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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잡알 기고⑭] '40세' K리그, 인재유지 정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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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잡알 기고⑭] '40세' K리그, 인재유지 정책이 필요합니다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3.03.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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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잡알리오 김선홍 대표이사] K리그는 올해 40주년 즉, 불혹을 맞이했다.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가 됐으니 프로축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고 평가하며 개선해 나가야 마땅한 시점이다. 

K리그 주관단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0년 전, 30주년을 맞아 '비욘드일레븐(Beyond11)'이라는 원대한 중장기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22년까지 아시아 최고리그로 도약하며 더불어 글로벌 톱10 리그에 진입하겠다는 포부였다. 

비욘드11은 6개 과제로 나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최고의 경기력으로 승강제 정착 ② 탁월한 서비스 ③ 한국형 유소년 시스템 운영 ④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 ⑤ 신규 비즈니스를 통한 구단 자생력 강화 ⑥ 프로스포츠 전문 인력 양성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필자는 이번 칼럼을 통해 ⑥번 항목을 짚고자 한다. 

일단 당시 프로축구연맹의 입장을 살펴보자. 

"행정적 측면에서 K리그의 발전을 주도할 프로스포츠 전문 경영인, 마케팅 전문가, 전략 및 기획 전문가 등 약 1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며 나아가 2022년까지 약 1만명의 파생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연맹이 국내 축구산업의 발전이 더딘 이유를 스포츠산업 전문성 결여, 종사자 수 절대 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선진 시스템을 일찌감치 구축한 종주국 영국을 살펴보면 한 구단 정규직원이 약 400여명, 고용직원은 약 3000여명에 이른다. 국내 축구단은? 당연히 한참 미치지 못한다. 표면적인 숫자를 봤을 때 연맹의 분석과 비전은 꽤 합리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사무국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는? 10년 전과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전문가 1000명은 제대로 육성되었을까? 연맹은 10년간 축구산업 아카데미를 통해 꾸준히 교육을 진행했고 실무자도 배출했지만 안타깝게도 축구단에서 6~7년 이상 버티는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여러 이유로 중간에 퇴사해 근속연수가 무척 짧다. 이는 비단 구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맹 사무국에서도 주니어 때 경험을 쌓고 이탈하는 직원들이 꽤 많다. ⑥번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취업준비생을 위해 론칭한 축구산업 아카데미는 초창기엔 분명 성과가 뚜렷했다. 무엇보다 꽤 높은 취업률을 자랑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구단 입사 후 이탈율이 높은 현상이 감지된다. 인재교육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였는데 오래 일하지 못하고 나가니 이는 스포츠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경제적 손실이다. 

필자는 연맹이 신규로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구단과 연맹 직원들이 보다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선순위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의 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연구가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다.  

2018년 스포츠산업 잡페어. 학생들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스에서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학생들을 교육시켜 육성하는 건 분명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축구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겠다고 호기롭게 나선 2030 직원들이 좀처럼 변하지 않는 조직 내에서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게다가 시도민구단들은 체계적인 인프라를 꾸릴 수 없다. 자금력 또한 풍부하지 못해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연맹이 구단에서 일하고 있는 기존 인력을 보다 보듬길 바라는 마음이다. 더 많은 교육, 지원으로 구단들에게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 

어떤 조직이든 함께 했던 직원이 갑작스레 떠나면 타격이 크다. 직원 1명이 회사를 그만두면 연봉 2배 손실을 가져온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10개 기업 중 9개가 "직원의 자발적 퇴사는 회사에 손실을 가져온다"고 답한다. 직원이 자의로 나갈 시 회사가 받는 영향 중 ‘후임자의 업무 노하우 숙지 및 교육을 위한 투자와 이로 인한 업무의 공백기간'을 꼽은 답변은 응답률 74%로 단연 돋보였다. 

이직은 개인 입장에서 몸값을 높이고 커리어를 다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기업에게는 무척 큰 부담이다. 40주년을 맞이한 프로축구연맹이 인재유지를 위한 정교한 정책을 수립했으면 한다. 연맹이 나서면 대체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스포츠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감수, 편집국 통합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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