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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해야 뜬다? 느낌~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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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해야 뜬다? 느낌~ 아니까!"
  • 김현식 기자
  • 승인 2014.02.05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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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방송·가요계 달구는 '19금 코드' 이유와 전망③

[300자 Tip!] 성인 유머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걸그룹들의 섹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 중이다. 케이블 채널과 종편을 넘어 지상파 방송사까지 트렌드가 이어지는 추세고, 성인 콘텐츠에 갈증을 느꼈던 이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지나친 노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개방화된 사회 분위기 속에 거세져가는 '19금 열풍'의 원인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봤다.

[스포츠Q 김현식 기자] 티저 영상에서 속옷을 노출한 김예림, ‘봉 춤’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그룹 애프터 스쿨, 키스 퍼포먼스 및 란제리룩으로 아찔함을 드러낸 트러블메이커 등 지난해 가요계가 ‘19금 전성시대’였다면 올해는 더 뜨겁고 과감해졌다.

“1998년 엄정화의 ‘초대’, 2000년 박지윤의 ‘성인식’의 뒤를 잇는 섹시 아이콘이 되겠다”라고 선전포고하며 3집을 들고 돌아온 그룹 걸스데이는 섹시한 의상은 물론 바닥을 기는 파격적인 안무로 주목받았다. 신곡 ‘짧은 치마’를 발표한 그룹 AOA는 의자에 앉아 섹시하게 다리를 꼬는 ‘원초적 본능춤’과 치마 지퍼를 올렸다 내리는 ‘지퍼춤’으로 남심을 흔들었다.

또한 ‘차차’를 공개한 그룹 레인보우 블랙은 코르셋·가터벨트·채찍 등 도발적인 3종 세트를 모두 들고 나와 화제를 모았고, '원조 섹시돌'로 불리는 가인은 타이틀곡 ‘Fxxx U’의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해 자극적인 장면을 직접 연기하기도 했다.

▲ '19금 코드'로 인기몰이 중인 걸스데이, 레인보우 블랙, 개리, 가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섹시 경쟁은 여가수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보이그룹들도 자극적인 뮤직비디오를 내놓으며 상반신 누드부터 팬티 차림까지 과감한 노출을 서슴지 않고, 솔로로 출격한 개리의 ‘조금 있다 샤워해’는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선정적인 뮤직비디오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앨범 수록곡 중 3곡은 지상파 방송사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다.

지나친 노출 경쟁은 섹시한 게 아니라 야할 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원 황태현(32)씨는 “가족과 함께 보면 얼굴이 화끈해져서 채널을 돌리게 된다”라고 말했다. 일부 걸그룹은 선정성 논란에 안무를 수정하기도 했다.

반면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흥행이 보장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걸스데이는 지상파 및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휩쓸었고, 이외 섹시 콘셉트를 들고 나온 가수들 모두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남녀를 불문하고 성을 소비하는 수요자의 증가, 관음증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도 한몫 했다.

방송가에도 ‘19금 코드’는 핫 아이템이다. 중심에는 케이블 채널과 종편이 있다. 본격적인 19금 유머를 표방한 tvN ‘SNL 코리아’가 불을 지폈고, 성에 대한 남녀의 고민을 유쾌하게 다룬 JTBC ‘마녀사냥’이 휘발유를 부었다. 진행자 중 한 명인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일명 '무성욕자'로 자신을 브랜드화 하며 대중의 인기를 누리는 중이기도 하다.  

방송 심의를 넘나들며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는 토크는 성인 콘텐츠에 갈증을 느꼈던 이들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발 맞춰 트렌디(TrendE) 채널은 연애 토크쇼 ‘오늘 밤 어때’를 내놨고, 유사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편성되는 추세다.

▲ 성인 유머를 내세운 tvN 'SNL 코리아'(위), JTBC '마녀사냥'(아래)

지상파도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방송된 K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아내 가슴집착남’ ‘365일 사랑하는 야생마 남편’ ‘겨털집착남’ ‘야동배우를 아내라고 믿는 남편’ 등 파격적인 사연을 들고 나온 주인공들을 소개해 큰 화제를 모았다.

송원섭 JTBC 홍보실장은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적 금기로 여겨지던 성인용 콘텐츠에 대한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라며 “‘마녀사냥’도 ‘어떻게 방송에서 저런 걸 할 수 있냐’는 반응이 나올 법한 부분들이 많지만 아직까지 시청자에게 특별한 항의를 받은 적이 없다. 그만큼 개방적인 시대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말로 주고받는 성인 토크는 대중에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비주얼을 활용한 과도한 노출은 아직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취재후기] ‘19금 콘텐츠’의 열풍은 과거에 비해 개방화된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성을 터부시하는 경향도 남아 있다. 어쩌면 그 경계선상에 있는 지금, 지나친 노출 경쟁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19금 코드’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되 단순히 말초적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는 절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ssi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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