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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터울' 이형택-정현의 데이비스컵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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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터울' 이형택-정현의 데이비스컵 도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4.02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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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 위 인도와 예선 2회전…아시안게임 앞둔 한국 테니스 시험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플레잉 코치'로 코트에 돌아온 이형택(38)과 유망주 정현(18·삼일공고)을 앞세운 한국 남자 테니스가 세계 무대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 남자 테니스대표팀은 오는 4일부터 사흘간 부산 스포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는 2014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1그룹 예선 2회전에서 인도와 맞붙는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현역 은퇴 뒤 4년만에 돌아온 이형택과 '20살 터울'인 막내 정현이 함께 출전한다는 점이다.

◆ 월드그룹 도전하는 한국 테니스, 이형택 긴급 수혈

이형택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단체 금메달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도하 대회 개인 단식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남자 테니스의 '아이콘'이었다. 2000년과 2007년에는 US오픈 단식 16강에 올랐고 2007년에는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3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더구나 이형택은 데이비스컵 경험도 풍부하다. 14년 동안 출전해 단식에서 41승9패를 비롯해 모두 51승23패를 거둬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다. 2007년에는 한국을 월드그룹에 올려놓은 경험도 있어 월드그룹에 도전하는 한국 테니스로서는 이형택의 경험이 필요했다.

2009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육성군 코치를 맡으며 후진을 양성하던 이형택은 지난해 현역에 복귀한 뒤 지난 2월부터 대표팀 플레잉코치를 맡고 있다. 이형택으로서는 이번 데이비스컵이 국가대표 선수로 복귀한 뒤 처음 치르는 실전무대다.

◆ 기대주 정현, 너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봐

정현 역시 세계 시니어무대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는 그야말로 정현의 해였다. 캐나다오픈 주니어대회 복식 준우승을 비롯해 윔블던 주니어대회 단식 준우승, 국제테니스연맹(ITF) 퓨처스대회 단식 우승 등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한국 테니스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지난 1월에는 호주오픈 주니어대회 단식 8강과 지난달에도 ITF 태국 퓨처스대회 단식 우승과 중국 퓨처스 단식 준우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왔다.

여기에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뛰었던 임용규(23)와 정석영(21)까지 가세했다.

데이비스컵에 나서는 선수 가운데에서는 임용규가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 랭킹 300위로 가장 높고 정현(377위), 정석영(447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5년만에 복귀하는 이형택은 1년동안 단식을 뛰지 않아 ATP 단식 랭킹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복식 랭킹에서는 976위에 올라 있다.

◆ 인도가 한수 위, 첫날 단식 한 경기 잡으면 해볼만

한국의 상대인 인도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한수 위다.

선수 구성부터 뛰어나다. 솜데브 데바르만이 ATP투어 88위로 인도에서 가장 높은 순위이고 사케스 미네니(256위), 지반 네둔체지안(322위), 사남 싱(371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로한 보파나는 복식 14위여서 복식에만 출전할 예정인 이형택에게 큰 벽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수 위라고 할지라도 100위권 안에 든 데바르만을 제외하면 모두 단식에서 해볼만하다. 데바르만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식 금메달을 비롯해 싱과 함께 복식 금메달도 따낸 인도 테니스의 에이스다.

하지만 임용규가 컨디션이 좋으면 데바르만과 좋은 경쟁을 벌일 수 있다. 데바르만과 함께 인도 테니스의 양대 축인 유키 밤브리(147위)가 부상으로 빠진 것도 호재다. 4단식 1복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경기에서 첫날 단식 두 경기 가운데 한 경기만 잡으면 복식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도 있다.

인도를 꺾는다면 네덜란드, 캐나다, 스페인, 호주, 미국, 아르헨티나, 벨기에, 세르비아 등과 함께 오는 9월에 치러지는 월드그룹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여기서도 이긴다면 2007년 이후 7년만에 월드그룹에 들어갈 수 있다. 당시 한국은 이형택, 임규태 등을 앞세워 슬로바키아를 3-2로 꺾고 다음해 월드그룹 16개국에 포함됐다.

인도에 진다고 해도 실망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부터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메달 하나 이상을 획득했던 한국 남자 테니스는 광저우 대회에서 그 맥이 끊겼다.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권 입상을 위해 임용규, 정석영과 기대주 정현이 데이비스컵에서 강호 인도와 맞붙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 데이비스컵이란?

'테니스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으로 1900년 미국과 영국의 대결을 시작으로 114년 역사를 자랑한다. 데이비스컵은 사흘에 걸쳐 2단식, 1복식, 2단식의 순서로 진행되며 모든 경기는 5세트 노타이 브레이크로 운영된다.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와 유럽 및 아프리카, 남북아메리카 등 3개 지역에서 치러지는 지역별 예선을 통과한 팀은 해당연도 월드그룹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진 8개팀과 월드그룹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8개팀은 해당연도 월드그룹 토너먼트 1라운드를 통과한 8개팀과 함께 다음해 월드그룹 토너먼트 출전에 출전한다.

1960년부터 데이비스컵에 출전한 한국은 1981년과 1987년, 2007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월드그룹에 포함됐지만 뉴질랜드, 프랑스, 독일 등에 밀려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뉴질랜드와 프랑스를 상대로는 0-5로 완패한 것과 달리 독일에 2-3으로 아쉽게 졌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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