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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동갑내기 정지윤-이숙자, "고맙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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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동갑내기 정지윤-이숙자, "고맙다 친구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4.04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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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시즌 중반 힘들었다"…베띠 "더이상 바랄게 없다"

[화성=스포츠Q 민기홍 기자] GS칼텍스의 우승을 이끈 1980년생 동갑내기 세터 정지윤(34)과 이숙자가 눈물을 보이며 서로를 격려했다. 또 다른 주역인 베띠 데라크루즈(27)와 한송이(30)도 기쁨을 표현했다.

GS칼텍스 선수들은 4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을 3승1패로 꺾고 여자부 왕좌에 오른 뒤 저마다 기쁨의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 GS의 토스를 책임지며 맹활약한 정지윤은 "시즌 초반 준비가 안 됐다.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 우승해 좋다. 특히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숙자가 도와줘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며 우승 영광을 동갑내기 친구에게 돌렸다.

▲ [화성=스포츠Q 최대성 기자] 고비 때마다 정지윤을 대신해 코트에 들어선 이숙자는 녹슬지 않은 토스로 IBK기업은행 센터진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숙자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몸을 날려 볼을 살리고 있다.

눈물을 많이 흘렸는지 붉게 충혈된 얼굴로 인터뷰장에 들어선 이숙자 역시 "지윤이랑 플레이가 다르다보니 IBK쪽이 흔들렸던 것 같다"며 "풀시즌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팀에 도움이 되어 우승하고 선수생활을 마치게 돼 개인적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들이 일부러 나를 많이 도와준 것 같다"고 눈물을 보이며 옆에 있던 정지윤의 팔을 붙잡았다.

이선구 감독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지윤과 이숙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시즌 내내 정지윤이 주전이었지만 챔프전 결정적인 순간 중앙 속공을 살리기 위해 이숙자를 기용했다. 두 베테랑 세터의 다른 스타일에 IBK기업은행 센터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이 감독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간이 부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한송이도 마음 고생했던 한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시즌 중반 포지션이 바뀌어 내 몫을 많이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시즌 중반 이 감독은 한송이를 라이트로 투입했다. 베띠의 공격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한송이는 대부분 라이트로 뛰며 공격보다는 리시브와 수비 등 궂은 일에 집중했다.

▲ [화성=스포츠Q 최대성 기자] 한송이는 안정적인 리시브를 비롯해 궂은 일을 전담하며 GS칼텍스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한송이가 IBK기업은행 유희옥과 채선아의 블로킹을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이어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나를 내려놓고 팀을 위해 한 번 희생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마음이 편해졌다"고 성숙한 자세를 보여줬다.

베띠는 자신이 세웠던 챔프전 최다득점 기록(54점)을 이틀 만에 55점으로 경신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28표 중 25표를 독식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베띠는 "많이 피곤하다. 모든 것이 끝났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베띠는 우승에도 불구하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접전을 거듭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크게 집중력을 발휘하다보니 표정이 들어가지 않았던 것 같다"며 "스스로에 만족한다. 많이 기뻐서 울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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