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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 빨간불 ‘범죄도시3’, 점유율 어떻게 쪼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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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 빨간불 ‘범죄도시3’, 점유율 어떻게 쪼개나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6.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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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범죄도시3'의 공정신호등이 빨갛게 물들었다.

영화 '범죄도시3'가 개봉 일주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2일째 600만을 넘겼던 전작 '범죄도시2'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앞서 천만 관객을 달성한 '명량(2014)', '부산행(2016)'이 개봉 일주일째 600만을 기록한 바 있어 범죄도시3 역시 순조롭게 천만 관객 타이틀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3 흥행 덕에 극장가도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범죄도시3이 본격적인 관객 몰이를 시작한 이달 매출액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486억2526만원을 기록했다. 134억4542만원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2월보다 3배 이상 많으며 '아바타: 물의 길' 여파로 2023년 최고 기록을 유지 중이던 1월 한달 간 기록 449억3062만원도 경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범죄도시3가 스크린 독과점 형태를 띄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개봉 첫주 주말인 지난 3일 범죄도시3 스크린 개수는 2582개, 상영 횟수는 1만4702회였다. 2023년 개봉작 중 상영 횟수 1만회을 넘긴 작품은 범죄도시3이 유일하다. 지난해 12월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아바타: 물의 길'의 최고스크린 개수는 2803개, 최고 상영 횟수는 1만610회였다.

2019년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2'가 점유율 88%로 독과점 논란을 빚으며 해외에서도 큰 비판을 받았다. 이후 영화진흥위원회는 스크린 독과점 기준을 상영 점유율 50% 이상으로 정하고 공정신호등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공정신호등 서비스는 특정 영화에 상영기회가 집중되는 것을 막는 선별 방안이다. 40%가 넘을 경우 노란불, 50%가 넘으면 빨간불이 켜진다.

‘범죄도시3’ 3일, 6일 상영회차별 점유상황.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제공]
‘범죄도시3’ 3일, 6일 상영회차별 점유상황.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제공]

범죄도시3는 개봉일인 지난달 31일부터 꾸준히 빨간불을 기록 중이다. 개봉 초기 60%대였던 상영 점유율은 주말과 연휴 여파로 70%를 돌파했다. 실제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경우 7일 하루동안 범죄도시3 상영 횟수는 88회, 다른 영화 합은 51회로 나타났다. 다양성 영화 상영이 많은 메가박스 코엑스의 경우에도 범죄도시3 상영 횟수는 50회, 다른 영화 통합은 66회,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역시 범죄도시3 65회, 타 영화 총 60회다.

범죄도시3 독과점 문제는 6월 개봉작들로 해소될 전망이다. 범죄도시3 상영 점유율은 지난 6일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개봉과 함께 10% 가량이 하락한 60.9%을 기록했다. 현재로썬 이와 같은 스크린 독과점을 제재하는 재도가 없어 극장가 흐름에 맡길 수밖에 없다.

오는 14일 디즈니 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멘탈'과 DC 신작 '플래시'가 동시 개봉해 한 차례 불을 끄고, 21일에는 김선호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훈정 감독의 '귀공자'가 한국영화 경쟁작으로 나선다. 이날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까지 합세해 스크린 쪼개기에 들어간다. 특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전설을 다시 일으킬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28일 개봉을 확정, 6월 최고 기대작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로 인해 작은 영화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산업영화와 반대로 독립예술영화 제작 규모는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이 매해 관람객 수를 늘려가며 관객의 다양성 영화 니즈를 입증하고 있지만, 스크린 독과점에 더해 상업영화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하는 6월은 독립예술영화에게 뜨거운 여름이 아닌 추운 겨울이나 다름없다.

현재 범죄도시3는 천만 관객 달성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 여기에 장기 흥행은 따놓은 당상이다. 이 가운데 기대작들이 대거 포진된 만큼 상영 점유율 쪼개기는 더욱 첨예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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