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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났는데도... 외면 받는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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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났는데도... 외면 받는 한국 영화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3.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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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한국 영화가 궁지에 몰렸다. 영화 매출 및 관객 수 집계 이래 최저 수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5일 발표한 '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국 영화 매출 및 관객 수가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전체 매출액은 691억 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6.3% 수준이다. 극장 관객 수는 642만명으로 2019년 2월 28.8% 정도만 극장을 찾았다. 지난 달과 비교해도 483만명 가량이 차이난다.

이마저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 '앤트맨과 와스프: 퀸텀매니아' 등 해외 신작들이 채운 성적이었다. 2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134억원, 관객 수는 127만명으로 2019년 2월의 10%도 도달하지 못했다.

최근 '아바타: 물의 길'로 극장가가 활기를 되찾으며 희망을 엿봤지만, 야심차게 개봉한 영화 '교섭', '유령', '스위치' 등이 차례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관객이 한국 영화에 등을 돌린 상황이 됐다. 황정민, 현빈 주연의 교섭은 172만명 성적으로 스크린을 떠나야 했고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등이 출연한 유령은 66만명, 권상우, 오정세, 이민정의 스위치는 42만명으로 마무리됐다. 2월 개봉한 '카운트'는 38만명을 달리고 있다.

1월 초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장기 흥행을 이끌며 403만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최악의 성적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월 한 달에만 매출 168억원, 관객 수 165만명을 모았다. 모두 2월 한국 영화 전체 비율보다 높은 수치다.

그동안 연초는 설 연휴가 있는 만큼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해 한국 영화 대작들이 대거 개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흥행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면서 한국 영화가 개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여파는 팬데믹의 끝이 보이는 2023년에도 이어지며 대작이 사라진 형태를 띄었다.

결국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변경되며 사실상 전면 해제됐음에도 한국영화 매출과 관객 수는 집계 이래 2월 최저치의 불명예를 얻었다.

가장 큰 문제는 티켓값 부담 상승이다. 앞서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티켓값이 1만5000원대로 상승했다. 부담스러운 티켓 가격에 관객들의 관람 행태도 변화했다. 시청각적으로 즐길거리가 포함된 영화 혹은 마니아층이 탄탄한 영화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에 스토리텔링 중심의 한국 영화가 외면받는 흐름이 강해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 영화는 이달과 내달 새로운 작품을 내놓으며 반등을 꿈 꾼다. 스포츠 영화인 '리바운드'와 '드림'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뒤를 잇는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드림은 박서준, 이지은(아이유)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다. 리바운드 역시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 부부의 재회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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