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5:16 (목)
부산국제영화제도 ‘휘청’, 영화제 수난 시대
상태바
부산국제영화제도 ‘휘청’, 영화제 수난 시대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5.15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부산국제영화제 허문영 위원장에 이어 이용관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개막까지 남겨둔 시간은 단 5개월. 부산국제영화제는 2014년 '다이빙벨'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15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조국종 후보자가 운영위원장으로 위촉되며 사실상 조국종, 허문영 '공동 위원장' 체제로 전환되자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이틀 뒤인 11일 사표를 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동안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기획과 행정 업무를 총괄해왔으나 올해 영화제를 앞두고 운영위원장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집행위원장은 초청작 선정, 영화제 행사 기획을 총괄,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및 일반 사무, 행정, 예산을 총괄하는 등 업무를 분할하는 방향을 내놓았다.

행사 기획 방향이 예산 및 행정 업무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업무가 운영위원장과 집행위원장으로 분리될 경우 제2의 '다이빙벨' 사태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작으로 선정하고 부산시로부터 집행위원장 사퇴 압력을 받기도. 당시 영화계는 부산시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 내부 인사 관련 의혹이 제기된 것. 이용관 이사장은 "조종국 운영위원장과 절친한 사이인 건 맞다"고 인정하며 "그러나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 충분한 논의 끝에 모든 동의를 얻어 인사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날 오전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2021년부터 영화제를 이끌어온 허문영 위원장은 영화계 안팎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으로, 대다수의 영화인들은 그가 앞으로도 한동안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어나가야 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복귀를 촉구했다.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이용관 이사장 의견도 동일했다. 그는 "오는 31일 허문영 위원장을 만나 복귀를 설득하겠다"며 "당초 2023년을 마지막으로 사퇴할 예정이었으나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조기 퇴임할 것"이라고 책임을 통감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으며 영화제 측에 정확한 사퇴 이유 또한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개최 예정이다. 영화제 기획부터 개막작 선정, 상영작 초청 등이 이뤄져야 할 시기에 집행위원장의 부재는 영화제 정상 개최 여부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앞서 전주국제영화제 역시 배우 정준호를 민성욱 부 집행위원장과 함께 공동 위원장으로 위촉하며 반발을 산 바. 방은진 감독, 한승룡 감독, 권해효 배우 등 영화인 이사가 이사회 결정에 항의하며 사표를 던졌다. 국내영화제를 이끄는 조직위원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럼에도 영화제 측은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를 강행, 지난 6일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를 마쳤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에 봉착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국내 영화제 수난 시대가 정점에 달하게 됐다. 지난해 강릉국제영화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등은 지자체 예산 감축으로 폐지 수순을 밟으며 지역 영화제 폐지 움직임에 강하게 비판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