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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작전타임 리더십, 보는 맛이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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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작전타임 리더십, 보는 맛이 쏠쏠하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3.02.08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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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 없이"

2021년 7월 일본 도쿄. 2020 하계올림픽 도미니카공화국전 작전타임에서 나온 김연경(35‧인천 흥국생명)의 외침은 큰 울림을 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칠 대로 지친 국민들은 무관중이라 유독 더 또렷하게 들린 김연경의 우렁찬 멘트를 보고 감동에 젖었다.

# "어려울 거 알았잖아 어려울 거 알았잖아 지금이야 지금!"

2023년 2월. 2022~2023 도드람 V리그 현대건설전 2세트 막판. 2위 흥국생명을 이끄는 리더 김연경은 디펜딩챔피언이자 올 시즌에도 1위를 내달리는 현대건설전이 쉬웠겠느냐며 후배들에게 집중력을 키울 것을 요구했다. 결과는? 세트스코어 3-0 완승.

김연경은 작전타임 때 나서서 동료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 [사진=연합뉴스]

위는 배구에 관심 없던 이도 채널을 멈추게 되는 올림픽, 아래는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이라 불린 승점 6 짜리 만원관중(3789석) 경기다. 김연경의 메시지는 중요한 무대에서 유독 빛난다. 목소리와 액션이 훨씬 커진다. 기어이 결과까지 내고 만다. 그러니 쇼츠 영상으로, 어록으로 널리널리 퍼진다.

게다가 흥국생명은 지금 정식 감독이 없다. 연초 그룹의 석연찮은 갑질로 권순찬 전 감독을 경질시켰고 이영수 대행의 1경기 후 사퇴, 후임으로 지휘봉을 맡긴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의 고사 등으로 여전히 어수선한 상황이다.

아무리 상대 현대건설이 주포 야스빈 베다르타의 결장(허리 부상), 경기 중 리베로 김연견의 발목 부상으로 공백이 컸대도 선두는 선두다. 직전 경기에선 GS칼텍스를 셧아웃으로 물리쳤던 터였다. 그래서 김연경의 작전타임 리더십은 가치가 배가됐다.

팀이 득점하면 화려한 세리머니로 기를 북돋는 김연경. [사진=연합뉴스]

김연경은 보는 맛이 쏠쏠하다. 신장 192㎝에서 내리 꽂는 스파이크나 주공격수가 맞나 싶은 안정적인 리시브 등 배구 본질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작전타임에서 나오는 말투, 공격이나 블로킹 성공시 나오는 세리머니는 지친 동료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

지난 올스타전 팬투표 결과며,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스포츠탭 플레이어 응원 랭킹 하며 김연경은 모든 남녀 배구선수를 통틀어 독보적인 인기를 누린다. 지난해엔 올해를 빛낸 스포츠선수 부문에서 축구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 이어 2위에 오를 만큼 존재감이 종목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력과 인기가 반드시 비례하는 건 아니다. 프로스포츠를 살펴보면 퍼포먼스가 출중한데 호응도는 낮은 일부 선수들이 있다. 김연경은 그런 면에서 확실히 불세출의 스타다. 공도 잘 때리지만 제스처와 액션이 훌륭하다. 이런 스타성을 갖춘 캐릭터는 정말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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