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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강성형 우승 공통점 ‘절실한 소통’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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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강성형 우승 공통점 ‘절실한 소통’ [기자의 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1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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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솔직히 저도 감독님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감독님도 저 때문에 많이 힘드셨겠죠. 이런 사람을 처음 봤을 테니까요.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을 거예요. 감독님이 원하는 결과를 이뤄냈으니 좀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것 하시면서요.”

최준용(30·부산 KCC 이지스)이 지난 5일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수원 KT 소닉붐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이같이 말했다. KCC의 우승에는 전창진(61) 감독과 최준용의 ‘케미’(궁합)도 한몫을 했다.

2022~2023시즌을 마치고 최준용이 FA(자유계약선수)로 KCC 유니폼을 입었을 때 팬들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치악산 호랑이’(전창진 감독이 원주 TG 엑써스 시절 얻은 별명)로 선수들을 강하게 조련하는 KBL 최고령 사령탑인 전창진 감독과 ‘악동’ 이미지의 최준용의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전창진 KCC 감독.
전창진 KCC 감독이 5일 경기도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와 경기에서 88-70으로 승리해 우승한 뒤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지난해 5월 전창진 감독은 최준용과 나란히 앉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준용이가 남자답고 솔직하다. 개성이 있다고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준용이가 와서 편안하게 자기 역할을 하고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들이 저보고) 꼰대라고 말하는데 사실 선수들보다 더 젊게 사는 스타일이라 잘 맞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2023~2024시즌. 둘은 누구보다 진한 ‘브로맨스’를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경기 중에는 누구보다 하이 파이브를 열심히 했고 감독이 애정을 담아 슬쩍 한 대 쳐도 최준용도 웃으면서 지나갔다. 작전 타임 때는 최준용도 전창진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전창진 감독은 챔프전 5차전을 앞두고는 “마지막 무기”라며 최준용을 치켜세웠다. 최준용은 챔프전 5경기에서 평균 28분 27초를 뛰며 13.6득점 5리바운드 5.4도움으로 활약했다.

물론 전창진 감독이라고 선수들을 이끄는 데 어려움이 없진 않았을 터다. 2000년대 강력한 카리스마, 때로는 불호령을 내리며 선수단을 이끌었고 그렇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런 전창진 감독도 시대가 달라진 걸 체감했고 선수들을 이끄는 데 변화를 줘야했다.

최준용과 전창진 감독. [사진=KBL 제공]
최준용과 전창진 감독. [사진=KBL 제공]

전창진 감독은 우승 이후 “예전처럼 훈련을 많이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잘 만들어진 선수들이 기분 좋게 경기를 할 수 있게 감독의 지도 방법도 많이 달라졌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좋지 않고 한편으로는 이해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젊은 감독들도 쉽지 않겠다”며 “제가 어렸을 때는 훈련만 열심히 하고 전략만 잘 짜면 됐는데 지금은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호랑이 감독마저 바꿀 만큼 시대는 변한다. 그 시대의 흐름을 잘 타면서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니 분명 쉽지는 않을 것이다. 잘 해냈으니 우승이라는 선물도 온 셈이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생애 첫 챔프전에서 우승한 프로배구 V리그 강성형(54)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감독 역시 선수단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했다. 2021년 3월 부임한 이후 처음에는 ‘아재 개그’를 선보였다. 선수들과의 소통이 어려울 때는 선수들 또래의 자기 딸에게 도움을 구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강성형 감독이 1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3~2024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 승리로 통합 우승을 한 뒤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강성형 감독이 1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3~2024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 승리로 통합 우승을 한 뒤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양효진(현대건설)은 “감독님이 남자팀에 계시다 오셔서 (우리와) 소통을 어려워하셨다. 여자부에서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와) 말하는 것도 어려워하셔서 저희도 먼저 다가가려고 했다. 그때 내치시지 않고 들어주셔서 점점 강팀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시대가 바뀌어도 화두는 늘 소통이다. 편의점도, 공무원도, 식품업계, 대기업도 MZ세대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온갖 마케팅과 수단을 동원한다. 기업 총수라고 다르지 않다. 시간을 내 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고충을 듣기까지 한다.

불통의 이미지를 가지는 순간 구성원들은 곧바로 반발하는 게 소위 '요즘 세상'이다.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다른 생각을 재미있게 녹여낸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의 ‘MZ 오피스’ 코너가 인기를 끈 건 세대가 달라도 소통의 대한 궁금증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 스포츠라고 다를까. 분명한 건 소통을 잘해야 성적도 뒤따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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