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소속 걸그룹 뉴진스가 하이브 내 압박을 폭로하고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다. 뉴진스는 그동안 탄원서, 수상 소감 등을 통해 민희진 전 대표의 편에 서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첫 발발한 하이브와 민희진의 대립에서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어도어 경영진 교체와 함께 약 4개월 만에 입을 연 뉴진스가 앞으로 몰고 올 파장은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진스는 지난 11일 저녁 유튜브 채널 'nwjns'를 개설하고 '뉴진스가 하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해당 계정은 라이브 종료 후 삭제됐다.
무거운 표정으로 등장한 뉴진스는 "저희는 (어도어)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소통이 되지않는 느낌이라 라이브를 준비하게 됐다"며 "오늘 저희의 라이브는 어도어 직원분들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뉴진스가 기습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골자는 '민희진의 어도어 대표이사직 복구'였다. 뉴진스는 민희진 전 대표와의 두터운 신뢰를 강조하며 하이브-민희진 대립 과정에서 하이브를 더이상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데뷔 후에도 이해할수 없는 불합리한 일들이 정말 많았다"며 "얼마전에는 데뷔 전의 사적인 기록들이 공개됐다. 정말 놀랐다. 저희를 보호해야 하는 회사에서 이런 자료들을 관리하지 못 하고 유출시켰다는 게 정말 이해 되지 않았다. 동시에 다른 자료들도 관리가 되지 않을 거라는 불신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는 하이브 분란 과정에서 일부 매체를 통해 뉴진스의 연습생 시절 영상 등이 보도된 배경을 지적한 것이었다. 이후 뉴진스는 부모들과 함께 하이브에 아티스트 보호 요청을 했으나 이를 묵살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진스는 "앞으로 누구를 믿고 의지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 이렇게라도 말씀을 드리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줄 것 같지 않아 용기를 냈다"고 호소했다.
멤버 하니는 민희진 해임 이후 하이브 내 따돌림 정황이 있었다는 폭로를 이어갔다. 하니의 주장에 따르면 한 하이브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 매니저는 하니를 면전에 두고 아티스트에게 "하니를 무시하라"라고 지시했다. 이를 어도어에 이야기했지만 돌아오는 조치는 없었다.
하니는 "증거가 없으니 해줄 게 없다는 말을 듣고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이 없어졌구나, 지켜줄 생각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한순간에 거짓말쟁이가 된 느낌이 들었다. 민희진 대표님은 저희를 위해 싸워주셨지만 지금 있는 분들은 그렇지 않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걱정되고 무섭다"고 고백했다.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대표의 일에 관해서도 "저희의 미래도 걱정이지만 지금까지 만들어온 작업물들도 위협을 받고있다는 게 무섭다"며 "저희만큼이나 사활을 걸고 작업물을 같이 만든 분들이 바로 앞에 계신데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는게 이해가 안 된다. 신임 경영진들의 발표를 처음에는 믿고 따라가려 했지만 가면 갈수록 문제는 커져만 갔고 얼마전 신우석 감독님과의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됐을 일이다. 저희를 위해 일해주신 분들을 존중해달라. 지금 하고 계신 일들은 절대 저희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신우석 대표는 최근 어도어가 경영진 교체와 함께 이전에 작업한 뉴진스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더이상 어도어와 협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멤버 다니엘은 "저희는 민희진 대표님과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이 꿈이었고 그것을 위해 항상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할 수 없게 됐고 세워놓은 계획들마저 실행하지 못 하게 됐다"며 "저희는 저희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을 뿐인데 저희가 뭘 잘못했나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끝으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오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정상화시킬 것을 요구하며 "저희는 하이브에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 제발 더이상은 방해하지 말아달라. 대표님을 복귀시켜 주시고 지금의 낯선 상황과 낯선 사람들이 아닌 원래의 어도어로 돌려 놓아라. 더 잘 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의 할 일을 잘 하면 될 것 같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저희 민희진 대표님을 그만 괴롭히셨으면 좋겠다. 솔직히 대표님이 너무 불쌍하고 하이브가 비인간적인 회사로만 보인다. 저희가 이런 회사를 보고 뭘 배우겠냐"고 말했다.
한편 뉴진스 팬덤 버니즈는 지난 2일 뉴진스의 내부 자료 등을 유포한 하이브, 쏘스뮤직, 디스패치 소속 기자 2명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이어 9일 언론중재위원회에 디스패치에 대한 권고 조치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청원에는 취재 정보가 불법적인 경로로 취득된 증거도 함께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 이후 고용노동부에 '뉴진스의 하이브 내 따돌림 폭로 사건을 수사하고 위법 행위가 발견될 시 관련자들이 엄히 처벌받도록 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현재 하이브는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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