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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열전] '박제되지 않은 아름다움'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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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열전] '박제되지 않은 아름다움' 김성령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03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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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표적' 동시개봉 이어 연극 '미스 프랑스'서 1인3역 도전

[스포츠Q 용원중기자] 세련된 이미지의 여배우 김성령(47)이 광폭 행보로 대중문화계를 누비고 있다. 영화와 연극, 사극과 현대물, 왕비와 여형사를 인어처럼 매끄럽게 넘나드는 중이다.

지난달 30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 2위를 석권하고 있는 한국영화 ‘역린’과 ‘표적’에서 색깔 다른 캐릭터를 소화해 깊은 인상을 남긴 데 이어 오는 15일 개막하는 연극 ‘미스 프랑스’에서는 1인3역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2014년 한국영화 사극 열풍의 테이프를 끊은 ‘역린’(감독 이재규)에서 김성령은 정조(현빈)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아내인 혜경궁 홍씨를 맡아 단아하고 자애로운 한국의 어머니상을 빚어냈다. 혜경궁 홍씨는 끊임없이 아들의 신변을 위협하는 노론과 야심만만한 정순왕후(한지민)로부터 아들을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1777년 정조의 서고 겸 침전인 존현각에 자객이 침투한 사건인 ‘정유역변’을 모티프로 한 영화에서 여러 사건과 인물들을 하나로 잇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김성령은 ‘역린’에서 비중이 크진 않지만 절절한 모성애, 정순왕후와 맞설 때의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스크린에 강렬한 향기를 찍어냈다.

▲ '표적'의 여형사(왼쪽)와 '역린'의 혜경궁 홍씨

추격 액션영화 ‘표적’(감독 창)에서는 쪽진 머리를 상큼한 보브커트로 싹둑 잘라낸 채 중부서 강력계 여형사 정영주를 연기했다.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용의자 여훈(류승룡)을 백방으로 쫓는다. 이 작품에서 김성령은 기존의 화려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검은색 트렌치코트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변신한다.

후배 여형사인 수진(조은지)과 함께 경찰서 창가에서 담배를 피워대고 자연스러운 욕설과 걸음걸이로 형사일이 몸에 밴 듯 디테일을 살려낸다. 류승룡과의 병원 안 격투장면에서는 절도 있는 액션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김성령은 ‘표적’이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아 배우 인생 처음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15일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미스 프랑스’에 몸을 싣는다. 국내 초연되는 코미디 '미스 프랑스'는 미스 프랑스를 선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으로 원제는 '둘보다는 셋이 좋다(Jamais 2 Sans 3)’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초연돼 전석 매진 열풍을 일으켰다.

2008년 ‘멜로드라마’ 이후 6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그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나 자신과의 싸움을 다시 한번 해보고 싶었다. 이번 연극을 통해 내 한계를 뛰어넘고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발산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 연극 '미스 프랑스'에서의 1인3역을 소화한다. 사만다, 플레르, 마르틴으로 분한 김성령(왼쪽부터)[사진=수현재씨어터]

김성령은 이 연극에서 1인3역을 한다. 미스 프랑스 선발대회 조직위원장 플레르, 그녀와 똑 닮은 호텔 종업원 마르틴, 플레르의 쌍둥이 여동생이자 스트립 댄서 출신으로 입이 거친 사만다를 한 무대에서 소화한다. 무엇보다 1988년 미스 코리아 진 출신인 그녀가 미스 프랑스를 다룬 작품에 출연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허당기 넘치는 재벌가 안방마님을 능청스레 연기해 코믹 감각을 인정받은 그에 대해 제작진은 “좌충우돌하고 깜빡 잊는 작품 속 인물들이 김성령의 본 모습 같다”고 만족한다.

배우로서 단점이었던 하이톤의 코맹맹이 소리를 개성으로 바꾼 뒤, 나이를 잊고 꽃중년의 통통 튀는 매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김성령은 연예계 ‘대세’이자 젊은 여성들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올랐다. 그가 주연을 맡은 연극 속 대사처럼 ‘행동하고 보여줌으로써 박제되지 않은 아름다움’을 웅변하는 영원한 미스 코리아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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