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6:22 (금)
'피지컬: 100', 넷플릭스와 MBC의 Win-Win [SQ현장]
상태바
'피지컬: 100', 넷플릭스와 MBC의 Win-Win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2.07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동=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피지컬: 100'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넷플릭스 예능 다크호스로 등극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7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프로그램 기획과 연출을 맡은 장호기 PD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피지컬 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 순위 7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프로그램이지만 시작과 준비 과정은 '기대작'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불안한 요소가 많았다. 다큐멘터리 팀 PD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주로 만들어 왔던 장호기 PD의 첫 예능 연출작인 데다 MBC가 처음으로 제작에만 참여해 OTT로 선보이는 예능작이었기 때문. 무엇보다 거대한 스케일에 비해 결과를 쉽게 내다볼 수 없는 불투명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오로지 일면식도 없는 PD의 기획안만 보고 단 2주 만에 제작 결정을 내렸다.

장호기 PD. [사진=넷플릭스 제공]
장호기 PD.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에 '서바이벌 신체 게임' 화두를 던진 건 장호기 PD의 패기였다. 무작정 넷플릭스 예능팀 메일로 기획안을 보냈던 것. "스팸 메일함에 들어가지 않아 다행"이라고 너스레를 떤 장호기 PD는 어떤 자신감으로 넷플릭스의 문을 두드렸을까.

그는 "PD를 준비할 때 인간이 주제라면 어떤 형태로든 다뤄보자는 마음이 목표이자 꿈이었다. 결국 피지컬 100도 인간에 대한 프로그램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플랫폼으로써 연출자가 욕심낼 수밖에 없는 큰 무대이기 때문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문을 두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를 설득하는 과정은 당연했고, MBC 소속 PD로서 회사를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그는 "MBC도, 박성제 MBC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진 바 있지만 제도 자체는 논의 단계였다"며 "(지상파 제작 OTT 예능이) 처음이기에 MBC를 설득할 일이 많았다. 그러나 글로벌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은 같아서 결과적으로 제작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MBC의 제작 참여는 수십년 동안 쌓아온 제작 인프라와 인재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 제작사 루이웍스미디어도 손을 더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OTT 플랫폼이 급부상하면서 찾아온 '지상파 위기'를 무시할 수 없었다. 장호기 PD는 "내부 조직원으로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다. MBC라고 해서 꼭 TV로 내보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플랫폼을 옮긴 상황에서 '와서 보세요'라고 말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좋은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를 만난 피지컬 100은 1, 2주 안에 방송을 만들어야 하는 지상파 예능의 약점을 보완해 높은 퀄리티를 내놓을 수 있었다. 결국 MBC가 넷플릭스와 만나 얻게 된 것은 '시간적 여유'였다.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두 달간 촬영을 진행했으며, 편집도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퀄리티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는 피지컬 100이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에게 사랑받는 기반으로 자리했다.

예상 밖의 성적을 낸 피지컬 100은 회를 거듭할 수록 한 단계 씩 성장 중이다. 지난 주 공개된 3, 4화는 주말에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부문 4위를 차지했고, 현재 5위를 유지 중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5시에 새로운 회차가 공개되고 시청 유입도 꾸준하게 늘고 있어 앞으로의 성적까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호기 PD는 "오늘 5, 6화가 공개된다. 지금까지 출연자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주부터는 예상의 예상, 예상과 예상을 뛰어넘는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진다. 스토리 흐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가져준다면 더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