로 사용하면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다는 점에선 파울루 벤투 감독과 공통점이 있다. 다만 벤투호 핵심 키워드였던 ‘빌드업 축구’와는 다소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그는 그동안 맡았던 팀 상황 탓일 수도 있으나 보르달라스는 벤투 감독과 같이 중원에서 전개로 풀어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또 하나 문제는 몸값이다. 5년 전에도 협회가 원하던 후보군들과 수차례 계약이 결렬됐는데 몸값 차이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결과적으론 성공을 거뒀지만 벤투 감독은 당시 협회가 우선순위로 삼았던 후보군이 아니었다.

현재는 야인이지만 보르달라스는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지도자다. 빅리그에서만 감독을 맡았고 발렌시아에서도 큰 실패를 경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생각보다 더 큰 보상이 따르는 게 아니라면 한국 대표팀을 맡을 확률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축구협회의 공식 입장이 나온 건 아니다. 5년 전 계약에 앞서 언론에 공개되며 협상에 차질을 맺은 적도 있었고 벤투 감독을 선임도 사실상 협상이 마무리 된 이후에나 기정사실화됐다. 아직은 기다려야 할 때다. 대표팀은 3월 소집 예정이 있고 협회는 가급적 그 전까지 감독 선임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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