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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골프볼 전쟁 '스윙 스피드 vs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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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골프볼 전쟁 '스윙 스피드 vs 퍼포먼스'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3.31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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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골프 트렌드] 1000억 규모의 골프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골프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 <1>

[300자 Tip!] 올 시즌 골프 브랜드들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분야 중 하나가 골프볼이다. 골프볼은 모든 골퍼들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유일한 장비다. 국내 골프 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소비가 이뤄지며 연매출 1000억원 규모를 자랑한다. 이 때문에 브랜드들도 골프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머리싸움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 골프볼 시장은 ‘스윙 스피드’라는 화두를 둘러싼 시소게임이 팽팽하다. 골프볼을 선택하는 요령으로 '스윙 스피드라는 쉽고 간편한 선택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과, '스윙 스피드는 한 가지 퍼포먼스일 뿐 선택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이 치열하게 대비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Q 신석주 기자] 올 시즌 골프볼 시장의 새로운 테마는 ‘스피드’ 전쟁이다. 골프볼 브랜드들은 스윙 스피드에 따라 골프볼을 선택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의 선택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그동안 골프볼은 ‘느낌’이나 ‘필’이라는 감성적인 부분이 강조됐던 것이 사실. 때문에 골퍼들은 볼 피팅 개념을 보다 쉽게 접근하고 이해시키기 위한 첫 번째 단추로 ‘스윙 스피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 2014년 골프 브랜드들은 스윙스피드를 통한 골프볼 선택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며 골프볼 시장의 색다른 화두를 내놓았다. 사진은 KLPGA투어 안신애 프로의 아이언샷. [사진=KLPGA투어 제공]

그동안 골프 세계에서는 볼을 보다 멀리 보내고 그린 주변에서 원하는 컨트롤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를 골퍼들의 실력 탓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브랜드들은 골퍼의 특성에 맞게 골프볼을 선택하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골퍼들은 이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선택 기준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모든 브랜드가 동일한 스탠스를 취하는 건 아니다. 스윙 스피드는 드라이버 등 한정된 클럽에 해당하는 퍼포먼스라 골프볼의 전체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모든 클럽에 효과적인 성과를 얻는 것이 좋은 골프볼이라고 주장하는 브랜드도 있다.

◆ 골프볼 선택 ‘스윙 스피드’가 기준

스피드 경쟁에 가장 먼저 불을 붙인 브랜드는 캘러웨이 골프다. 지난해 ‘X-HOT’ 클럽으로 ‘스피드’에 큰 재미를 본 캘러웨이 골프는 이를 골프볼 선택 기준에 접목시켰다.

캘러웨이는 스윙 스피드에 대한 온라인 조사 결과에서 자신의 스윙 스피드를 알고 있는 골퍼들이 그렇지 않은 골퍼에 비해 비거리가 긴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스윙스피드를 알기만 해도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골프볼의 선택 기준을 개발한 것이다.

▲ 캘러웨이는 온라인 조사 결과에서 자신의 스윙스피드를 알고 있는 골퍼들이 그렇지 않은 골퍼에 비해 비거리가 긴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캘러웨이 제공]

캘러웨이 담당자는 “그동안 골프볼이 브랜드 중심으로 모호한 타깃을 대상으로 개발이 이뤄졌다면, 올해 출시된 제품은 철저히 골퍼 입장에서 개발된 맞춤형 제품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스윙 스피드별 볼의 비행 데이터를 분석해 3그룹으로 나눠 최적의 퍼포먼스를 내도록 설계했다. 과거 선택 기준이었던 피스, 컬러 등과 다른, 한 단계 진보된 선택법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윙 스피드는 골프볼 선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골프볼 선택은 좋아하는 선수나 프로들이 사용하는 볼 등을 통해 선택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 볼을 사용하면 마치 나도 그 선수와 같은 퍼포먼스를 낼 것이라는 다소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스윙스피드에 맞게 골프볼을 선택했을 때 최적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골프볼 브랜드들의 설명이다.

브릿지스톤 관계자 역시 “스윙 스피드라는 기준으로 골프볼을 선택한다면 객관적이며 이성적인 선택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은 물론 자신감 넘치고 공격적인 플레이까지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고 강조하면서, 이 기준이 골프볼 피팅에 있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골퍼들이 클럽을 선택할 때 대부분 시타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클럽’을 구매한다. 여기서 ‘본인에게 맞는 클럽’이라는 것은 골퍼가 구사하는 힘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스윙 스피드’에 따른 비거리, 방향성, 탄도 등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다”고 말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을 나타내는 스윙 스피드를 적절하게 발휘할 수 있는 골프 볼을 선택한다면 한층 발전된 퍼포먼스가 나타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 ‘동상이몽’ 골프볼 스피드 3형제

올시즌 캘러웨이, 브릿지스톤, 나이키 등의 골프 브랜드들이 ‘스윙 스피드’를 기준으로 한 콘셉트를 동시에 내놓았다. 이들은 저마다 스윙 스피드를 통해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골프볼 선택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 캘러웨이 SR 시리즈

캘러웨이 골프는 스윙 스피드에 따라 3가지 선택 기준을 제시한 ‘SR(Speed Regime) 시리즈’를 출시했다.

'SR 볼'은 볼의 비행 패턴 테이터를 분석해 드라이버 스윙 스피드를 90mph이하, 90mph부터 105mph 사이, 105mph 이상의 세 그룹으로 나눈 뒤,  각 스피드에 따라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SR1, SR2, SR3로 구분했다.

SR1은 비교적 느린 스윙 스피드, SR2는 아마추어 중 비교적 스윙 스피드가 빠른 골퍼, SR3는 프로골퍼 또는 아마추어 골퍼 중 스윙 스피드가 매우 빠른 골퍼들에게 적합하다.

- 브릿지스톤 B330

브릿지스톤 역시 신기술인 ‘하이드로 코어 기술’을 도입해 불필요한 스핀을 줄이고 비거리를 향상시킨 B330 모델을 선보였다. 이 골프볼 역시 스윙 스피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05마일 이상의 빠른 스윙 스피드와 비거리를 중시하는 골퍼들은 B330, 빠른 스피드와 샷 컨트롤 향상을 추구하는 골퍼들은 B330-S를 추천했다.

또한 스윙스피드가 105마일 이하의 보통 스윙 스피드지만 비거리 증가를 원하는 골퍼에게는 B330-RX을 출시했다.

▲ 나이키는 스윙 스피드에 따라 4가지 선택 기준을 제시했다. [사진=나이키골프 제공]

- 나이키 레진 시리즈

나이키 골프는 관성 모멘텀을 극대화하는 레진(RZN) 코어에 ‘스피드락 RZN 코어 기술’을 적용해 프로부터 아마추어 골퍼까지 향상된 비거리와 스핀 컨트롤을 제공했다. 레진 골프볼은 스윙 스피드와 본인이 원하는 퍼포먼스에 따라 총 4가지 타입(블랙, 플래티늄, 레드, 화이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레진 블랙은 스윙 스피드 90마일 이상의 투어레벨 및 비거리 향상에 초점을 맞췄고 플래티늄은 90마일 이상의 정교한 스핀 컨트롤이 가능하게 했다. 레진 레드는 스윙 스피드 100마일 이하 골퍼 중 비거리 향상에 집중했고 화이트는 90마일 이상 스윙스피드 및 부드러운 타구감을 원하는 골퍼에 적합하다.

◆ 스피드보다 퍼포먼스가 우선이다

골프볼 브랜드들이 스피드 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한발 물러난 브랜드도 있다. 바로 타이틀리스트다. 이들은 그동안 ‘토탈 퍼포먼스’를 강조해왔고 이번 신제품도 마찬가지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골프볼에 대해 가장 많은 오해를 하는 부분이 바로 ‘아마추어용 볼’과 ‘투어선수용 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투어 프로들의 스윙 스피드가 아마추어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드라이버에만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하지만 투어 프로든 아마추어 골퍼든 라운드에서는 드라이버샷에서부터 롱게임, 쇼트게임, 그리고 퍼팅까지 다양한 샷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각각의 샷에는 다른 스피드가 필요하다. 따라서 골프볼은 모든 샷에 쓰이는 스윙스피드에 적합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좋은 골프볼은 모든 샷, 모든 스윙 스피드에 적합하고 각각의 샷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볼이다”고 덧붙였다.

▲ 타이틀리스트는 스윙 스피드는 클럽마다 다르기 때문에 선택의 기준이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 타이틀리스트 제공]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적절한 골프볼 선택에 대해 자신의 느낌에 충실하라고 설명한다. “하나의 골프볼에 대한 골퍼들의 평가가 달라지는 것은 골퍼들마다 신체조건과 스윙이 다르고 그 스윙에 따라 골퍼들의 볼 스피드와 스핀량, 런치각 등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하며 “골프볼을 선택할 때 컴프레션, 피스수, 딤플수 등은 모두 잊어버리고 직접 필드에서 플레이해보고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골프는 볼을 멀리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낮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스포츠다. 따라서 좋은 스코어를 위해서는 100야드 안쪽에서의 플레이가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볼의 비거리보다 쇼트게임의 기술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볼을 테스트할 때 꼭 기억해야할 것은 절대 드라이버부터 시작하지 말고 그린 주변의 어프로치부터 쇼트아이언, 롱아이언의 순으로 샷을 하며 볼이 그린에서 자신이 원하는 가장 좋은 위치에 멈추는 지를 확인하면 된다. 아니면 자신과 비슷한 스윙을 가진 투어 선수가 어떤 볼을 사용하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퍼포먼스를 강조한 타이틀리스트 7총사

타이틀리스트는 올 시즌 주력 제품인 Pro V1을 출시하지 않는다. 대신 골퍼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다양한 소재와 컬러, 딤플 디자인 등 골퍼들의 폭넓은 선택 옵션을 제공하는 2014년형 신제품 골프볼 7종을 출시했다. NXT Tour, NXT Tour S 2종, 벨로시티 2종, DT SoLo 2종이다.

NXT 투어는 한층 더 진보된 다중 구조 기술을 적용해 롱아이언에서 낮은 스핀량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고 더욱 부드러워진 컴프레션 듀얼 코어와 부드럽고 얇아진 커버로 부드럽고 정확한 타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 타이틀리스트는 올해 7종의 골프볼을 출시해 골퍼들의 선택 옵션을 다양하게 했다.

빠른 볼 스피드를 구현하는 벨로시티는 타이틀리스트만의 LSX 코어를 탑재해 매우 빠른 초기 볼 스피드를 구현함으로써 티샷과 그린을 향한 숏 어프로치 샷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다. DT 솔로는 부드러운 코어와 커버 조합을 통해 골퍼들에게 더욱 부드러운 타구감과 최고의 쇼트게임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취재후기] 국내 골프볼 시장은 연매출 1000억원정도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브랜드들은 골프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이고 이 가운데 등장한 것이 스윙 스피드다. 드라이버로 국한됐던 스윙 스피드 선택 기준이 과연 골프볼 선택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그동안 컬러, 피스처럼 하나의 트렌드에 불과할지 골프 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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