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국가대표 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엘리트 야구선수들은 혹독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초등·리틀 때는 좋은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해, 중·고등학생 때는 프로 지명을 위해, 프로가 되면 1군 데뷔를 위해, 1군이 되면 방출되지 않는 주전급이 되어 연봉을 더 높이기 위해 등이다. 은퇴 전까지는 하루하루가 경쟁이다. 자세가 망가져선 안 되고 부상도 방지해야 한다.
멘탈 관리도 필수다. 팀에 속한 입장이고 선수단 규모가 있으므로 어느 정도의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경기와 순간에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심리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뿐인가. 조금만 못 하면 악성 DM이나 댓글에 시달린다. 야구는 월요일 빼고 하는 데일리 종목이며 시즌도 길다. 요즘엔 KBO리그 인기가 하늘을 찌르니 고충은 계속된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정서 소진은 상당하다.
그간 필자가 만난 야구선수들 떠올려 보면 리틀이나 중학생까지는 그저 야구가 즐거워서 열심히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진학해 2학년이 되는 순간 커다란 스트레스에 휩싸인다. 인생의 갈림길에 놓이니 느끼는 압박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프로에선 매일 성적표가 만천하에 공개된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시즌 연봉이 책정되거나 트레이드 혹은 방출이 이뤄지니 멘탈이 단단해야 한다. 슬럼프는 예삿일이다. 입스나 심리적 탈진을 겪은 선수를 꽤 봤다. 박찬호, 추신수, 류현진, 이정후같은 사례가 얼마나 어려운지 경외심이 들 정도다.
최근 KBO리그에서 주목하는 선수가 있다. 김기중(한화 이글스)이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받아 한화팬들의 기대가 컸지만 오랜 시간 침묵했다. 지난해까지 1군 성적이 57경기(21선발) 3승9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4.80이었던 좌완투수다.
요즘 들어 조금씩 자리를 잡는 것 같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보여준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퀄리티스타트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5일 수원 KT위즈전에서는 불펜으로 나와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김기중은 5선발 경쟁자로 캠프를 시작했으나 올해 역시 2군을 내려갔다 왔다. 그러다 외국인 선수의 팔꿈치 부상에 갑작스럽게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대개 이런 절호의 기회 오면 기쁘면서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잘해야 하는데’, ‘실수하면 안 되는데’ 등 여러 생각이 나면서 긴장이 극에 달하곤 한다. 그러나 김기중은 씩씩했다. 최고 구속 145km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으로 당당히 팀에 보탬이 됐다.
항상 잘되기만 하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김기중 같은 케이스가 훨씬 많다. 내가 2군에 오래 머문다고 해서,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가 특출나다고 해서, 지도자가 내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해서 포기해선 안 된다. 힘든 상황 때문에 마음을 느슨하게 먹지 말기를. 김기중은 고대하던 가운데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필자가 말하는 준비란 단지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멘탈 관리를 잘하는 것까지 포함이다.
소해준 멘탈코치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수료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한국스포츠멘탈코치협회 협회장
- 2019 K리그 전남드래곤즈 축구팀 멘탈코치
- 2020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전임감독 필수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능력개발 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스포츠멘토링 스포츠심리 멘토
- 2021~2022 부천하나원큐 농구팀 멘탈코치
- 2023 전남도청 근대5종팀 멘탈코치
- 2023 장충고등학교 야구부 멘탈코칭 강사
- 2023~2024 포스코인터내셔널 탁구단 멘탈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