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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공자’ 박훈정, 또 대박 신인 기용... 비결은? [배우발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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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공자’ 박훈정, 또 대박 신인 기용... 비결은? [배우발굴단]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6.09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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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어떻게 찾았을까. 영화 '귀공자'를 보는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질문이다.

'마녀' 때도,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때도 박훈정 감독은 기성 배우가 아닌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재미를 봤다. 그런 그에게 비결을 물으니 "오디션을 꼼꼼하게 봤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역시 영업비밀을 알아낸다는 건 쉽지 않다.

김다미(왼쪽부터), 신시아, 강태주. [사진=스포츠Q(큐) DB]
김다미(왼쪽부터), 신시아, 강태주. [사진=스포츠Q(큐) DB]

'박훈정 감독에게 선택받은 신예는 뜬다'는 공식 아래 '귀공자' 경쟁률은 더욱 높아졌다. 앞서 김다미는 1500:1, 신시아는 1408:1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강태주(27)의 경쟁률은 무려 1980:1. 마르코 배역을 얻기 위해 2000명에 가까운 젊은 배우들이 오디션장에 섰다.

박훈정 감독은 '보는 눈이 좋다'기 보다 배우가 가진 매력을 찾아내는 탐구자에 가깝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해가 갈 수록 늘고 있지만, 자리를 차지하는 건 결국 2시간 동안 관객을 객석에 잡아놓을 수 있는 배우다. OTT 시장까지 넓어진 영화 영역을 생각하면 탭을 끌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필요한 셈이다. 

배우의 매력은 외형적으로 잘생겼거나 아름답다는 식의 외모지상주의를 뜻하지 않는다. 강태주는 훤칠한 외모 덕에 그동안 드라마 내에서 아이돌 지망생, 훈훈한 알바생 등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잘생긴 조연 배우' 정도로만 인식될 뿐 배우 본연의 매력을 뽐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런 그에게 '진짜 얼굴'을 찾아준 것이 바로 박훈정 감독이다.

광고 모델로 커리어를 시작한 강태주가 본격적인 연기 활약상을 보인 것은 2020년 OC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부터였다. 그는 종아(안소희 분)가 일하던 주민센터 공익근무 요원이자 종아의 전당포 알바생 강대성 역을 맡아 작품에 활기를 돋웠다. 이후 웹드라마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 KBS2 드라마 '안녕? 나야!'에서 간간이 눈길을 끌었다. 

강태주. [사진=스포츠Q(큐) DB]
강태주. [사진=스포츠Q(큐) DB]

귀공자를 본 관객이라면 포털사이트에 '강태주'라는 이름 석자를 검색해볼 것이 당연했다. 그만큼 강태주에게선 스크린을 압도하는 매력이 돋보였다. 연기 경력이 압도적으로 많은 김선호, 김강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도 높은 경쟁률을 뚫은 과정을 납득하게 만들었다.

이 뿐만 아니다. 마르코는 대사가 많지 않다. 말보단 눈으로 말하고 있는 대사 마저도 영어 대사가 대부분이다. 엉성한 영어 실력으로는 필리핀에서 나고 자랐다는 설정을 설득시키기 어렵다. 영화 초반부, 불법 복싱장 링 위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주먹을 휘두르는 그를 보며 든 의심은 그가 처음으로 입을 연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필리핀을 배경으로 외국인과 대면하는 신이 많았던 그의 발음은 완벽했다.

1995년생, 이제 곧 서른을 앞둔 앞길 창창한 이 배우는 가진 젊음을 귀공자에 모두 쏟아내기라도 할듯 몸 사리지 않는 열정까지 갖췄다. 도로 위를 내달리는 추격신을 위해 몇 번이고 뜀박질을 하면서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고가 도로 위에서 뛰어내리는 신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훌쩍 뛰어내리곤 오히려 고소공포증이 있는 김선호를 걱정했다. 이에 김선호는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강태주의 추격신 노고를 거듭 칭찬했다.

연출자의 시선을 담아내는 매력적인 페이스에 더해진 출중한 연기력, 수준급 그 이상의 영어 발음, 두 발로 뛰는 열정. 박훈정 감독이 '꼼꼼하게' 뜯어본 신예의 스크린 데뷔는 합격점이었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주지 못한 것이 더 많을 강태주에게서 글로벌 배우로 성장할 가능성을 엿봤다. 

[사진=NEW 제공]
[사진=NEW 제공]

이 때문일까. 최근 뉴스1 단독 보도에 따르면 강태주는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2'에 합류해 촬영을 마쳤다. 아직 시리즈 촬영이 한창이기에 출연 여부 등을 공식화할 수 없지만 사실이라면 '파친코' 파급력에 힘 입어 전 세계 시청자에게 눈도장 찍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다. 러닝타임 118분. 청소년 관람불가. 오는 21일 개봉. 쿠키 영상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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