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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제니, 칸 어떻게 빛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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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제니, 칸 어떻게 빛냈나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5.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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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제76회 칸 국제영화제가 지난 2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칸 영화제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김창훈 감독의 '화란',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 김태곤 감독의 '탈출: PROJECT SILENCE', 유재선 감독의 '잠', 서정미 감독의 '이씨네 가족들'과 황혜인 감독의 '홀' 총 7편의 작품이 초청되며 한국영화의 위엄을 자랑했다. 이와 함께 한국 배우, 가수 등이 대거 참석하며 세계 속의 K-페스티벌을 연상케 했다.

◆ 송강호, 최초는 계속된다

송강호.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통산 8번째 칸 영화제로 자신의 최다 참석 기록을 경신한 송강호가 아시아 배우 최초로 황금종려상 수상작 주연 및 남우주연상 수상자, 경쟁 부문 심사위원, 폐막식 시상자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송강호는 27일 진행된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섰다. 여우주연상은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 '어바웃 드라이 그러시즈'의 튀르키예 배우 메르베 디즈다르가 수상했다.

2006년 감독주간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괴물'로 첫 칸을 밟은 송강호는 '밀양(2007,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비경쟁 부문)', '박쥐(2009, 경쟁 부문)', '기생충(2019, 경쟁 부문)', '비상선언(2021, 비경쟁 부문)', '브로커(2022, 경쟁 부문)'로 자신의 최다 참석 기록을 매순간 경신했다. 

여기에 2021년 한국 남자배우 최초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나서는가 하면, 이듬해에는 영화 브로커로 한국 남자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으로 3년 연속 칸 영화제 참석을 이룬 올해는 시상자에도 이름으로 올리며 배우로서 이룰 수 있는 칸의 모든 역할을 경험했다. 

송강호.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티에리 프리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송강호는) 칸 영화제의 품격을 높여줬다. 중요한 건, 송강호가 여기 칸에 와 있다는 것이다. 칸은 당신의 집"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거미집 또한 칸 영화제 측과 외신으로부터 호평 받았다. 25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공식 상영에서는 2300석이 전석 매진, 12분이 넘는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거미집은 1998년 '조용한 가족' 이후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에 이은 김지운 감독, 송강호의 다섯 번째 합작이다.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김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리는 영화. 국내에서는 올해 개봉 예정이다.

◆ 송중기, 성공적인 칸 첫 데뷔

송중기. [사진=플러스앰 엔터테인먼트 제공]
송중기. [사진=플러스앰 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류의 중심에 선 송중기는 제작자와 배우로서 처음으로 칸을 밟았다. 행사 현장에는 한글로 '송중기'를 쓴 손 팻말을 든 팬들이 가득했다고. 영화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분)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다.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24일 드뷔시 극장에서 최초 공개된 화란은 1000여석의 관객석을 거의 채웠으며 4분간 기립박수가 계속됐다. 

화란은 송중기의 노개런티 출연으로 눈길을 끈 작품이기도 하다. 송중기는 대본이 가진 매력에 빠져 노개런티 출연은 물론 제작까지 결정했다. 

월드 프리미어 상영이 종료된 후 송중기는 "영화를 보고 나니 대본에서 느꼈던 감정보다 더 깊게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특히 저수지 씬에서 연규가 뒤에서 치건의 귀를 바라보는 표정을 볼 때 '이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 맞았구나' 하는 확신이 들면서 '이 영화 하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아내 케이티 루이스와의 동행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케이티는 송중기의 행사 일정에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임신 9개월 차 만삭의 몸으로 인해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 제니, 에스파... 칸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제니(왼쪽), 에스파. [사진=샤넬, 쇼파드 제공]
제니(왼쪽), 에스파. [사진=샤넬, 쇼파드 제공]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HBO 시리즈 '디 아이돌'로 연기 데뷔와 동시에 칸에 입성하는 영예를 안았다. 디 아이돌은 팝 아이돌을 둘러싼 음악 산업 세계를 그린 작품. 조니 뎁의 딸인 릴리 조니 뎁을 비롯해 세계적인 가수 위켄드, 트로이 시반 등이 출연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에피소드 1, 2화가 공개됐다. 극중 제니는 주인공 조셀린(릴리 로즈 뎁)의 친구이자 백업 댄서 다이안 역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개된 1화와 2화에서는 각각 5분, 10분 분량으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혹평을 면치 못했지만 제니를 향한 칸의 열기는 뜨거웠다. 제니를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칸 현지에 몰린 것은 물론, 디 아이돌 포토콜에서는 외신들의 강력 요청으로 제니의 단독 포토타임이 마련되기도 했다. 

디 아이돌 포토콜은 당초 출연 배우 단체 촬영 외 당초 주연 배우 단독 촬영만 예정돼 있었다. 이에 제니는 단체 촬영만 임하고 퇴장하려 했다. 그러나 현장에 외신 기자들이 자리를 떠나려는 제니를 연호해 예정에 없던 단독 촬영이 진행되는 광경이 펼쳐졌다.

에스파 역시 열띤 환호 속에 레드카펫 일정을 마쳤다. 에스파는 24일 경쟁 부문 초청작 '더 포트-AU-FEU' 공식 상영회를 앞두고 펼쳐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칸 영화제 역사 중 K팝 그룹이 완전체로 참석한 것은 최초. 에스파는 칸 영화제 공식 파트너인 쇼파드(Chopard)의 앰버서더로서 캐롤라인 슈펠레(Caroline Scheufele) 쇼파드 공동 대표 및 아트 디렉터의 초대를 받아 글로벌 아이돌로서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 밖에도 방탄소년단 뷔, 블랙핑크 로제, 빈지노-미초바 부부, 마이큐, 자우림 등이 칸 행사에 참석하며 K팝 위상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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