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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 내한공연하는 뉴욕 필의 빛나는 발자취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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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 내한공연하는 뉴욕 필의 빛나는 발자취②
  • 한정호 편집위원
  • 승인 2014.02.0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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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한정호 편집위원] 음악면에서도 앨런 길버트는 뉴욕 필에 개혁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손을 댄 것은 다름 아닌 현악 파트였다. 일본인 거장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도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의 대담에서 뉴욕 필의 현악 주법이 가볍다는 점을 비판할 만큼 뉴욕 필의 현악 파트는 음악감독들에게 '뜨거운 감자'와 같았다. 그러나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뉴욕 필의 바이올린 주자 출신이기에 길버트의 결단에는 '위기의 뉴욕 필'을 구하려는 진정성이 묻어났다.

▲ 지휘자 앨런 길버트[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길버트는 “예나 지금이나 뉴욕 필이 목표로 하는 것은 모차르트와 차이콥스키, 말러와 거슈윈, 번스타인과 같은 고전 작곡가들의 양식과 성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표현하는 것”으로 개혁의 방향을 정했다. 그리고는 번스타인 세대의 풍윤함을 대신할 자신만의 코드를 서서히 악단에 심어 나갔다.

길버트는 자신의 장기인 말러 교향곡에서부터 1바이올린 옆에 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놓는 미국식 배치를 걷어내고 2바이올린을 오른쪽으로 보내 1바이올린부와 마주보는 유럽식 배치를 취했다. 유럽 문화를 미국적으로 해석하는 기존의 해석 대신, 더욱 더 유럽에 접근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메타에서 마젤에 이르는 음악감독 시절 동안 개별 단원의 기량은 뛰어나지만 모험을 걸지 않는 중도적인 해석으로 비판받던 뉴욕 필 사운드가, 지휘자의 주관에 따라 앙상블이 만들어지는 작지만 큰 변화가 감지됐다. 고전 레퍼토리에서 미국의 색깔이 빠지면서 역설적으로 악단이 재정비됐다. 길버트의 오랜 오페라 경험으로 오케스트라에 성악적 움직임이 꿈틀 댄 것은 뉴욕 필의 새로운 소득이다.

베를린과 런던, 파리에는 도시를 대표하는 여러 오케스트라가 있지만 뉴욕은 뉴욕 필 하나 뿐이다. 도시에 흐르는 전통의 무게를 혼자 짊어진 만큼 음악감독의 사명 역시 남다르다.

▲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뉴욕 필에게는 리허설부터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악단이 이미 갖고 있즌 지식과 과거의 명연에 흐르는 기억을 실감하는 기쁨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지금을 사는 우리가 이런 고전을 어떻게 해석하고 연주하는지 그 중요성을 알게 되는 시간입니다. 이런 면에서 신곡이나 현대곡은 준비가 훨씬 쉽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했다는 역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케스트라에 깃든 전통과 그 전통에 의문을 제기하는 현대성 사이의 균형이 제 책무입니다.“

일본과 한국을 아우르는 뉴욕 필의 아시아 투어에는 역사적인 명작에서 현대의 최첨단, 유럽의 고전에서 미국인의 정체성이 가득한 음악까지 총망라되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축이 되는 곡은 6일 연주될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이다. 한국 다음의 일본투어에서도 13일 공연을 제외하고 매일 연주된다.

“차이콥스키 5번은 오케스트라의 강력함을 표현 할수 있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현악기 섹션의 아름다운 사운드와 화려한 관악기들이 멋진 솔로를 들려주는 금관파트들을 듣고 있으면 걸작의 가능성이 무한함을 느낍니다. 몇 번을 연주해도 새로운 발견이 있습니다. 전통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신선함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imbreez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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