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배구 여자부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두 절친 김연경(36)과 김수지(37)는 이번 시즌이 V리그 20년 째다. 현재 흥국생명의 해외 전지훈련지인 중국 상하이에서 선수단과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둘에게 올 시즌은 각별하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고민했지만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2021~2022시즌 중국배구 슈퍼리그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에서 뛰다 2022~2023시즌 흥국생명에 복귀해 2시즌을 뛰었지만 아직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지 못한 영향이 크다. 2번 모두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수지는 올 시즌부터 흥국생명 주장을 맡는다.
최근 전지훈련지에서 공동취재단을 만난 김연경은 “예전부터 우승을 많이 해본 경험이 있다 보니 그 달콤함을 잘 알기에 우승에 대한 갈망이 더 컸다”며 “그래서 2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게 더 많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다가올 시즌에는 우승에 집착하기보다는 즐기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히려 즐기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김연경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그는 “최근 우선순위가 바뀌긴 했다. 은퇴 이후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예전에 가장 아래에 있었다면, 최근 들어 현장에서 선수들을 직접 가르치고, 팀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위로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원래 배구 행정가나 스포츠 행정가로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게 위 순위였는데 요즘 들어서는 현장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도 좀 많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물론 이런 제 생각에 대해서 주변에서는 맹렬하게 반대한다. 반대가 꽤 크다”라고 했다.
김연경이 지도자를 생각하게 된 건 최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2024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배구를 직접 보면서다. 그는 “‘현장이 나한테 좀 맞는 건가’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 계기가 됐다”라고 했다.
김연경의 주변에서는 “지도자로 잘해봐야 본전”이라고 얘기한다고 한다. 김연경은 “물론 아직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며 “모든 주변 분들이 반대 중이다. 선수 때 쌓은 명예나 평판을 왜 지도자를 하면서 깎아 먹으려고 하냐며 주변에선 얘기하지만 그런 걸 생각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안 하고 싶진 않다”라고 했다.
새 시즌 주장을 맡게 된 김수지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이 ‘이제 네가 (주장을) 했으면 좋겠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가져와봐라’고 하셨는데 바로 다음 날 ‘이제 없지 않냐’고 얘기하시더라. 그래서 알겠다고, 주장을 맡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쓴소리해야 할 때가 있는 게 주장”이라며 “많이는 안 하려고 하는데, 필요할 땐 한다. 그래도 연경이가 옆에 있고 해서 나눠 가질 수 있는 건 다행이긴 하다. 주장이란 자리가 늘 부담스럽긴 하지만, 연경이가 있어서 덕분인지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 주장을 했을 때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수지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정대영(43)과 한송이(40)가 은퇴하면서 V리그 여자부 미들블로커 최고참이 됐다. 그는 “트레이닝 기술이나 의학 발전이 큰 것 같다. 제가 키에 비해 좀 유연한 편이라 큰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 편”이라며 “제가 배구 외에는 과한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다. 배구할 땐 배구만 해야 하는 몸이라 그래서 그런지 관리가 잘 되는 듯하다”고 했다.
그는 “주로 비시즌에 쉴 때는 친구들을 만나서 앉아 있거나 혼자 있을 땐 누워 있곤 한다”며 웃었다.
김수지는 “아무래도 나이가 좀 있으니 시즌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큰 부상 없이 잘 치르는 게 차기 시즌 가장 큰 목표”라며 “지난 시즌엔 좀 아쉽게 끝났으니 올 시즌에는 그런 아쉬움이 안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