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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최악 맛본 류현진의 '롤러코스터' 개막전3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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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최악 맛본 류현진의 '롤러코스터' 개막전3 시리즈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4.05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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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본토 개막전 호투 상승세, 홈 개막전서 난타 당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류현진(27·LA 다저스)의 세차례에 걸친 개막 시리즈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거듭한 끝에 가장 중요한 홈 개막전에서 무너졌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2이닝 8실점(6자책점)하며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에도 샌프란시스코와 데뷔전에서 첫 패배를 당했는데 이번에도 샌프란시스코에게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비록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무너졌지만 류현진으로서는 희망을 남겼다. 물론 숙제도 있긴 하지만 심각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의 부상으로 류현진이 시즌 초반 모든 것을 떠안았다는 것이다. 6경기에서 무려 3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 호주 개막시리즈 호투 뒤 발톱 부상
 
류현진은 지난달 23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호주 개막시리즈 두번째 경기에 나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스프링캠프 기간동안 연마한 커브가 잘 들어가기 시작했고 슬라이더, 체인지업과 빠른 공도 괜찮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피안타 2개, 볼넷 1개로 잡아냈고 삼진을 5개나 잡아냈다. 팀의 7-5 승리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주루 도중 발톱이 깨지는 부상을 입었다. 발톱 부상이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세심한 것 하나하나가 투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깨진 발톱은 류현진에게 문제가 됐다.
 
결국 발톱 부상 치료 때문에 류현진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원정 개막시리즈 등판은 물 건너가는 듯 보였다. 애리조나전에서 호투하면서 한껏 올라갔다가 발톱 부상이라는 악재 때문에 시즌 출발이 순탄하지 않았다.
 

◆ 커쇼의 부상, 류현진의 깜짝 본토 개막전 선발
 
하지만 호주 개막시리즈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류현진 뿐이 아니었다. 커쇼도 등 부상을 당했다. 남들보다 이르게 시즌을 시작한 탓에 두 투수에게 모두 악영향을 미쳤다. 결국 커쇼는 데뷔 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돈 매팅리 감독은 당장 미국 본토 개막전에서 쓸 선발 투수 찾기에 나섰다. 비록 샌디에이고에서 벌어지는 원정 개막전이라고는 하지만 미국에서 벌어지는 경기였기 때문에 너무나 중요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류현진이 꺠진 발톱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고 급격하게 컨디션이 좋아졌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불펜 투구 테스트를 통해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지난달 31일 펫코 파크의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씩씩하게 잘 던졌다. 빠른 공 뿐 아니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가 모두 위력이 있었다. 7이닝동안 겨우 88개의 공만을 던지며 피안타 3개, 볼넷 3개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삼진은 7개나 잡았다. 샌디에이고 감독도 도저히 칠 수 없는 공이라며 류현진의 투구 하나하나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때부터 탈이 날 조짐이 보였다. 류현진이 스스로 피로를 호소하며 자진 강판을 요청했다. 그리고 중간 계투가 불을 지르며 류현진이 애써 막은 7이닝을 망쳤다. 시즌 2승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LA 다저스는 1-3으로 역전패했다. 
 

◆ MLB서 안 통한 '소년 가장'
 
류현진과 자크 그레인키, 댄 하렌을 내세워 샌디에이고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만든 LA 다저스는 호기있게 다저 스타디움으로 돌아왔다. 초반 5경기에서 4승 1패를 거둔 LA 다저스였기에 홈 개막전에 쏠린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컸다.
 
하지만 이 경기에 다시 한번 류현진을 내세웠다. 매팅리 감독으로서는 홈 개막전에 폴 마홀름 등 4선발을 내세우기엔 다소 부담이 있었다. 선발진 가운데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는 류현진과 그레인키 밖에 없었고 나흘 밖에 쉬지 못한 류현진을 재호출했다.
 
그렇지 않아도 피로 때문에 샌디에이고전을 더이상 막지 못한 류현진에게 샌프란시스코라는 상대는 부담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야시엘 푸이그가 시무식이나 다름없는 홈 개막전을 앞두고 지각까지 했다. 팀 분위기는 엉망이 됐다.
 
최악의 조건에서 류현진은 1회초 2사까지 잡아놓고도 이후 연속 안타를 맞고 수비까지 도와주지 않으면서 대량 실점했다. 무실점 기록은 12이닝만에 끝났고 6실점 이상 경기를 해본 경험이 없는 류현진은 한 이닝에만 6실점했다. 2회초에도 비자책 2실점하면서 8실점 경기를 하고 말았다.

LA 다저스는 초반 2이닝에 8실점한 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4-8로 졌고 류현진은 시즌 첫 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애리조나전 5이닝 무실점과 발톱 부상, 그리고 본토 개막전 선발 낙점과 샌디에이고전 7이닝 무실점, 잘 던지고도 2승 실패, 샌프란시스코전 2이닝 8실점까지. 류현진의 세차례에 걸친 개막시리즈는 인생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긴 롤러코스터였다. 그리고 그 이면엔 졸지에 '소년 가장'이 된 류현진에 대한 혹사가 있었다.

◆ 스프링캠프 기간 연마한 커브, 주무기 기대감
 
류현진은 세차례 경기에서 1승 1패, 3.86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이 자체만 놓고 보면 기대했던 '임시 에이스'의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기록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은 역시 샌프란시스코전 때문이다. 너무 갑작스럽게 무너졌기 때문에 불가항력이었다. 수비진까지 도와주지 못했으니 류현진에게 역부족이었다.
 
이보다 더 중점을 둬야 할 것은 역시 류현진이 4개의 구종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만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커브를 추가함으로써 상대와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수확이다.
 
문제는 샌프란시스코전 악몽에 의한 트라우마를 어떻게 이겨내느냐다. 또 6경기에서 3경기에 출전하며 혹사당한 체력도 빨리 회복하는 것도 급선무다. 매팅리 감독이 뒤늦게나마 5선발 체제로 전환해 류현진의 체력을 배려하겠다고 한 것이 다행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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