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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도 못한 커리어 그랜드슬램, '세리키즈' 박인비의 전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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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도 못한 커리어 그랜드슬램, '세리키즈' 박인비의 전설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03 0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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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으로 마지막 퍼즐…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면 슈퍼 그랜드슬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박세리(37·하나금융그룹)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었다.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위대한 역사를 썼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사우스 에어셔 트럼프 턴베리 엘리사 코스(파72, 6410야드)에서 끝난 201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우승상금 45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고진영(20·넵스)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이로써 박인비는 US 여자오픈과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재 ANA 인스피레이션),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이어 마지막 퍼즐을 맞춤으로써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테니스와 달리 골프는 한 시즌 그랜드슬램이 어렵다. 테니스는 상대 선수와 맞대결이지만 골프는 자신은 물론이고 바람 등 자연환경과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LPGA는 물론이고 미국프로골프(PGA)에서도 한 시즌 그랜드슬램 기록이 없다.

바로 이 기록에 근접했던 선수가 박인비였다. 박인비는 2013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부터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면서 역대 첫 한 시즌 그랜드슬램의 가능성을 밝혔다. LPGA에서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이었다.

하지만 과도한 부담감에 공동 42위로 무너지면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지난해 역시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 도전에 나섰지만 4위에 그치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세 번째 도전 만에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정복하면서 루이스 수그스(미국)가 1957년 처음으로 대기록을 달성한 이후 역대 LPGA 7번째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LPGA 통산 25승과 메이저 5승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박세리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봤지만 정작 ANA 인스피레이션은 정복하지 못했다. 지난 2001년에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우승하면서 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한 뒤 2002년부터 줄기차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공동 4위로 가장 가깝게 다가섰지만 역시 해내지 못했고 올해는 컷탈락했다.

이를 봤을 때 박인비 역시 '명예의 전당' 헌액은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메이저 7승째를 거둬 줄리 잉스터(미국), 카리 웹(호주)과 함께 메이저 최다승 공동 7위에 올랐다.

1승만 더하면 벳시 루이스(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3승을 추가하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베베 자하리아스(미국)와 함께 10승 대열에 올라선다. 이와 함께 LPGA 통산 16승으로 역대 최다승 공동 34위로 올라섰다.

이제 박인비의 다음 목표는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LPGA의 메이저대회가 5개로 늘어나면서 메이저 타이틀 5개를 따낼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박인비가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우승을 차지하면 지난 2002년 브리티시여자오픈으로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웹에 이어 두 번째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여기에 내년 올림픽까지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 누구도 세우지 못한 대기록을 만들 수 있다. 현역 가운데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선수는 박인비와 웹 밖에 없다. 그러나 웹은 전성기가 지난 선수여서 실질적으로 올림픽까지 제패할 수 있는 현역 그랜드슬래머는 박인비 밖에 없다.

이제 박인비는 레전드의 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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