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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차도 꺾은 남자배구, 떨어진 자신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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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차도 꺾은 남자배구, 떨어진 자신감 챙겼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9.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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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 남자배구는 최근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해 하락세가 뚜렷했다.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에서 14개국 중 3위에 그쳤다. 이어 열린 아시아 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는 17개국 중 5위에 그쳤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래 61년 만의 노메달로 충격을 안겼다.

절치부심한 남자배구는 여자배구와 함께 활로를 찾았다. 사상 최초로 대표팀에 외국인 감독을 앉혔다. 남자배구는 브라질 출신의 이사나예 라미레스(41)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브라질, 바레인, 파키스탄 등에서 감독 생활을 한 인물이다. 세대교체와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 4월 출범했다.

일단 조금씩 분위기는 올라오고 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의 올스타팀인 팀 KOVO는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에서 이탈리아 명문 베로 발리 몬차를 상대로 세트 점수 3-0(25-21 25-21 25-18)으로 이겼다.

팀 KOVO의 허수봉이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에서 이탈리아 명문 베로 발리 몬차와의 경기 중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번 명단에는 허수봉(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정한용(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임성진(수원 한국전력 빅스톰, 김지한, 한태준(이상 서울 우리카드 우리WON), 신호진(안산 OK저축은행 읏맨) 등 국가대표가 대거 포함됐다.

몬차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수페르리가, 이탈리아 컵대회, 유럽배구연맹(CEV) 챌린지컵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몬차는 브라질 국가대표 세터 페르난두 크렐링,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미들블로커 테일러 에이브릴(미국),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아브라힘 라와니 등을 보유한 강팀.

하지만 올 테일러가 새로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오스마니 후안토레나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몬차는 100% 전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몬차의 이우진이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에서 팀 KOVO를 상대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몬차의 이우진이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에서 팀 KOVO를 상대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그렇다 하더라도 남자배구에는 자신감을 일으킬 수 있는 경기였다. 허수봉이 양 팀 최다인 14점을 올렸고 신영석(한국전력·12점), 전광인(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11점)도 활약하며 신구조화가 좋았다. 팀 KOVO는 블로킹 득점(10-7), 서브 에이스(4-3), 범실(16-22) 등에서 모두 몬차에 앞섰다. 최근 국가대표에 승선한 이우진(몬차)는 9점을 올렸다.

앞서 남자배구는 지난 6월 2024 AVC 챌린지컵 남자배구대회에서는 이우진과 신호진, 한태준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면서 안정적으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올렸다. 4강에서 탈락하고 3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7월 2024 코리아컵 제천 국제남자배구대회에서는 2군이긴 하지만 브라질을 32년 만에 꺾었고 중국을 풀세트 접전 끝에 꺾으면서 3승 1패로 5개 팀 중 1위에 올랐다.

코리아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7일까지 크로아티아와 스페인 등으로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팀 KOVO의 승리에는 전지훈련도 도움이 됐다.

기뻐하는 팀 KOVO 선수들. [사진=KOVO 제공]
기뻐하는 팀 KOVO 선수들. [사진=KOVO 제공]

허수봉은 "많이 걱정했는데, 대표팀 유럽 전지훈련에서 높은 블로킹을 어떻게 공격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 오늘 경기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라미레스) 대표팀 감독님이 하이볼이 올라오면 공 밑에 빨리 (자리를) 찾아 들어가 블로킹을 이용해 공격하라고 주문하셨다. 오늘 잘 통한 것 같다"고 했다.

남자배구 대표팀은 내년 9월 12~28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2025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그동안 남녀 24개국씩 출전했지만 2025년부터 32개국으로 확대되면서 한국은 운 좋게 출전권을 얻었다.

한국은 2023 아시아선수권에서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세계랭킹 28위로 막차로 세계선수권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남자배구 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건 11년 만이다. 실력 있는 세계 정상급 국가와 경기를 벌이면서 경험치를 쌓을 좋은 기회다.

김상우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감독은 "허수봉을 비롯해 젊고 힘 있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참 많이 배출되고 있다"면서 "(기존에는) 세밀함이 떨어져 승부처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는데 그것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경험을 쌓는다면 한국 배구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팀 KOVO와의 몬차의 경기에 앞서 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소유, '미스트롯 시즌2' 출신 가수 전유진이 축하 무대를 펼쳤다.

V리그는 오는 21일 경남 통영에서 개막하는 KOVO컵을 시작으로 올 시즌 일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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