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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에 전한 '돌부처' 오승환의 따뜻한 동료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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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에 전한 '돌부처' 오승환의 따뜻한 동료애
  • 권대순 기자
  • 승인 2014.04.04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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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당한 팀 동료 번호 모자에 새겨, 심판에 주의 받아

[스포츠Q 권대순 기자] '돌부처'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 구위가 아닌 부처같은 따뜻한 마음씨로 일본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오승환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전에서 1이닝을 2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7-4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초반에 실점을 기록했지만 정작 일본 언론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오승환의 모자였다. 정확히 말하면 오승환의 모자에 적힌 '7'이라는 숫자였다.

한신의 7번은 니시오카 츠요시.

니시오카는 지난달 30일 요미우리전 수비 도중 외야 수비와 강하게 충돌, 코뼈, 쇄골, 갈비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오승환은 팀 동료 니시오카의 빠른 쾌유를 비는 의미로 모자에 그의 등번호 7번을 새긴 것.

한국에서는 부상당한 동료를 위해 번호를 모자에 새기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일본야구기구 규칙 1.17조는 '유니폼(모자, 스타킹 포함)'의 겉의 어떤 부분에도 상표 등의 표시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모자에 글이나 숫자를 새긴다거나 목걸이를 유니폼 밖으로 꺼낸 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 후 오승환은 심판에게 주의를 받았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오승환의 동료애에 대해 칭찬하고 나섰다.

닛칸스포츠는 "나 혼자만이 아닌 모두를 생각하는 마음"이라며 오승환의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을 평가했다. 스포니치 역시 "국적은 달랐지만 오승환이 지금 할 것은 니시오카의 몫까지 힘껏 뛰는 것이었다. 등번호 7이 복귀할 때까지 하나라도 많은 승리를 팀에 보태는 것밖에 없었다"며 오승환의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오승환은 경기가 끝난 뒤 스포니치와 인터뷰에서 "부상자가 나왔을 때 (동료의 번호를 새기는 것은) 한국에서 계속 했던 것이다. 니시오카를 생각하는 마음은 다른 선수들도 똑같다"며 "하지만 심판이 하지 말라고 했으니 그만 두겠다"고 말했다.

이날 실점을 기록하고 심판에게 주의를 받았지만 오승환은 팀 동료애를 보여주며 선수들로부터 더 큰 신뢰를 받게 됐다.

iversoon@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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