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20:28 (화)
다시 시작하는 마블, 작은 영웅이 떠맡은 책임 ‘앤트맨3’ [Q리뷰]
상태바
다시 시작하는 마블, 작은 영웅이 떠맡은 책임 ‘앤트맨3’ [Q리뷰]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2.17 1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화려한 시작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세계관을 여는 임무엔 작은 영웅이 필요한 법이다.

'앤트맨'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앤트맨과 와스프: 퀀팀매니아'가 지난 15일 개봉했다. 이번 작품 역시 앤트맨 시리즈를 만들어온 페이튼 리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존 틀을 유지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앤트맨3은 스캇(폴 러드 분)과 그간 여정을 함께 해온 연인 호프(에반젤린 릴리 분)와 그의 부모, 그리고 스캇의 딸 캐시(캐스린 뉴턴 분)까지, 두 가족이 함께 미지의 양자 영역에 빨려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모험을 그린다. 전작 이후 5년 만의 후속작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5의 시작점이라는 중요한 위치에 놓인 만큼 관객의 기대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속 타노스와의 격렬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블립으로 사라진 가족을 되찾는 등 세계관 절정을 찍은 상황. 앞으로의 MCU를 풀어가는 것에 있어 멀티버스라는 새로운 공간이 더해졌지만 매력적인 최강 빌런의 부재는 큰 리스크였다. 빌런이 없다면 히어로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것도 당연했다. 그렇기에 마블은 페이즈5 시작과 동시에 '캉'(조나단 메이저스 분)이라는 빌런을 등장시켰다.

어딘가 애처로운 눈빛, 특별히 나쁜 구석은 보이지 않는 이 의문의 빌런은 2시간 가량 펼쳐진 이야기 속에서 관객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끊임없이 던진다. 그는 정말 빌런일까, 아니면 또 다른 희생자일까.

눈 아래로 그려진 타투는 사연 가득한 표정과 어루러져 눈물을 흘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까지 한다. 양자 영역으로 추방 당한 캉은 재닛(미셸 파이퍼 분)이 목격한 잔상들로 수많은 멀티버스 속에 존재하는 스스로를 찾고 그 세계를 제거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푸른빛 빌런은 묵직한 존재감만큼이나 묵직한 입을 지닌 탓에 그것이 진실일지, 피치 못할 사연이 있는 것일지는 알 수 없다. 결국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양자 영역을 흔든 캉이 오로지 귀소 본능만 외치는 그림은 관객이 영화에 깊게 빠져들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로 자리한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러나 이 모든 수수깨끼는 영화 말미 자리한 두 개의 쿠키 영상에서 밝혀진다. 앤트맨3은 쿠키 영상을 통해 작품이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다음 이야기의 초석임을 명시한다. 영화가 독립적인 매력을 뽐내지 못해도 페이즈5을 연다는 역할만은 충실히 해낸 것이다. 

이미 수많은 작품을 내놓은 마블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무한히 쏟아져 나올 수는 없다. 누군가는 새 시작을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야 한다. 여기에 아주 작은 영웅이 자리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앤트맨은 스포츠 경기 속 스타팅 멤버처럼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게 만들고 경기 흐름 이끄는 인물이다. 흐름에 따라 감독이 그를 다시 벤치에 앉힐 수도, 그에게 아주 긴 출전 시간을 맡길 수도 있다. 쿠키 영상까지 이어진 페이즈5 경기는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결과만으로 관중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응원하게 만든다. 이런 면에서 앤트맨3는 성공적인 영화다.

오는 5월 개봉하는 영화 '가디언드 오브 갤럭시: Volume 3'는 앤트맨이 다진 기반 위에 설 것으로 보인다. 6년 만에 새 시리즈로 돌아온 작품은 예고편 공개 후 하루 만에 1억뷰를 달성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가모라(조 샐다나 분)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크리스 프랫 분)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가디언즈 팀과 힘을 모으고,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미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블은 앤트맨3를 시작으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더 마블스', '캡틴 아메리카: 뉴 월드 오더', '썬더볼츠', '블레이드', 드라마 '시크릿 인베이젼', '로키 시즌2', '아이언하트', '에코', '애거사: 코븐 오브 카오스', '데어데블: 본 어게인' 등을 페이즈5작품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