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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마지막 주자 김온아, 두차례 수술 거친 '오뚝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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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마지막 주자 김온아, 두차례 수술 거친 '오뚝이' 도전
  • 권대순 기자
  • 승인 2014.04.08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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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후 부상·재활 다시 부상과 재활의 지루한 반복 끝 복귀...아시안게임 정상 탈환 노린다

[의정부=스포츠Q 권대순 기자] ‘우생순’의 마지막 주자 김온아(26·인천시청)가 돌아왔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활약한 한국 핸드볼대표팀의 골게터 김온아가 긴 공백을 깨고 코트에 돌아와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고 있다. 김온아는 2012년과 2013년 무릎쪽 같은 부위를 두 번이나 수술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김온아는 지난달 13일 2014 SK핸드볼 코리아리그 부산 BISCO전에서 교체 투입, 6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5-19 승리에 일조했다. 무난한 복귀전이었다.

7일 의정부에서 벌어진 광주도시공사전에 선발로 출전한 김온아는 2골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28-19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팀은 6승1무2패 승점 13으로 삼척시청을 밀어내고 3위에 올랐다.

▲ [의정부=스포츠Q 노민규 기자] 2008 우생순의 막내 대표선수였던 김온아는 어느덧 대표팀을 이끄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김온아가 지난 7일 광주도시공사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우생순 신화의 막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우리에게 크나큰 감동을 줬다. 그해 1월 개봉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았고, 헝가리와 3,4위결정전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평균 연령 34.7세의 대표팀 막내가 바로 약관의 김온아였다. 오성옥의 백업으로 선발된 그는 당시 17-26으로 뒤지던 러시아전 후반에 교체 투입되어 순식간에 7골을 몰아넣으며 29-29 무승부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세대교체가 단행된 대표팀에서 주축역할을 맡았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일본과 맞붙은 준결승전에서 28-29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된 것.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이어온 연속 우승행진이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대표팀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김온아는 소속팀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2007년 김온아는 신인왕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8년 올림픽 이후 기량이 한층 성장한 그는 2009년 핸드볼큰잔치 득점왕 및 베스트7에 뽑혔고다.

2010년 핸드볼큰잔치에선 MVP, 어시스트상, 베스트7에 선정되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2011년에는 인천시청의 핸드볼코리아 우승을 이끌며 챔프전 MVP에 올랐고, 대한핸드볼협회로부터 2011년 최우수 선수로 뽑히는 영광을 안으며 승승장구했다.

김온아는 벽산건설 소속으로 2009, 2010 핸드볼큰잔치 2연패를 이끌었다. 인천시체육회 소속으로도 2011,2012 핸드볼코리아 2연패등 총 4연속 우승을 기록하며 개인기록이나 팀 기록에서 누구 하나 부러울 것이 없었다.

2012 런던올림픽, 시련의 시작

김온아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설욕의 무대로 삼았다. 그러나 의욕이 너무 과했던 탓일까. 첫 경기 스페인전에서 종료 2분전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오른 무릎 대퇴인대 파열. 김온아는 대회 종료 후 한국에 들어와서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처음 수술이 정말 힘들었다. 재활을 거의 1년 가까이 했다. 1년이라는 공백이 두려웠다. 코트 적응과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의정부=스포츠Q 노민규 기자] 김온아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오른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이후 오른쪽 무릎에는 항상 보호대를 차고 경기에 들어선다. 지난 7일 광주도시공사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는 김온아.

그렇게 기나긴 재활을 마치고, 지난해 7월 코트로 돌아왔다. 11개월만이었다. 하지만 코트를 누빈 것도 잠시, 김온아는 또다시 수술대에 올라야만 했다.

“훈련을 하면서 같은 부위에 통증이 느껴졌다. 재수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전국체전까지만 참고 뛰자는 생각이었다.”

아픈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김온아는 인천시청을 2013 전국체전 우승으로 이끈 후 지난해 10월 재수술을 받았고, 다시 6개월간의 재활을 거쳐 지난달 복귀전을 치렀다.

아시안게임, 동생과 동반출전 금메달 탈환 목표

▲ [의정부=스포츠Q 노민규 기자] 김온아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4월7일 광주도시공사전에서 김온아가 점프슛을 날리고 있다.

김온아가 없던 인천시청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 후 챔피언 결정전에서 원더풀 삼척에 1승2패로 아쉽게 패했던 인천시청은 현재 6승1무2패 승점13으로 3위에 올라 있다. 김온아는 복귀 후 6경기를 뛰었고 그가 뛰는 동안 인천시청은 5승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몸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은 만큼 예전처럼 활발한 공격과 슛으로 팀을 이끌기보다는 경기를 조율하며 어시스트에 주력하는 상황. 김온아는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를 들으면 속상하다”며 “팀이 초반 부진했는데 복귀하고 나서 보탬이 되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김온아의 득점 공백을 메우는 이는 같은 팀 소속의 친동생 김선화(23)다. 7일 광주도시공사전에도 김선화가 10골, 김온아가 6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온아의 꿈은 동생과 함께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동반 출전하는 것이다.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는 김선화가 아쉽게 탈락하며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아직 한번도 동생이랑 메이저대회에서 같이 대표팀을 해본 적이 없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함께 뒤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재활할 때도 동생이 많은 도움을 줬다. 힘들어 할 때마다 ‘얼른 복귀해서 같이 뛰자’고 용기를 심어줬다.”

▲[의정부=스포츠Q 노민규 기자] 친동생 김선화(오른쪽)는 김온아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동반자이다. 7일 광주도시공사와 경기 시작 전 이들 자매가 손을 잡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

김온아는 이번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 일정 때문에) 정규리그가 짧아서 1위는 어렵다”면서 “최대한 순위를 끌어올린 뒤 플레이오프에 돌입,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대표팀에 관해서는 “그동안 공백이 있었지만 뽑힌다면 대표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지난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일본에 져 3위했다. 1위 자리를 되찾아 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생순의 막내'에서 이제는 어엿한 대표팀 에이스 자리에 오른 김온아. 그가 동생 김선화와 함께 아시아안게임 금메달을 거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 [의정부=스포츠Q 노민규 기자] 2012년부터 계속된 부상에서 벗어나 지난 3월 복귀전을 치른 김온아의 표정이 밝다.

iversoon@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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