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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신재하, 그리고 반전이라는 기회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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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신재하, 그리고 반전이라는 기회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5.12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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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앳되고 순수한 소년에서 비밀을 감춘 묘한 매력의 빌런으로. 배우 신재하가 '군백기' 복귀 이후 두 작품 연속 흥행에 성공하며 연기적 스펙트럼을 넓혔다.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마지막회 21%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극중 신재하는 무지개 운수에 새롭게 취직한 신입 일반 택시기사 온하준을 맡으며 시즌2에 새롭게 등장했다. 온하준은 무지개 운수를 쫓는 비밀조직인 금사회의 실장이라는 정체를 드러내며 시즌2의 가장 큰 반전을 도맡았다.

신재하는 이에 앞서 종영한 tvN '일타스캔들'에서도 반전의 키를 갖고 있는 지실장으로 분했다. 지실장과 온하준 모두 선한 얼굴로 모두의 신뢰를 받지만 후반부 이중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캐릭터다.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재하를 향한 관심도 폭발했다. 이에 대해 신재하는 "따로 댓글을 보는 성격은 아닌데 많이 들리더라. 모범택시는 악역인 상태로 잠입한 거고, 일타스캔들에서는 어긋난 사랑으로 변하게 된 거라 개인적으로 다른 결의 악역이라고 생각했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신재하는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두 캐릭터를 대본 그대로 표현했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힘든 점은 없었다면서도, 촬영이 겹쳐 체력적인 무리는 있었다고 토로했다. 두 작품의 촬영을 마치고 크게 앓느라 감정을 털어내긴 오히려 쉬웠다고.

"2월 첫째주에 두 작품 촬영이 동시에 끝났는데 2월 내내 아팠어요. 대상포진도 걸렸고 독감도 왔었고... 한달 내내 아프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해소가 됐던 것 같아요. 더 아픈 쪽이 있으면 덜 아픈 쪽은 생각이 안 나잖아요. 감정적으로 힘든 건 오히려 좀 덜 했죠."

두 작품의 흥행을 체감한 일도 있었다. 그는 "가끔 밖에 나갔을 때 전에는 '어디 드라마 봤다'면서 인사 주셨는데, 이제는 제 이름을 기억해주시더라. 이름을 기억하기 쉽지 않은데, 그게 되게 뿌듯했다"고 전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 '군 복무' 공백기, 터닝 포인트가 되다

신재하는 시즌1에서 활약한 기존 배우들 사이에서 새로운 얼굴이자 메인 빌런으로 활약했다. 제작진과 신재하와 함께 그린 '최종 보스' 온하준은 '섹시한 빌런'이었다.

그는 "감독님이랑 얘기를 많이 나눴다. 감독님께서 말씀을 하셨던 건 섹시한 빌런이었으면 좋겠다는 주문이었다. 저는 거기에 초점 두고 연기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스스로의 빌런 연기에 점수를 주자면 몇 점일까? 그는 "100점 만점에 50점? 반반인 것 같다. 저는 제 얼굴을 거울로 매일 보니까, 수트 입고 머리 까고 그런 모습을 솔직하게 잘 못 보겠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전작들에서는 어린 이미지가 강했고 그게 제 부담이기도 했는데, 군대 다녀오고 나서 전보다는 남성적인 선이 생긴 것 같다"고 나름의 만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많은 배우들에게 그렇듯 군 복무로 생긴 공백은 신재하에게도 변화의 계기가 됐다. 최근 두 작품 모두 악역으로 캐스팅된 이유를 감독들에게 따로 묻지는 않았다는 신재하는 "악역 캐릭터를 안 할 것 같은 이미지가 오히려 캐스팅의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고 자평했다.

"전에 제가 했던 작품들 보면 밝고 순둥순둥한 이미지잖아요. 누군가의 동생, 막내, 신입사원 이런 캐릭터가 많았거든요. 그 후에 군대를 가면서 텀이 생기다보니 감독님 시선에서는 반전의 키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하셨을 것 같아요."

신재하 본인 역시 이미지 변신에 만족한다고. 그는 "군대 가기 전에 가장 큰 고민이 어린 이미지였다. 30대가 됐는데도 실제로 어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다행히 이번 작품들 통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얻게 됐다"고 전했다.

두 작품 연속 악역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으니, 다음 챕터에도 기대가 모인다. 신재하는 "당분간 악역은 안할 것 같다. 또 텀 두지 않고 악역하면 시청자분들이 뻔해하실 것 같다. 다시 하게 된다면 30대 후반에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모범택시2'의 온하준은 박민건 교구장과 동반 죽음을 맞이하며 끝을 맺는다. 엔딩 이후 본격적인 복수대행 서비스 운행을 개시하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됐고 그 모습과 함께 '전화벨이 울리는 한, 운행은 계속된다'는 엔딩 문구가 떠오르며 시즌3를 암시했다. 이후 SBS 측은 시즌3 추진 확정 소식을 전했다.

종영 전 진행한 이날 인터뷰에서 신재하는 "정말 솔직하게 저도 시즌3 당연히 하고 싶다"면서도 "악역으로 등장한다면 안 하겠다. 또 악역이면 재미 없을 거 같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하준이 살아있다면) 갱생해서 무지개운수 멤버로 들어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쌍둥이 형제라도 맡고 싶어요. 그래도 작품을 위해서라면 제가 없는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하죠. 그게 현실적인 방향이고요."

가장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사극이다. 신재하는 "활동 10년동안 하면서 항상 얘기했던 건데 사극을 너무 해보고 싶다. 아직까지 한 번도 기회가 없었다"며 눈을 빛냈다.

"어릴 때부터 대하사극 정말 많이 봤거든요. 근데 아직 한복 입고 그 시대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기회가 한 번도 없었어요. 칼로 하는 액션을 너무 해보고 싶어요. 왕 같은 캐릭터보다는 신분 낮고 편안한 캐릭터면 좋겠네요. 양반인데 걱정없이 사는 애나 세자인데 왕위에서 한참 멀어져 있는?(웃음) 어떤 캐릭터든 사극을 해보고 싶어요. 하나의 꿈입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부담보다는 행복을

2014년에 데뷔한 신재하는 어느덧 데뷔 10년 차 배우다. 신재하에게 지난 10년의 활동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20대에는 목표가 딱 하나였다. 유명해지고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는 것보다는, 군대 다녀왔을 때 공백기 없이 바로 작품 할 수 있을 정도로 쌓아놓자는 마음으로 20대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나라는 사람을 알려야한다는 압박감보다는, 그런 걸 고민할 여유도 없었다. 쉬지 않고 작품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좀 있었다. 제 필모그래피를 보시면 1년에 네 작품 한 해도 있다. 20대 내내 군대 다녀와서 바로 작품할 수 있게 만들자는 목표로 보냈다"고 밝혔다.

신재하는 복귀 이후 '일타스캔들', '모범택시2'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20대 때 세웠던 목표를 이뤘다. 그는 "30대 때 써야되는 운을 다 끌어다 썼나 생각이 들 정도로 잘돼서 너무 행복하다"면서도 "행복한데 한편으로는 겁나는 것도 있다. 언제 또 이런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시청률도 그렇지만 현장이 너무 즐거웠다"라고 되돌아봤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신재하는 "예전도 지금도 작품 선택에 대한 고민은 안하는 거 같다. '이게 잘 되는 작품이야' '이 캐릭터 했을때 좋아하실거야' 이런 기준은 저도 아직 잘 모르겠다"며 "그런 운도 아직까지 없는 거 같다. 작품 선택 부담감은 아직까지 없는 거 같다. 아직 그럴 위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가장 좋은 거 아닌가"라고 신중하게 답했다. 

복귀의 시작을 기분 좋게 열었던 신재하, 남은 2023년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신재하는 "일 시작한 지 딱 10년 됐다. 일하면서 처음으로 온전히 행복한 마음이었다"고 미소지었다.

"올해는 그냥 그 마음을 좀 유지하고 싶어요. 다음에 쫓기고 부담감에 짓눌리는 거 말고 조금 긍정적인 방향으로 한 해를 보내는 게 목표입니다. 배우로서도 인간 신재하로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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