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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도 즐기GEE!' 전인지 진기록 우승, 세계그린 뒤흔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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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도 즐기GEE!' 전인지 진기록 우승, 세계그린 뒤흔들 예고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26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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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메이저대회 한 시즌 동시석권…상승세 날개 달고 내년 올림픽 본선 티켓 도전까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영문 이름으로 'Chun In-Ji'가 아닌 'Chun In-Gee'를 쓴다. 'Gee'는 영어에서 놀라움을 나타내는 감탄사다. 이제 자신의 이름처럼 세계 그린을 놀라게 할 준비를 마쳤다.

전인지는 26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 6763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6000만 원)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전인지는 지난 5월 10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살롱파스컵과 지난달 13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한 시즌에 한국과 미국, 일본의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한 첫 선수가 됐다.

▲ 전인지(오른쪽)가 26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끝난 KLGP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뒤 맥주세례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전인지는 한미일 투어의 데뷔 첫승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따낸 기록도 갖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데뷔 첫승을 올렸던 전인지는 JLPGA와 LPGA 첫 승 역시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따낸 진기록을 갖고 있다.

전인지가 이제 겨우 프로 3년차임에도 한미일 메이저 대회에서 무려 4승이나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침착함이다. 메이저 대회라는 중압감은 다른 대회보다 훨씬 더하기 때문에 선두를 달리다가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그린 역시 까다로워 오버파가 속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인지는 21세 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세계 그린을 정복해나가고 있다.

전인지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블루헤런 골프클럽은 모든 홀이 어렵다. 4년 전 국가대표로 참가했을 때도 16번홀에서 실수했고 오늘 역시 16번홀에서 긴장했다"며 "약간 긴장감도 있긴 했지만 즐기려고 노력했고 내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대회 자체를 즐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린에서 압박감을 이겨내는 방법까지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갑자기 좋아진 날씨에 기온까지 올라가면서 전인지는 다소 흔들렸지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파4의 3번홀에서 2퍼트를 하면서 보기를 기록, 한 타를 잃었지만 7번홀에서 세 번째 샷을 핀 앞 3m까지 붙인 뒤 버디를 성공시키며 만회했다.

전인지는 9, 10번홀에서 모두 2퍼트를 하며 연속 보기를 기록, 한때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 등에 2타차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13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핀 앞 1m까지 붙여낸 뒤 버디를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우승에 가깝게 다가간 17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긴 했지만 18번홀에서 1m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자신의 한 시즌 한미일 메이저대회 우승을 자축했다.

▲ 전인지(오른쪽)가 26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KLGP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3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전인지는 지난주 BMW 여자챔피언십에서 중도 기권하면서 세계여자골프랭킹도 10위에서 11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15위권에 있는데다 한국 선수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여전히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 가능성이 있다.

KLPGA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전인지의 세계 랭킹도 다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LPGA 마이어 클래식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인지의 세계 랭킹이 얼마나 올라갈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내년 올림픽 출전티켓을 따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

전인지는 "시즌 3승 이상, 매치플레이 우승, 지난해 우승했던 대회 타이틀 방어, LPGA 대회 우승에 이어 마지막 목표인 LPGA 시드 확보까지 올 시즌 세웠던 5개의 목표를 모두 이뤘다"며 "여기에 메인 스폰서 주최 대회까지 우승해 너무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전인지가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인지는 "LPGA 투어에 출전하며 한 단계 성장하려면 변화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퍼트를 교정했다. 지난달부터는 스윙도 고치고 있다"며 "아직 다른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작은 어깨 통증이 있을 수는 있지만 건강하다. 즐겁게 선수 생활을 하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나가는 것에 대해 전인지는 "따로 준비할 시간 없이 집에서 짐을 싸자마자 공항에 가야 한다"며 "메인스폰서 대회에서 우승하고 한미일 메이저 동시 석권을 이룬 좋은 기운을 안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상반기에 자신의 목표를 넘어선 전인지는 분명 상승세 날개까지 달았다. 그린의 압박감까지 이겨낼 줄 아는 전인지의 무한질주는 아직 진행형이기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 전인지(오른쪽)가 26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끝난 KLGP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뒤 시상식에서 관례에 따라 우승컵에 담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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