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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전북, ACL 패인은 '체력방전'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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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전북, ACL 패인은 '체력방전'뿐일까?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4.16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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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로테이션·전략전술의 변화·과감한 용병술 등으로 부진 타파해야

[스포츠Q 강두원 기자] 선수들의 발은 무거웠고 공격과 수비 모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어려운 경기운영이 이어졌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패인을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체력적인 문제라고 언급했다. 분명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뎠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기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체력방전’만을 패인으로 보기엔 전술운용의 묘가 부족했다.

‘한지붕 두가족’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15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5차전에서 각각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요코하마 마리노스에 패했다.

울산은 웨스턴 시드니에 0-2로 패하며 현재 H조 3위(2승1무2패 승점 7)에 처져 있다. 웨스턴 시드니와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승점 9에 골득실차로 각각 1,2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울산은 마지막 경기인 가와사키전에서 16강 진출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전북 역시 요코하마에 1-2로 역전패 당하며 16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전북이 속해 있는 G조는 4개팀이 모두 똑같이 승점 7을 기록, 대혼전 양상이 빚어져 22일 마지막 경기에서 16강 향방이 가려지게 됐다. 전북은 원정에서 2-2로 비겼던 멜버른을 홈으로 불러들여 최종 6차전을 갖는다.

◆ "선수들이 지쳐 있다“, 그러나 경기일정은 어찌할 수 없는 것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요코하마전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계속 1주일에 2차례씩 경기를 치러 후반에 체력적인 문제가 찾아왔다. 그것이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게 됐다. 하지만 한국에 가서도 똑같은 일정이 계속해서 진행된다”며 체력적인 문제를 패인으로 삼았다.

울산 역시 경기패배의 원인으로 체력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지배할 수 있는 충분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 전북 현대 선수들이 15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전에서 1-2로 역전패 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양 팀은 모두 ACL에 진출해 있는 만큼 상당히 빡빡한 일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이 있는 해이기 때문에 주중경기가 시즌 초반부터 이어지고 있고 ACL로 인한 해외원정 역시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명 축구에 있어 체력소모와 그것을 회복하는 부분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다시 박차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경기 일정을 변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다음달 11일 월드컵에 따른 휴식기에 접어들기 전까지 지금과 같은 일정이 계속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 항상 비슷한 베스트 일레븐, 체력적인 문제 키운 요인?

양 팀은 모두 지난 5경기 동안 비슷한 베스트 일레븐을 투입해왔다. 부상과 경기력 저하 등의 변수를 고려한 부분도 있지만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비슷한 자원을 계속적으로 투입한 것이 오히려 체력적인 문제를 가중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 그 사이 전북은 현재 K리그 클래식 선두권에서 밀려 4위로 처졌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유일하게 ‘더블스쿼드’를 구축할 수 있을 만큼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상주 상무에서 뛰던 이상협과 최철순이 전북으로 복귀하면서 스쿼드의 질은 더욱 탄탄해졌다.

하지만 더블스쿼드라는 것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만약 스쿼드 간의 전력 차이가 심하다면 하나의 스쿼드가 있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은 현재 K리그 클래식 득점선두 김신욱의 대한 공격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올 시즌 울산이 리그에서 터뜨린 9골 중 5골은 김신욱의 머리와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조민국 감독은 김신욱의 골감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경기에 계속 투입시켰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4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적절한 휴식이 뒷받침 됐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골을 생산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울산이 최근 5경기에서 거둔 2무3패의 성적은 김신욱의 침묵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 올 시즌 최강 전력 구축한 울산·전북, 팀 내 변화를 통해 문제 해결해야

따라서 양 팀 모두 일정을 바꿀 수 없는 만큼 체력회복을 위해선 적절한 로테이션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북의 경우는 선수들 간의 전력차를 최대한 좁혀 선수단의 풍부함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즌 초반 절정의 골감각을 보였던 이승기가 돌아온 만큼 이동국에 집중됐던 득점루트가 다양성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도 역시 김신욱 이외의 공격수들의 득점을 위해 루트를 다양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유명무실화된 ‘철퇴타카’ 전술을 해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조민국 감독이 시즌 초반 선보였던 이 전술은 현재 이도저도 아닌 전술이 돼 가고 있다. 짧은 패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김신욱을 이용한 긴 패스를 이용해 공격을 풀어가려고 하지만 김신욱마저 고립된다면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올 시즌 전북이 시즌 전 수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더블스쿼드’를 구축했음에도 최강희 감독이 거의 모든 기자회견에서 체력적인 문제를 언급할 만큼 체력소모가 경기력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 역시 전력의 수준이 다른 팀에 비한다면 높다고 할 수 있다.

적절한 로테이션과 전략전술의 변화, 핵심 선수의 휴식을 위한 과감함 용병술은 양 팀이 고민하는 체력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승리를 위해 가장 강력한 베스트 일레븐을 계속해서 투입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체력적인 문제가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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