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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시범경기, 눈도장 우리가 찍는다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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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시범경기, 눈도장 우리가 찍는다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3.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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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 시범경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시범경기에서는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선수들 본인 스스로 이 시간을 잘 이용해야 한다. 이제는 (정규시즌 개막까지) 열흘 정도 남았으니까 경기 감각이 먼저다”(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라는 말처럼 주전 자리가 확고한 선수들에게는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기량을 점검하는 기간이다. 하지만 누군가에는 마치 전쟁에서 이겨야 하는 만큼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다. 겨우내 닦은 기량을 시범경기에서 바로 발휘해야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가장 뜨거운 신인 선수는 투수 윤영철(19·KIA 타이거즈)이다. 2경기에 선발 등판해 8⅔이닝 동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0. 안타는 4개밖에 내주지 않았고 탈삼진은 9개를 잡았다. 윤영철은 지난해 KBO 2차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충암고 출신인 그는 고3때 15경기에서 13승2패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하는 ‘특급 투수’였다. 65⅓이닝 동안 탈삼진을 99개나 잡았다. 최고 구속은 140km 초반이지만 안정된 제구력과 변화구로 타선을 요리한다. 윤영철은 올 시즌 KIA의 5선발 자리를 노린다.

KIA 타이거즈 투수 윤영철이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 프로야구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투수 윤영철이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 프로야구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산의 선발 한 자리를 노리는 3년 차 투수 최승용(22·두산)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승용은 올 시즌 강력한 두산 5선발 후보다. 시범경기 2경기에 선발 등판해 8⅓이닝 동안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고 있다. 승리가 없고 평균자책점은 다소 높지만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다. 19일 광주 KIA전에서는 4⅓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면서 2피안타 1볼넷 2실점 했다. 특히 6타자 연속 삼진을 잡으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최승용은 “스프링캠프에서 커브와 슬라이더를 더 다듬고 투구 수도 많이 늘리면서 공 던지는 체력을 늘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8경기(선발 15경기)에서 3승7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최승용이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최승용이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승용은 선발진에 합류한다면 '선발 풀타임'을 뛰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그는 “풀타임을 뛰기 위해 매 경기 최소 5이닝을 던지는 것도 목표다. 몇 실점을 하던 이닝을 먼저 채우는 게 선발 투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최승용은 오는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한 차례 더 선발로 나선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부상으로 개막전을 포함해 한 동안 나설 수 없어 선발 한 자리가 비어 있다.

타자 중에서는 5년차 내야수 변우혁(23·KIA)이 뜨겁다.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로 한화에서 KIA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429(21타수 9안타)로 1위다. 홈런과 2루타가 각각 1개로 장타도 날렸다. 변우혁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1차 1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김태균(은퇴)을 잇는 거포 유망주로 각광받았으나 아직 만개하지 못했다. 통산 50경기에서 타율 0.246 4홈런 10타점이 1군 성적 전부다.

대신 일찌감치 국군체육부대(상무)를 제대해(2021년) 군 복무를 마쳤다. 올 시즌은 3월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전 1루수 황대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약점인 수비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남은 시범경기에서의 과제다.

KIA 타이거즈 변우민(오른쪽). [사진=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변우혁(오른쪽)이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8회 말 1사 2루에서 투런홈런을 때리고 홈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아픈 손가락’ 이성규(30)는 시범경기에서 홈런 3개로 선두다. 타율도 0.412(17타수 7안타)로 높다. 첫 6경기에서 3개 홈런을 때렸고 모두 교체로 출전한 경기에서 날렸다. 이성규는 거포 유망주로 2016년 입단했지만 통산 148경기에서 타율은 0.179 12홈런 38타점에 그쳤다. 매년 팬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 충족하지 못했다.

경찰야구단 소속이던 2018년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31개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에 올랐고 2020년에는 타율 0.181에 그쳤지만 홈런 10개와 30타점을 기록해 장타력만큼은 확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부진이 이어졌다. 2021년에는 시범경기에서 왼 발목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지난해에는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13경기에서 타율 0.074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시범경기만 놓고 봐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올 시즌이야말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타자 이성규. [사진=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타자 이성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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